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DJ·노무현 못다 이룬 역사 완성하겠다"

대권 의지 시사? '친문' 견제?…"동교동, 친노, 친문 뛰어넘겠다"

안희정 충남지사가 고(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언급하며 "(이들이) 못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대선 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8.27 전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김부겸 의원에 이어 안 지사까지 야권 '잠룡'들의 존재감 부각이 줄을 잇고 있다.

안 지사는 지난달 31일 밤늦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는 김대중, 노무현의 못 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동교동도 친노도 뛰어넘을 것이다. 친문(親文·친문재인)도 비문도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는 이어 "김대중과 노무현은 국민 통합을 이야기했다"며 "그 분들을 사랑하는 일이 타인을 미워하는 일이 된다면, 그것은 그 분들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른바 '친노'를 표방하는 더민주 내 주류 세력, 'DJ정신'을 강조하는 국민의당 내 호남 의원 그룹을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안 지사는 글에서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 년의 시간도 뛰어넘어 극복할 것"이라며 "그 시간의 모든 미움과 원한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역사 속에 전봉준도, 이승만도, 박정희도, 김구도, 조봉암도, 김대중도, 김영삼도, 노무현도 있었다. 그들은 그 시대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전했다"며 "나는 그 역사를 이어받고 그 역사를 한 걸음 더 전진시켜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 측은 이 글이 '대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 확대 해석을 삼가 달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정확하게 할 것"이라며 "본인 생각을 정리하고 철학을 다듬는 과정에 있다. 그 과정에서 나온 단상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안 지사의 다른 측근도 "안 지사의 글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당 내에서 싸우지 말자'는 것"이라며 "경쟁이 아닌 이전투구 양상의 분열과 대립을 반복하면 당에도, 당 소속 대선 후보들에게도 도움될 것이 없는데, 일부 과격한 당원들의 프레임에 의해 당이 분열되는 조짐을 보여 염려가 돼서 쓴 글로 안다"고 했다. 대선 의지 시사보다는, 당 내에서 '친노'를 내세우는 일부 당원들이 비주류 '잠룡'들을 공격하고 있는 데 대한 경계의 의미가 더 크다는 것.

안 지사는 오는 2일 광주교육청에서 특강을 하고, 오는 6일에는 지방 분권 관련 국회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한 조간신문은 "안 지사는 조만간 문 전 대표와 비공식 회동을 갖고 대선 출마 의사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으나, 안 지사 측에서는 입을 모아 "오보"라며 "현재로서는 개별적 만남 계획이 없다"고 부인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더민주 김부겸 의원은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해 왔다. 저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관련 기사 : 김부겸 "제3지대 관심 없다…더민주 대선 경선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