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최은영 청문회, '악어의 눈물' 뒤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최은영 청문회, '악어의 눈물' 뒤엔…

한진해운 망친 책임자 최은영, 영악한 책임 회피…위증 의혹도

국내 1위 해운 업체인 한진해운이 망가졌다. 후폭풍이 거세다. 책임에도 우선 순위가 있다. 가장 큰 책임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있다. 최 회장이 9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했다.

최은영, 해운업 상투 잡고 한진해운 망쳤다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가 지난 2002년 세상을 뜨자, 창업자의 삼남인 고(故)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조수호 회장 역시 지난 2006년 사망했다. 그러자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잡았다. 그 전까지 최 회장은 가정 주부였다.

이후 한진해운 경영 상태는 빠르게 악화됐다. 너무 높은 가격에 배를 대량으로 빌렸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2012년 유럽 재정 위기 등을 거치면서 해운업 경기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한진해운은 한마디로 상투를 잡았다. 한진해운 부채 비율이 1000%를 넘는 등 위기가 닥쳤다. 결국 지난 2014년 5월, 최 회장의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한진해운 경영권을 넘겼다. 조양호 회장은 조중훈 창업자의 장남이다. 이후 최 회장은 싸이버로지텍 등 알짜 계열사를 챙겨 유수홀딩스를 차렸고, 여의도 사옥 임대 수익, 호화 요트 보유 등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한 거래였다.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팔아서 손실을 회피했다.


요컨대 최 회장은 한진해운을 망가뜨린 뒤 경영에서 발을 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속은 확실히 챙기되 책임은 지지 않았다.

눈물과 겸손한 표현, 그러나 자기 책임은 '미꾸라지'

이런 영악한 모습은 청문회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조선·해운 산업 구조 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 회의 청문회) 마지막 날인 9일, 최 회장은 증인석에서 수시로 눈물을 흘렸다. 국회의원과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날 청문회는 사실상 '최은영 청문회'였다.

의원들의 다양한 질문에 대해 최 회장은 계속 논점을 회피하기만 했다. "집에만 있다 나와 전문성이 많이 부족했다", "전 경영자로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 "제 주제에 걱정을 한들 그렇지만" 등 겸손한 표현을 쓰곤 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책임 및 부담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한진해운 경영을 망친 책임을 지고, 사재를 내놓을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이 계속 나왔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사회에 기여할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고, 주변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라면서도, 실질적으론 반대 입장을 취했다.

예컨대 최 회장이 대주주인 싸이버로지텍은 여느 정보기술(IT) 업체보다 월등히 수익률이 높다. 한진해운 등이 그동안 이익을 몰아주며 키운 회사라서다. 하지만 최 회장은 싸이버로지텍의 자산을 한진해운을 위해 내놓지 않겠다고 했다. 또 여의도에 있는 유수홀딩스 사옥은 임대 수익만 연 140억 원대다. 하지만 이런 수익 역시 내놓을 마음이 없었다.

시아주버니 회사로 책임 떠넘기기엔 단호한 자세

모든 질문에 대해 모호하게 답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책임과 관계없는 질문에 대해선 논리적이고 구체적으로 대답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한진그룹이 정부의 구조조정에 협조하지 않았다'라는 지적에 대한 답변이다. 한진해운 법정 관리 신청한 직후 벌어진 물류 대란에 대해 정부는 한진그룹이 관련 정보를 감췄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법정 관리를 앞둔 상태에서도 한진해운이 무리하게 선적을 했고, 그 바람에 후폭풍이 더 커졌다고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최 회장은 정부 입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한진해운이 고객사에게 보낸 편지다. '모든 게 잘 될 테니 한진해운을 믿고 짐을 실어달라'라는 내용이다.

이 편지대로라면, 한진해운은 고객들에게 법정 관리 가능성을 감춘 채 영업을 한 셈이다. 마지막까지 이익을 챙기려 든 셈이다. 물류 대란 책임을 놓고 정부와 한진그룹 사이에서 벌어지는 공방에서 정부가 유리해졌다. 한진그룹은 책임이 분명해졌다.

최 회장이 이 편지를 공개한 건, 그가 대주주인 유수로지스틱스의 손실 때문으로 보인다. 유수로지스틱스는 한진해운의 호언장담을 믿고 화물을 선적했지만, 한진해운이 법정 관리를 신청하면서 손해를 보게 됐다. 아울러 물류대란의 책임을 한진그룹에 돌려서, 정부로부터 인심을 사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청문회 내내 흐느끼고 고개를 숙이던 최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할 때는 표정과 말투가 달라졌다.

또 '유수홀딩스의 사옥을 원 소유주인 한진해운에게 돌려줄 의향이 없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답했다. "유수홀딩스는 상장된 회사고, 빌딩도 유수홀딩스의 자산이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라는 게다. 사재를 내놓을 마음이 없다는 답변의 연장이다.

제윤경 "최은영 회장이 위증했다"

한편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회장을 위증 죄로 고발할 것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해서 손실을 회피했다. 기업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당 거래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주식을 팔았다"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최 회장의 이런 발언이 거짓말이라고 봤다. 제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알아본 결과, 그렇게 권고한 바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 눈물을 닦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연합뉴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