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었다. 15~29세 청년 100명 중 12명이 '공식적'인 실업 상태란 얘기다. 같은 기준으로 실업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2030 세대의 가계소득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청년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늘 심각했지만, 최근 일련의 지표들은 현재 청년 문제가 거의 '쇼크' 수준임을 보여준다"고 말한 이유다. 김 위원장은 "눈에 보이는 수치도 문제지만, 청년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의 바람'이 세게 불고 있지만, 청년은 여전히 소외돼 있다는 주장이 28일 제기됐다. 오히려 19대 총선에 비해서도 청년의 자리는 줄어들었다는 것이 당사들의 판단이었다.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등 20여 개 청년단체들이 모여 만든 '2016 총선청년네트워크'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 '청년'과 '정책'이 실종된 '막장 선거'를 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성진 매니페스토청년협동조합 기획위원장은 "청년 관련 정책을 분석해 보니, 대부분이 과거 공약의 재탕이거나 정부 정책의 반복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윤성진 기획위원장은 "가장 점수가 높았던 정의당의 실업부조 정책도 실현가능성 등을 종합한 점수는 65점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청년 정책만 '깜깜이'인 것이 아니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경쟁적으로 청년들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웠던 정당들조차, 이번 총선에서는 사실상 청년을 배제했다.
이들 단체는 "집권여당은 청년의 이름으로 단식과 헌혈 등의 퍼포먼스를 하며 청년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할 '노동개혁'을 전면에서 외친 사람을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야당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20대 총선에서는 제1야당의 청년 국회의원이 한 명도 선출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더불어민주당이 정은혜 전 부대변인을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우긴 했으나, 정 후보가 받은 순번은 16번으로 당선 안정권에서 벗어나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확정 과정에서 "선거법상 여성 후보에게 배정해야 할 홀수 순번을 남성 후보에게 배정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청년들을 당선안정권 바깥으로 내쫓는 불법 공천을 자행했다"고 이들은 비판했다. 여성의 몫이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15번 자리에는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 대표가 선정됐다.
최융선 KYC 대표는 기자 회견에 나와 "우리의 얘기가 오히려 청년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투표율이 떨어질까 두렵지만 최근 공천 과정 등 각 정당의 행태를 보면 이들이 바로 '헬조선'을 만들었구나 실감하게 된다"고 토로했다.
임경지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도 "청년이 느끼는 정치 혐오감은 이상할 것도 없다"며 "청년 문제 해결이 현수막에서만 울려 퍼지는 구호로 머물러선 안 되며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끝까지 외면하면 우리는 또 다시 '나쁜 정치'와 그것이 낳을 '사회 전체의 위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총선청년네트워크'는 각 당의 공천 작업이 한창이던 지난달 청년 관련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석해 공천 부적격자 18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청년들이 선정한 '공천 부적격' 18명은?) 이들 중 대다수는 20대 총선에서 다시 공천장을 받았다.
'총년청년네트워크'는 오는 31일 각 당의 청년 정책을 분석해 발표하는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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