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게도 어떤 예감 같은 게 있는 것일까.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 글렌데일에 있는 소녀상을 보는 순간, '너에게로 향하는 그리움을 내가 미리 썼구나' 하고 깨달았다. '종군위안부' 할머니들 시간의 주름에 접힌 소녀를 연상하면서 쓴 시가, 뜻밖에도 글렌데일 소녀상에게 날아가 멈추었다. 나는 그 앞에서 맘속으로 '소녀상에게'를 읊조렸다. 내게선지 그녀에게선지 "고맙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안쓰럽고 아팠지만, 서러운 느낌만은 아니었다. 치욕을 넘어서서 평화로 나아가고자 하는 선한 의지가 이국땅에서도 촘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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