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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 비리' 상징 김문기, 몰락 일보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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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학 비리' 상징 김문기, 몰락 일보 직전

[상지대 민주화 일기] 상지대를 정상화하는 세 가지 길

6월 2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상지대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29명의 교문위원 중 7명의 야당 의원들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상지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해법을 제시하면서 장관의 분발을 당부했다. 노웅래 의원은 상지대 사태가 23년 된 오랜 현안이라는 점을 들어 조속한 해결을 강조했다. 23년이라는 말은 1993년 김문기가 구속되면서 상지대에서 물러난 사건을 말한다. 이 때 김문기가 물러났는데 왜 아직까지도 상지대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느냐는 질책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그렇다. 상지대, 참으로 오래된 화두이다. 사학의 모든 문제가 상지대로 통한다. 상지대 문제는 사학 문제의 가장 극단적인 사례이고, 사학 비리의 최고 전형이며, 사학 문제의 처음이자 끝이다. 그렇다면 질문해보자. 한 세대가 더 지나도록 상지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세 가지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첫째, 우리 사학의 본질적인 부패성 때문이다. 사학 비리를 중심으로 한 사학 문제가 우연히 발생하는 예외적인 일탈 현상이 아니라 사학에 만연된 부패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학 비리가 상지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둘째, 사학 비리를 감싸면서 사학 비리와 공생하는 권학 유착의 부패 구조 때문이다. 권력이 사학 비리를 비호하고 비리 재단과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사학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달리 말해서 권력이 사학의 뒷배가 되어 사학 비리를 비호한다는 설명이다.

셋째, 사학을 중심으로 구조화된 우리 사회의 전방위적인 부패 구조 때문이다. 단순한 사학 비리가 문제가 아니라 사학이 정치와 언론과 종교와 재벌과 토호 등 사회의 모든 기득권과 복잡하게 얽혀 기득권 부패 구조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리 사회의 온갖 부패 구조가 사학과 결합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세 가지 설명은 모두 정답이다. 그러나 이 설명은 모든 사학에 해당하는 일반적인 설명이지 상지대에 대한 설명은 아니다. 상지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조건이 김문기라는 특별한 인물과 극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 자신 부동산 재벌급 부자이고, 3선을 역임한 정치인이고, 폭넓은 기득권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인데다 자수성가한 사람의 고집과 집요함으로 상지대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왔다. 그 중에서도 소유권에 대한 최고도의 집착과 외곬으로 자기 중심적인 행동 양식이 지금의 상지대 사태를 만든 주된 원인이다. "상지대는 내 것이니 나 외에 누구도 건드리면 안된다"는 확고한 신념 체계가 "상지대는 내 영혼과 같다"는 철학으로 표현되어 그의 영혼을 건드리는 사람에 대해서는 일체의 용서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것이다.

여기에 3선 의원의 관록에서 비롯된 정치적 자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김문기의 영원한 멘토라고 불러도 좋을 민관식 전 문교부 장관, 상지대 교수 출신으로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냈던 함종한 전 의원, 평민당 국회의원으로 김문기의 사돈인 조찬형 전 의원과 같은 사람들은 김문기와 특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렇다. 김문기는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다. 그 대단함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러나 이 진단은 옛날 호랑이 양담배 먹던 시절의 지나간 이야기에 불과하다. 정권이 뒷배가 되고 정치권이 힘을 빌려주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모영기 같은 이가 있어 교육부가 뒤를 봐주던 시절도 아니다. 검찰이 죄를 덮어주고 사법부가 형량을 감해줄 상황도 아니다. 김문기를 지지해주는 충량한 단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언론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조·중·동이 상지대 사태를 보도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일이다.

ⓒ연합뉴스

국회는 연일 상지대 사태를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교육부는 상지대 특별감사를 결정했다.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2010년 사분위가 의결한 상지대 정상화를 불법으로 판결했다. 중앙 언론은 하루가 멀다 않고 상지대 기사를 쏟아내면서 김문기를 비판하고 있다. 이것이 호랑이가 담배 끊은 지금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상지대 사태를 해결하는 데는 어떤 길이 있을까?

이 질문은 상지대에 관한 것이지만 조금만 변용하면 모든 사학에 적용 가능한 질문이다. 사학 분규의 양상이 다르고 재단의 상태가 다르고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대응 방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사학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있다. 먼저, 상지대가 처한 현 상황에서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역시 세 가지의 길이 있다.

첫째, 사법부가 결정하는 방법이다. 대법원에서 서울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된 사건에서 재판부는 2010년의 상지대 정이사 선임이 위법하다고 했다. 교육부와 사분위가 정이사 선임을 불법으로 했다는 뜻이다. 교육부가 대법원에 상고하여 확정이 일시 지연되기는 했지만 파기 환송 전에 이미 대법원에서 개방이사제를 적용하지 않은 정이사 선임은 위법했다고 판시한 상황이므로 확정 판결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다만, 대법원이 언제 확정하느냐의 시간만 남았다.

둘째, 교육부가 김문기 해임 사건을 근거로 상지대 이사들을 해임하는 방법이다. 교육부가 상지학원에 김문기 해임을 요구했지만 김문기는 해임되지 않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재판부에서 김문기가 승소한 것이 그 증거이다. 이것 역시 교육부와 상지학원이 상고하여 확정이 지연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이 달라질 가능성은 거의 없고 2심 판결만으로도 상지학원이 교육부의 김문기 해임 요구에 불응한 것은 명백하다. 사립학교법에 학교가 교육부의 해임 요구에 불응하면 임원 취임의 승인을 취소하도록 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상지대 이사들을 해임하면 끝난다.

셋째, 교육부가 특별 감사를 통해 상지대 이사들을 해임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조만간 상지대에 대한 교육부의 특별 감사가 시작된다. 그냥 하는 정례적인 감사가 아니라 상지대 구성원의 청구와 국회의 요구에 따른 특별 감사이다. 2014년 특별 감사에서는 김문기를 해임했지만 지금 김문기가 없는 상황에서 교육부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과녁은 이사회를 겨냥하고 있다. 이사들을 해임해야 할 이유는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사를 해임하지 못한다면 교육부는 스스로를 해체하거나 교육부 간부들 모두가 사표를 쓰는 편이 나을 것이다.

결정권자

항 목

조치할 사항

1

사법부

서울고등법원 파기 환송심

2010년 사분위 정상화 무효 판결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 판결 예정

2

교육부

김문기 해임 소송 처리

교육부의 징계 요구에 대한 불응으로 간주하여 임원 취임의 승인을 취소하면 됨

3

교육부

상지대 특별 감사

특별 감사로 이사회의 비위사실 적발해 조치


지금까지의 상황과 관련 법리를 판단할 때 세 가지 모두 적용 가능한 상태이다. 교육부는 이 세 가지 방법 중에서 한 가지만 선택하면 되고, 이것으로 상지대 사태는 즉시 해결된다. 복수의 사유로 이사를 해임하는 방법도 있다. 이제 공은 교육부에게 넘어갔다. 상황이 무르익었고 교육부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상당히 넓어졌다.

그러나 교육부가 우리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청와대, 새누리당, 사학 재단의 요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교육부를 이해할 생각은 없고 마냥 교육부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앉아 있을 수도 없다. 어느 정도는 교육부의 속성과 한계를 알기 때문이고, 더 중요하게는 사법부의 확정 판결이나 교육부의 결정을 기다릴 만큼 상지대 상황이 여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기 해법이 절실하다.

먼저, 서울고등법원 파기 환송심에서 승소한 것을 근거로, 즉 2010년 상지대 정이사 선임이 무효라는 것을 근거로 현 이사들에 대한 이사 선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다. 현 이사들을 선임한 것이 2010년 정이사들인데, 이들의 선임이 서울고등법원에 의해 무효로 판결났으니 현 이사들은 권한없는 자에 의해 선임된 불법 이사임에 분명하다.

이어서, 이 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 직무 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대법원에서 2010년 정이사 선임이 무효인 것으로 확정되면 현 이사들 역시 무효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장차 무효가 될 이사들이 부당한 방법으로 학교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장래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들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미 지난 6년간 이들이 민법 제61조에 규정된 이사의 선관 의무(제61조 이사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그 직무를 행하여야 한다)를 정면으로 거부하여 대학을 파탄에 빠뜨린 사실은 이미 드러났고, 그 연장선상에서 이들이 앞으로 선량한 관리자로서 학교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는 털끝만큼의 보장도 없으므로 직무 정지는 당연한 조치이다. 이 두 가지 조치는 사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므로 우리가 사법부에 요구할 일이다.

단기 조치

조치 내용

이사 선임 무효 확인 소송

2010년 정이사 선임의 무효를 근거로 현 이사들의 선임이 권한없는 자에 의한 선임이므로 당연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

이사 직무 정지 가처분

이사선임무효확인 소송을 전제로 장차 이사선임이 무효가 될 이사들을 상대로 이사들의 직무정지를 요구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임원 취임 승인 취소는 교육부가 취할 수 있는 단기 해법이기도 하다. 더구나 교육부는 임원 직무 집행 정지라는 강력한 단기 해법도 가지고 있다. 교육부의 김문기 해임 요구가 위장 해임과 사기 재판으로 이어진 만큼 해임 요구는 무산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사립학교법 제20조의2에 의하면 이사회가 교육부의 총장 해임 요구에 불응할 경우 임원 취임의 승인 취소가 가능하다. 또한 사립학교법 제20조의3에 의하면 임원 취임 승인 취소를 위한 감사가 진행 중이거나 교육부의 시정 요구 기간에 학교 운영상 예상되는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임원의 직무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특히, 임원의 직무 집행 정지는 매우 현실적인 방안이다. 임원 간 분쟁, 회계 부정, 현저한 부당 등으로 학교에 중대한 장애를 야기한 경우와 총장 해임 요구에 불응할 경우에 임원 취임의 승인을 취소할 수 있고 이것을 전제로 감사가 진행될 경우 임원의 직무 집행 정지가 가능하다. 현재의 상지학원 이사회는 이 조항에 정확하게 부합한다. 곧 교육부 특별 감사가 시작되니 직무 집행 정지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것이다. 우리가 사법적 대책으로 추진하는 이사 직무 정지 가처분 소송도 교육부의 선택에 작용할 것이다.

여기까지가 교육부와 사법부가 할 일이다. 사법부는 현재 기대 이상으로 자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7년 상지대 대법원 판결이 현 상황의 단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감스럽지만 그 후 정권이 제 역할을 포기한 상황에서 사법부가 부분적으로 사학 민주화의 보루 역할을 맡아주고 있다. 더구나 헌법재판소가 사립학교법 관련 일련의 위헌 소송을 통해서 2007년 상지대 대법원 판결을 사실상 폐기하는 수준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여전히 사학 비리 무풍지대이다. 사학 비리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좀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비리 재단이 속속 복귀할 때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박수부대로 전락하기도 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교육부의 능동적인 자세를 기대하는 것까지는 무리한 일이다. 이런 점에서 국회가 교육부를 견인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행하게도 20대 국회가 야당이 주도하는 여소야대의 상황이고 야당들이 사학 비리 척결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국회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기대된다. 국회가 직접적인 정책 결정을 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필요한 결정을 하도록 압박하고 견인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국회가 상지대 청문회나 사학 청문회와 같은 청문회 방식으로 사학 비리의 실태를 밝히고 해결방안을 제시한다면 여소야대 하에서 교육부가 국회의 요구를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른 측면에서 당사자인 구성원의 역할을 살펴보자, 교육부, 사법부, 국회의 권한과 역할이 크다고 해서 외부 의존적인 방식으로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런 점에서 교육의 주체이자 사학 문제의 당사자인 구성원들의 역할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것을 상지대 사례로 살펴보자.

상지대의 경우 사학 비리를 가장 오랫동안 가장 집요하게 부각시켜온 사례에 해당한다. 상지대는 가장 전형적인 사학 비리 유형으로 간주되어 김문기가 퇴출되었던 사례이고, 사학 비리 주범 김문기가 퇴출된 이후 임시이사 체제 하에서 대학 민주화를 매우 성공적으로 실현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그 후에는 김문기의 집요한 도전으로 대학 민주화 체제가 붕괴된 사례이자 그 붕괴의 출발점인 2007년 상지대 대법원 판결을 제공한 사례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과거지사일 뿐이다. 상지대를 상징적인 대학으로 만든 것은 최근의 상황이다.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발족하여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상지대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잘못된 정상화 음모에 맞서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대학으로 손꼽힌다. 2010년 상지대 정상화 당시에 보여준 상지대 구성원들의 저항은 거의 전설적인 수준이었다. 더구나 상지대는 2010년 사분위 정상화 이후 지금까지 6년 동안 김문기 구재단에 대한 저항의 끈을 놓은 적이 없다. 그러다가 김문기 구재단이 이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급기야 김문기가 총장으로 복귀하자 이에 반대하는 상지대 구성원들의 저항은 일반 국민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전개되었다.

이 투쟁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먼저, 김문기를 총장직에서 해임시켰다. 대법원 판결로 대학 구성원이 재단 문제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원고 자격을 획득하는 쾌거를 얻어냈다. 2010년 사분위에 의한 상지대 정상화가 무효라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얻어냈다. 이 과정에서 1년 반만에 교육부 특별감사를 두 차례나 이끌어냈다. 김문기를 두 차례나 국회 청문회에 세웠다. 김문기 해임, 재단 문제에 대한 구성원의 소송 자격 획득, 사분위 정상화 무효 판결, 두 차례의 교육부 특별감사, 두 차례의 국회 청문회 모두 국회, 교육부, 사법부가 한 것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상지대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투쟁이었다.

상지대 구성원들이 이렇게 투쟁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김문기의 존재가 투쟁의 근원이다. 구성원에 대한 무차별적인 탄압과 대학 운영에 대한 거침없는 전횡은 저항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물론, 이 설명에는 반론이 가능하다. 가혹한 탄압이 구성원의 침묵을 강요하는 현실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지대의 경우에는 두 가지 보완설명이 필요하다.

하나는, 상지대가 1980년대 중반 이후 대학 민주화의 정신을 단절없이 이어왔고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대학 민주화의 성공을 실현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어 유달리 대학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김문기의 탄압에 저항하면서 대학 민주화의 불씨를 살려낸 교수사회의 집단적 리더십이 존재했고 그 집단적 리더십에 특별한 균열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집단적 리더십이 대학 민주화에 대한 열망에 불을 지펴 구성원들이 김문기의 가혹한 탄압에 맞서도록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대학의 교수 사회를 아는 사람은 이 설명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이 대목은 비단 대학 사회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활동을 관통하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하다. 사회과학적으로 설명하면, 깨어있는 대중과 헌신하는 지도가 결합된 것이다. 기름이 없이는 불 자체를 기대할 수 없지만 아무리 기름의 바다라 해도 성냥이 없이는 불을 붙일 수 없는 것처럼 깨어있는 대중이 없이는 저항을 기대할 수 없지만 그 대중을 일어나 움직이게 하고 하나의 힘으로 조직되어 움직이게 하는 리더십 없이는 성공적인 저항을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다. 깨어있는 대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조직된 대중이다. 도덕적 정의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승리에 대한 확신이다. 깨어있는 대중, 조직된 대중, 승리를 확신하는 대중이 역사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사실을 대중에게 제공하고 대중을 조직해야 운동이 성공하는데, 리더십이 이 역할을 담당한다.

특별히 최근들어 상지대가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된 데는 또 다른 사정이 있다. 대학 민주화 운동의 환경이 근본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학 민주화라는 단일 목표에 집중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대학 대란의 여파로 대학의 생존 자체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 되었다. 상지대의 경우 구재단 복귀 이후 2013년 정부 재정 지원 제한 대학 선정, 2015년 대학 구조 개혁 평가 D- 등급, 지방 대학 특성화 사업 취소, 2016년 대학 입시 실패 등 연이은 패착으로 대학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따라서 현재의 파행적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어 대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반전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고, 이러한 상황에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상지대 상황은 매우 구체적인 초읽기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특별 감사가 시작되었으니 교육부는 선택을 해야 한다. 국회도 감사 과정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상지대 구성원들도 감사 과정을 구경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결론은 이사회와 대학 본부의 교체로 귀결될 것이고 책임질 인사는 책임지는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은 교육부, 국회, 사법부, 상지대 구성원이라는 네 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개입하고 작용하고 상호협력하면서 진행될 것이므로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 과정을 따라가면서 결론을 전망해보고 하나의 상징적인 사학 비리가 몰락하는 최후의 광경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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