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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경제 잘 모르지만, 법인세 인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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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경제 잘 모르지만, 법인세 인상 반대"

대한상의서 '새누리당은 기업 편' 공언…野 "경제 알면 필요성도 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26일 "새누리당은 기업인들이 기업하기 싫은 나라가 되는 것을 막겠다"면서 "법인세 인상에 대해 아주 분명하고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겸손 떠는 게 아니라 실제 저는 경제에 관해 잘 모른다. 전공도 안 했고 정치 쪽에 30여 년 있었지만 경제 쪽은 잘 모른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국가 경제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진행돼 온 법인세 인상 논란(정상화)에 대해 '경제를 잘 모른다'는 공당의 대표가 그럼에도 무조건적인 '기업 편'을 들겠다고 천명한 것과 다를 게 없는 발언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대한상의 초청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새누리당 정책 방향'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어쨌든 새누리당은 보수 정당이고 보수당에서는 그야말로 시장 경제를 존중한다"면서 "여러분(기업)이 생각, 지향, 요구,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거나 손을 드는 것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기업인들이) 지향하고 요구하는 방향 쪽으로 결정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는 법인세 1% 인하,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2% 인하,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 3%를 인하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지금 인하를 안 하고 그대로 있는 상태인데 자기들은 집권했을 때 기업인들 사기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계속 인하해놓고 이제 와서 거꾸로 인상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법인세를 3% 올리게 되면 3~4조 원이 더 걷힌다고 하는데, 올 한해에만 국세청의 시스템 개선 등의 노력으로 총 16조 원을 더 걷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자료를 봐도, 2015년 국세 수입이 4년 만에 세수 결손에서 벗어나 전년 대비 16조8000억 원(1~11월) 증가한 데에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기타 세수 증가(4조3000억)가 큰 영향을 끼쳤다.

또 당시 16조8000억 원 증가분 중 3조3000억 원은 다름 아닌 법인세 증가분이다. 나머지 증가분 중 7조4000억 원은 부동산 거래 증가에 따른 양도소득세·종합소득세 증가분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가 말한 대로 '국세청의 시스템 개선'을 통해 자진 신고 세수를 늘려 어느 정도 세수 호조 추세를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소득 불평등이 가속화하는 상황에 대한 근본적 처방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2012년 총·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 민주화'에 대해 오묘한 '말 바꾸기'를 하기도 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경제 민주화에 있어서 경제인(기업인)들의 활동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제돼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경제 민주화보다는 일자리 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민주화'에 대해 이 대표는 "일자리는 기업인들이 만드는 것이고, 이는 기업인들이 기업하고 싶은 의욕을 만들어서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럴 때 고용이 늘고 소득이 늘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이 더디고, 그나마도 비정규직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기업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한 셈이다.

이 대표의 이런 강연에 더불어민주당은 "경제를 조금이라도 알면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안다"고 지적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 집권 8년간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인세 유지' '증세 없는 복지' '재벌 대기업으로부터의 낙수 효과'의 신화는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우리도 진지하게 (법인세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반박했다.

기 원내대변인은 "국내 법인세는 최고세율 30%대인 미국, 독일 등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캐나다 등 일부 국가들은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법인세를 올리고 있다. 법인세 인상은 더는 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이 아니다"고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여소야대가 된 20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법인세 인상을 위한 각종 세법 개정안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지난 22일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이런 세법 개정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해 여야 합의에 관계없이 예산안 처리 기한인 12월 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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