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사드 배치 협의 시작…실제 배치는 '글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사드 배치 협의 시작…실제 배치는 '글쎄'

유엔 안보리 제재 이행, 지역 반발 등 해결 과제 산적

한미 양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내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 실무단을 출범시켰다. 이로써 사드 배치의 첫 발은 뗐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약화 우려, 인체 유해성, 부지 선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어 실제 배치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과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인 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에서 사드 배치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협약 약정을 체결했다. 한미 양국은 공동실무단을 통해 사드 배치 일정과 장소, 비용 등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공동실무단이 건의안을 마련하면 이를 한미 양국 정부가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서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억제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도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사드 배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사드 배치가 되도록 협의를 해야 한다. (사드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방어하는데 유용한 무기 체계"라고 설명했다.

▲ 류제승(오른쪽) 국방부 정책실장과 토머스 밴달 미8군 사령관이 4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에서 사드 배치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협약 약정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국방부

하지만 국방부의 바람대로 사드 배치가 신속히 결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드 배치 사안이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라고 불리는 안보리 결의안 2270호 채택에 중국의 동의를 얻는 일종의 '지렛대' 역할을 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조속한 사드 배치는 중국의 안보리 결의 이행 의지를 꺾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사드 배치가 중국의 안보리 제재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이행 동력을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안보리 결의안은 각국이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역사적으로 가장 강한 결의안이기 때문에 잘 이행되리라 이해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안보리의 대북제재 이행이 사드 문제와 무관한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렇게 믿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청와대와 국방부가 손발이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유관부처가 충분히 숙의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인체 유해성 논란, 주민반발, 비용 분담남은 과제는 어떻게?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한다고 해도 실제 사드 배치까지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배치 부지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이유는 사드가 내뿜는 강력한 전자파 때문이다.

실제 사드 배치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전부터 가장 논란이 됐던 사안 중 하나가 바로 사드의 핵심 장비인 AN/TPY-2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 문제였다. 이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아직까지 인체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레이더가 인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지상 거리는 100m라고 주장해왔다. 100m 밖에서는 비교적 안전하다는 뜻이다. 또 사드 레이더는 기지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외부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육군본부 규범에는 100m 이내에는 부대 인원을 포함,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3600m 이내에는 통제받지 않은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 인체에 해가 없는 'No Hazard' 구역은 레이더로부터 360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에 사드 배치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은 지자체장과 지역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까지 경북 칠곡(왜관), 대구, 평택, 원주, 부산 기장, 전북 군산 등이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데, 대구광역시는 시에서 직접 나서서 인구가 밀집해있는 지역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환경 유해성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국민들을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 국방부 당국자는 "유해성 문제를 소홀히 다루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민의 안전과 환경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비용 분담에 있어서도 한국이 적잖은 예산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주한미군 기지 밖에 사드 배치 부지가 선정될 경우에는 비용을 어떻게 나누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러면 우리가 예산 편성을 해야 한다"며 "우리는 비용이 안 들어간다고 이야기한 적 없다. 시설 부지 제공이 비용분담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에 민간인 가옥을 포함해 주거 시설이 갖춰져 있을 경우에는 강제수용을 실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민간인 소유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면 민간인과 협의해야 하고 동의 하에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