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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배신' 딱지 떼고 '대선주자'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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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배신' 딱지 떼고 '대선주자' 발돋움

"대구에서 정치 혁명…보수 개혁에 최선 다할 것"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심판' 일성에도 무소속 유승민 후보가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동구을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당선됐다.

유 후보는 최종 개표 결과 6만1429표(75.74%)를 얻었다.

유 후보는 지난해 초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로 선출돼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 등의 주장을 하며 청와대와 각을 세우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이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그의 '생환'으로, 여권에는 김무성 대표에 이은 거물급 비박계 대선 주자가 또 한 명 탄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기 대선 주자 급으로 거론됐던 오세훈 후보가 서울 종로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게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유 후보는 단숨에 차기 대권 주자 '톱 2'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또 대구 수성을에 출마했던 김문수 후보 또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 패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어, 유 후보는 명실상부한 대구의 유력 맹주로도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미 각종 여론 조사 기관의 차기 대선 주자 '라인업'에 포함됐던 그지만, 이번 당선이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보수적 색채가 특히 강한 대구에서 유 후보는 비박, 그 안에서도 사회·경제 분야에서의 개혁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 왔다.

유 후보는 선거 유세 중에도 "경제 민주화에 대한 이 정부의 성과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보수 정당이 재벌·대기업·기득권 편이나 들고 있으면 앞으로 보수 정당의 생명력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기존의 신념을 꾸준히 밝혀왔다.

그는 또 "이번에 당선돼 국회에 들어가면 보수당 개혁에 제가 앞장서겠다"면서 "권력이 찍어 눌러도 굴하지 않는 대구 시민의 힘을 전국에 보여 달라"고 했었다.

이런 유 후보에 대한 대구 동구을 주민들의 '화답'은 더는 대구가 박근혜 대통령의 '후광'만 활용해서는 정치 생명을 만들고 유지할 수 없는 지역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다만 함께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권은희(대구 북구갑) 후보는 새누리당 정태옥 후보에게 패했고, 류성걸(대구 동구갑) 후보와 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후보 또한 석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유승민계'의 생환 불발로 유 후보가 추후 힘 있는 제 세력을 원내에 구축하기는 다소 어려워진 점은 한계로 평가된다.

한편, 새누리당 복당 가능성은 더 커졌다.

앞서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이 "무소속 후보의 복당을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고 김무성 대표 또한 "복당 문제는 대구 시.도당에 넘기겠다"고 공언한 바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선거 전 얘기였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만큼, 여권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결사 저지'할 형편이 못 되기 때문이다.

유 후보는 자정을 20분께 앞둔 시각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며 "복당 문제는 (앞서) 말한 그대로다"라고 했다. 이른 시일 내에 복당을 추진하겠다는 설명이다.

유 후보는 "지금은 당이 힘들고 어떻게 하면 당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점"이라면서 "그 길을 찾는 데 저도 고민해보겠다. 당을 떠났지만 한 번도 마음으로 새누리당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유 후보는 "압도적으로 지지해주신 동구을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하다"면서 "대구에서 정치 혁명이 일어났다. 정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평가도 남겼다.

그는 "제가 자랑스럽게 정치를 제대로 하는 것만이 그 빚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들께서 보수가 개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그 해법을 찾는 제 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선거 유세를 적극 도왔던 권은희·류성걸·조해진 후보의 패배가 예상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무소속 후보로 그렇게 선전한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길게 봐서 그 동지들과 함께 정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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