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제주시 갑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지역현안으로 대두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문제를 비롯해 4.3문제 해결 등에 대해 비슷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차별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여당 후보의 과거 공직생활 중 선거법 위반 전력과 농정국장으로서 감귤가격 하락사태를 초래한 것을 놓고는 두 야당 후보들의 공세가 불을 뿜었다.
<제주의소리>와 KCTV제주방송 등 언론6사(시사제주, 제이누리, 제주도민일보, 헤드라인제주)는 28일 KCTV제주방송 스튜디오에서 제주시 갑 선거구 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새누리당 양치석 후보, 더불어민주당 강창일 후보, 국민의당 장성철 후보가 참석해 제주 현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며 90분간 불꽃 튀는 설전을 펼쳤다.
제주4.3희생자 추념을 앞둬서인지 세 후보 모두 출마의 변에 앞서 4.3영령들에 대한 명복을 비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첫 번째 주어진 공통질문인 4.3문제의 완전한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야당 후보들이 새누리당 박근혜정부 들어 끊이지 않고 있는 '4.3흔들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했고, 여당 후보는 정부 방침에 어긋나는 4.3희생자 재심사 반대를 약속하면서 4.3민심 끌어안기에 주력했다.
양치석 후보(새누리)는 희생자 및 유족의 복지확대를 비롯해 4.3희생자 신고 상설화를 위한 4.3특별법 개정을 약속했다. 정부가 추진하다 도민사회의 저항에 부딪혀 '보류'된 희생자 재심사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법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재심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성철 후보(국민의당)는 "유족들에 보상, 복지확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가 제주도민과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마음으로 사과하고 위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의미에서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은 매우 상징적이다. 그런데 지난 8년간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을 겨냥했다.
강창일 후보(더민주)는 "새누리당은 4.3왜곡 발언을 일삼았던 사람을 비례대표 9번에, 그리고 장관시절 4.3을 폄훼한 정종섭 후보를 대구에 내리꽂았다"며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즉각 4.3흔들기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지노 문제에 대해서는 '3인3색' 목소리를 냈다.
강창일 후보는 "법적으로는 신규 허가를 내줄 수 있지만 지난해부터 카지노업계의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며 "신규 허가를 내주기보다 기존 카지노들이 흑자경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장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치석 후보는 "제주관광 진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다만, 신규 허가에 대해서는 법과 제도를 정비한 다음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성철 후보는 "카지노라는 게 도박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볼 때 극과 극이다. 그래서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현재 8개 카지노를 복합리조트와 연계하는 방안 등 심사숙고하되 고부가가치 외국인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치석 후보는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이라면서도 "국회에 가게 되면 제주에 실익이 되는 방향으로 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한 반면 장성철 후보는 "교육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을 본국으로 가져가겠다는데 대해 정서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창일 후보도 "해외유학에 따른 국부유출을 막기 위해 제주영어교육도시를 만들었는데, 과실송금을 허용하면 국부가 국제학교를 통해 유출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온몸으로 막겠다"고 말했다.
주도권 토론에서는 양치석 후보에 대한 공세가 더욱 불을 뿜었다. 강창일-장성철 두 야당 후보가 협공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강-장 후보는 양 후보의 공직생활 중 선거법에 연루됐던 전력을 문제 삼으며 '정치공무원'으로 몰아세우자, 양 후보는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대한민국 사법부를 무시하는 것이냐"고 홀로 공세를 막아냈다.
강-장 후보는 또 양 후보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을 그만 두고 총선에 출마한 데 대해서도 "공직을 그만 둘 때는 제주도가 비 날씨로 농작물 피해가 극심했던 때다.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고 공세의 끈을 놓지 않았다.
전직 지사들의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한 것을 두고도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장성철 후보는 강창일 후보를 향해 "퇴임한 대통령이 자신이 속했던 정당의 총선 선대위에 참여해 자당후보를 지원하는 것을 본적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고 하자, 곧바로 화살의 끝은 양치석 후보를 겨냥하기 시작했다.
장 후보는 똑같은 질문에 "어른으로서 제주발전을 위해…"라고 양 후보가 답변하려하자, "전직 도지사 4명과 전직 (도의회)의장들이 대거 새누리당 선대위에 참여하면서 편 가르기에 앞장서고 있다. 정말 제주미래를 걱정한다면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창일 후보도 "도지사는 지역의 어른이다. 정치공무원을 양산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양치석 후보는 강 후보를 향해 "3선 의원으로서 많은 상을 받았다고 자찬하는데, 현장에서는 '한 일이 없다',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원성이 많다. 중앙에서 70%-지방에서 30% 일하겠다는 한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강 후보는 "국회의원이 일하는 현장은 국회다. 양 후보도 국장 때 국회에 와서 많은 것을 부탁했고, 저는 열심히 심부름했다"고 맞받아쳤다.
입도 관광객 부가가치세 환급 문제를 놓고 양 후보가 "8대 핵심공약에 다시 포함했는데, 이는 이미 제주특별법에 있는데 조세특례제한법 때문에 시행되지 못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방기한 것 아니냐"고 하자, 강 의원은 "나쁜 정부를 만나서 그렇다"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KCTV제주방송을 통해 이날 오후 3시와 밤 10시에 재방송된다. 또 <제주의소리> 홈페이지 '소리TV'를 통해 다시보기 할 수 있다. (☞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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