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상균 '위법행위', 노동계의 일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상균 '위법행위', 노동계의 일탈?"

[기고] 민주노총 위원장의 7월 4일 선고공판에 부쳐

지난 6월 9일, 한상균 위원장의 2차 공판에 다녀왔다.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 달려갔지만, 이내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한상균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의 당당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었다. 그리고 6월 13일, 결심공판에서 한상균 위원장에게 '8년'이 구형되었다. 검찰은 한상균 위원장이 80만 노동자를 대표하는 지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원장의 위법행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노동계의 일탈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의 정책 궤도에서 벗어난 것을 일탈이라고 부른다면, 얼마든지 해야 하는 일탈이다.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노동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어떻게 그것을 온전히 내버려 두겠는가? 달리는 기차 위더라도 얼마든지 뛰어내려야할 일이다. 민주노총은 할 일을 했다.

정부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자본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재앙'이고 문제의 본질이다. 쉬운 해고와 평생 비정규직을 막기 위해 민중총궐기를 벌인 것이 죄라면, 그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 잘못된 것이다.

민중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헬조선에서 군말 없이 살아가라니,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가? 묻고 싶다. 그렇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누구를 위해서 존재하는가? 공권력은 무엇을 비호하려하는 것인가?

▲ 구호를 외치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손문상

얼마 전 구의역에서 19살 청년 노동자가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목숨을 잃었다. 많은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추모했다. 그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그리고 그곳에 놓은 국화꽃이 시들기도 전에, 지난 6월 23일 삼성전자서비스 수리기사가 에어컨 실외기를 수리하다 3층 높이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에서 삼성제품만을 수리했던 그 역시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하다못해 제품이 고장 나거나 떨어져도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세운다. 그러나 삼성은 사람이 죽었음에도 원인을 파악하는 노력 없이,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사건을 덮으려고만 했다. 그의 어린 딸이 아빠에게 쓴 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아빠, 편한 곳에 가시고 지켜주지 못해 죄송해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그리고 거기서는 일하지마세요."

2년 전 세월호에 300명의 아이들이 물속에 수장되었을 때 우리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으며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이 어른들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한다. 일하는 것이 불행인 세상이니, 사후에는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나라가 정상인가?

정부는 열악한 파견노동을 더욱 확대하는 파견법이 '사이다법'이라 말한다. 20대 국회가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여소야대가 되었음에도 노동개악이 답이라 말한다. 공공과 민간의 구분 없이 위험의 외주화가 죽음의 행렬을 만들고 있는데도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더욱 확대하려 하고 있다.

한상균 위원장은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고자 한 것이다. 그는 옥중서신에서 "오늘의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전체 노동자는 물론이고 우리의 아들딸 손자손녀들이 희망도 없는 노예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 말했다. "노동개악의 공세와 1% 재벌 독식 사회에서 쉼 없이 생존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모든 민중을 대변하여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에 민주노총 조합원이, 노동자 민중이 응답했다. 민중총궐기는 한상균 위원장 주도의 위법행위가 아니라,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이었다.

7월 4일 선고공판이 예정되어 있다. 민중총궐기는 정당한 직접행동이었다. 우리 모두는 "내가 한상균"이라고 말한다. 한상균 위원장은 무죄다.

한상균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노동자 민중을 대변하고 나라를 바로 잡으려 했을 뿐이다. 한상균 위원장이 아니라, 진짜 책임을 져야하는 이들은 지금의 헬조선을 불러오고 재앙을 확산하려는 자본과 정권이다.

작년 12월 10일 조계사를 떠나 경찰서로 가던 날, 한상균 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 머리띠를 메고 있었다. 전 국민 비정규직화를 노동개혁이라 말하는 정권에 단호히 '아니다' 거부를 선언하고 구속된 것이다. 7월 4일 한상균 위원장이 풀려나지 않는다면, 민주노총 조합원이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로 끝까지 무죄석방 투쟁을 앞장서 진행할 것이다. 한상균을 지키고 진짜 책임자들에게 죄를 물어야 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