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5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해 "햇볕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에서 '광주 선언문'을 발표하며 "대한민국이 다가올 통일 시대를 혼란 없이 준비하기 위해서는 통일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의사와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며 "'통일 대박'과 같은 막연한 통일 정책이 아니라, 확고한 평화 통일의 지향 아래, 구체적인 대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북한이 핵을 갖지 않았던 시점의 '햇볕정책'은 유효한 대북 정책이었지만, 북한이 핵을 보유한 지금 대북 정책은 진일보해야 한다"면서 "통일은 내밀한 역사적 순간, 새벽처럼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지난 16일 당의 대북 정책 노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햇볕정책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김대중 정부 때 햇볕정책이 만들어진 후 10여 년 이상 지났고, 지금은 중국의 경제 규모나 영향력과 우리 상황이 많이 변해서 햇볕정책도 보완·발전돼야 한다고 우리의 메시지 기조를 정리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통일은 내밀한 역사적 순간, 새벽처럼 다가올 수 있다"는 김 대표의 발언을 두고,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강조하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와는 달리 '결과로서의 통일' 쪽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도 있다. 김종인 대표가 '북한 궤멸' 발언을 한 것과 맞닿는 맥락이다.
햇볕정책을 어떤 식으로 계승·발전할지에 대한 방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논의를 비판하면서 "한중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김종인 "차세대 호남 정치인, 제2, 3의 김대중으로 자라날 것"
김종인 대표는 이날 '광주 민심'을 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호남 출신의 차세대 대권 주자를 키우고, '경제 민주화'를 이루는 새로운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의 유력한 대권 주자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가슴 아픈 사실이다. 호남은 우리 당이 어렵고 힘들 때 제일 먼저 도움을 요청한 곳이었고, 역사의 고비마다 희생과 헌신을 다해왔지만,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는 소외되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호남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제 더불어민주당에서 호남의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역동적이고 포용력 있는 대권 주자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들이 차세대 지도자가 되어 제2, 3의 김대중으로 자라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존중하고 계승하되, 낡은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겠다"면서 "과거 영광의 추억에만 기대어서 현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함을 극복하겠다. 반대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차기 정부를 준비하는 명실상부한 대안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안 정당'이 되기 위한 방향에 대해 그는 "지금의 시대 정신은 포용적 성장을 통한 '불평등 해소'다. 1980년 광주에서 시작한 정치 민주화를 경제 민주화로 완성시키겠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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