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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 '무법 갑질' "교통법규 무시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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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 '무법 갑질' "교통법규 무시 달려라"

수행기사들 "A4용지 100장 매뉴얼 못지키면 폭언.폭행"

"모든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달려라."

8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런 지시를 포함한 A4용지 100여 장에 달하는 '수행기사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폭언.폭행을 일삼은 재벌3세의 '무법 갑질'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룹이 더 커서일까. 운전기사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던 대림그룹의 3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갑질을 능가한 '초갑질'의 주인공은 현대가(家) 3세인 정일선(46) 현대 비앤지스틸 사장이다.(☞관련기사:대림산업 부회장 운전기사는 왜 열흘마다 바뀌었나?)

정일선 사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4남인 고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이며, 전 아나운서 노현정 씨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의 형이다.

매뉴얼의 압권은 "차량 운행 시 빨리 가자는 말씀이 있을 경우 위험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신호, 차선, 과속카메라, 버스 전용차로 무시하고 목적지 도착이 우선임"이라는 조항이다.

정 사장의 한 운전기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불법유턴, 갓길 주행, 역주행, 중앙선 침범 등 불법 운전을 해야 했고, 이 때문에 낸 과태료만 500만~600만 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운전기사들은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거나 잘못을 했을 때 폭언과 폭행은 기본이고 경위서를 작성하고, 심하면 감봉 조치까지 당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현대 비앤지스틸 측은 "지난 2013년 수행기사에 대한 폭언.폭행이 한 차례 있었으나, 그 후에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 측은 "대표이사의 긴급한 이동이 필요한 경우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갓길 주행, 과속 등의 교통 위반 행위를 감수하더라도 신속한 이동을 우선시하라는 내용이었다"면서 "불가피한 경우 교통 위반에 따른 책임을 지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작성했지만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행기사들은 "지난해 9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재벌가의 갑질'에 대해 다룬 뒤 정일선 사장이 폭행을 자제했으나 욕설과 인격비하 발언은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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