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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면쇄신' 소용돌이…"인사ㆍ소통ㆍ정책 모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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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전면쇄신' 소용돌이…"인사ㆍ소통ㆍ정책 모두 문제"

박근혜는 '비협조', 소장파는 고강도 쇄신 압박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쇄신'에 의기투합한 다음날인 7일, 한나라당의 파열음은 오히려 커져만 간다.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원칙에 맞지 않다"며 일언지하에 자르는가 하면, 당내 개혁성향 초선 모임인 '민본21'도 당·정·청을 아우르는 '전면 쇄신'을 촉구하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민본21'은 이날 오전 '국정쇄신, 당쇄신, 당 화합 어떻게 해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공감한 쇄신의 대상과 방향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쏟아냈다.

민본 21 공동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전날 박희태 대표가 수고가 많았지만 국정 쇄신은 제대로 된 언급이 없었던 것 같고, 당이 민심 전달 창구가 돼야 하는데 (대통령의) 승인을 받는 듯한 모습은 부적절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본21 토론회에서 쇄신특위 위원장으로 내정된 원희룡 의원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4.29 재보선을 통해 드러난 현 정부의 '인사', '소통'의 문제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계파 갈등의 해법을 둘러싸고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친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원내대표 추대론'과 관련해 찬반이 팽팽하게 교차하기도 했다.

또한 당이 청와대에 일방적으로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것도 공감대를 얻었다. 정태근 의원은 "당 쇄신을 하며 특정한 영향력을 받는 형태는 안된다"고 말했고, 정두언 의원은 "자기 할 말은 하는 게 정치인으로 남는 장사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고승덕, 신영수, 강성천, 김태원, 정두언, 최구식, 김동성, 이은재, 박보환, 원희목, 권영세, 정옥임, 김효재, 남경필, 김성수, 조문환, 김성조, 정의화, 원희룡, 홍정욱, 조전혁, 강용석, 유기준, 나경원, 유정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원내대표로 거론되는 4선 중진부터 친박, 친이계 의원들이 두루 참여해 관심을 보인 것. 이들은 이 자리에서 즉석으로 난상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정태근 "현 정부 인사, 소통, 정책 기조 모두 문제"

"당 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도 쇄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인사', '소통의 부재' 등 여권의 포괄적 쇄신을 위해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문은 친이직계인 정태근 의원이 열었다. 정 의원은 "초기 인사에서 부자 정권이라는 인식을 심어졌고, 시간이 갈수록 특정 인맥의 인사 독식 문제가 제기 됐다"며 "한나라당 직계 주류 내부에서도 문제가 제기됐는데 비주류 입장에서는 격분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의원은 "인사 문제가 특히 중요하다. 공천이나 장관 임명, 청와대 비서진 인사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왜 문제가 있는지 토론해서 해법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정욱, 고승덕 의원 등도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정태근 의원은 또 "실제로 당정 간 문제, 정책 기조상의 문제도 있다"며 '소통'과 '철학'을 강조했다. 홍정욱 의원은 "보수를 표방하면서도 국가적 영역을 확대해 사회적 충돌을 야기했고, 지난 참여 정부 못지 않은 이념적 집착성을 보여준 사례가 많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발제자로 나선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정치가 실종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들이 아파하고 듣고싶어 하고 풀어줄 수 있는 문제점을 검찰 수사로 풀어나갈 수 없다"며 "이 방식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의 열혈 지지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아픔을 만져주기는 어렵다"고 비판했다.

친박,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는 '별로'

박근혜 전 대표가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데 대해서도 즉석에서 토론이 이어졌다. 이 해법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던 남경필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단독출마 형식이 될 수 도 있다"며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남 의원이 "(계파 갈등의) 원인은 청와대의 정치력 부족과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감 결여"라고 비판하자 친박계 현기환 의원은 "정치력이 없는 쪽도, 받아들이지 못한 쪽도 문제라는 양비론으로 가면 근본적으로 화합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현 의원은 "밀어붙이는 식으로 특정 카드(김무성 원내대표론)를 꺼내서 안되면 화합이 안된다고 하는 것은 진정한 화합이 아니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당 쇄신특위 내정자인 원희룡 의원도 "원내대표는 의원 중심, 상임위 중심으로 이끌어갈 실천 의지가 강한 사람을 골라야지 특정인, 특정 계파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상왕 정치' 문제제기 빠진 '쇄신'?

하지만 이날 토론회에는 '상왕정치', '국정농단'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에 관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 의원에 대한 언급은 현재까지 '금기'에 속한다.

발제자로 나선 강원택 교수가 "현재 청와대에 정무수석이 있지만 존재감이 없다"며 제도화된 소통 창구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비공식적, 비제도적 소통 창구가 의사소통의 왜곡을 가져오고 당청 소통을 방해한다"고 지적했지만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한 의원은 없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상득 의원의 '국정 농단'과 관련해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물증'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장관도 아니고 선출직 의원의 거취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 할 수 있겠느냐"면서도 "언젠가 문제는 드러날 수 있다. 계속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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