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7'의 악몽은 진행형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 7 생산을 또 중단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발화 사고가 잇따랐던 갤럭시 노트 7의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그리고 기존 판매 제품을 새 걸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새로 교체한 제품 역시 발화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대만 등에서 최근 발화 사고가 잇따랐다. 화상 피해 사례도 나왔다. 미국 여객기에 탄 승객이 긴급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승객 가운데 한 명이 들고 있던 갤럭시 노트 7에서 연기가 났던 것. 이들 제품 가운데 일부는 새로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1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노트 7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곧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생산을 중단한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 통신사 AT&T와 T모바일의 판매 중단 결정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갤럭시 노트 7 신제품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 노트 7은 지난 8월 출시됐다. 출시 직후 세계 곳곳에서 발화 사고가 잇따랐다. 결국 지난 9월 생산 및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아울러 기존 판매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꿔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신제품 교환을 80% 이상 마친 상태다.
갤럭시 노트 7이 출시된 나라는 11개 국이다. 이들 국가 대부분이 제품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교환 절차만 진행 중이다. 제품을 판매하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뿐이다.
그러나 CPSC가 신제품도 위험하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한국과 중국에서도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7 발화 사고를 배터리 문제 탓으로 돌렸었다. 하지만 배터리를 교체한 제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났다면,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는 뜻이 된다. 본체 회로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본체에서 발생한 열이 배터리를 달궈서 화재가 났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튬이온 배터리 전문가인 박철완 박사는 사고 초기부터 이런 가능성을 제기해 왔었다. 배터리 부분의 화재는 원인이 아니라 결과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는 당초 삼성SDI가 공급했었다. 그러나 첫 번째 공급 중단 조치 이후, 삼성 측은 배터리 공급 업체를 중국 기업으로 변경했다. 그런데 사고 원인이 배터리 탓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면, 책임은 삼성전자에게 돌아온다.
실제로 10일 낮 12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22%포인트(5만5000원) 떨어진 165만1000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갤럭시 노트 7 출시 직후, 시장 반응이 좋았을 때, 일부 언론은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씻겨 나갔다'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이런 기사가 부메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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