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18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서 최고위원의 '당 지도부의 공천관리위원회 관여 불가' 주장에 김 대표가 격분하며 설전이 이어진 끝에 이날 회의는 결국 더 진행되지 못하고 중간에 파행됐다. 회의장을 나서며 김태호 최고위원은 "당 잘~돌아간다"면서 김 대표를 향한 비아냥을 서슴지 않았다.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통상적인 모두 발언을 일단 하지 않았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우선 추천 제도 활용 방침을 둘러싼 당내 갈등, 자신과 이 위원장의 공방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후 원유철 원내대표, 김태호 최고위원, 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잇따라 이한구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거나 당내 갈등을 비판하는 발언을 꺼내놨다.
원 원내대표는 "당 운영도 당헌·당규에 따라 하면 된다"며 같은 주장을 해 온 이 위원장 편에 섰고, 김 최고위원은 "뉴스로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나갈 각오를 해야겠다'는 말이 나온다. 막가파식 공중전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나갈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은 김 대표가 이 위원장을 겨냥해 전날 했던 발언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이어서 오픈 프라이머리는 "겉으로 볼 때는 이상적인 민주주의의 꽃 같지만 전 세계에서 시행하는 건 미국밖에 없다. 정당 민주주의의 원조인 영국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무결하고 최고인가"라고 했다.
이렇게 자신을 공격하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자 김 대표는 침묵을 지키며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마지막에 마이크를 다시 잡았다.
그는 "저는 새누리당 대표로서 공관위가 당헌·당규 입법 취지에 벗어나거나 이 최고위에서 의결된 공천 룰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위를 제어할 의무가 있고 앞으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이 우선 추천의 광범위한 시행을 고수하며, 상향식 공천 룰을 무위로 돌릴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다.
그러자 서 최고위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그는 "대표의 그런 언행도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섰고, 김 대표는 이 말끝에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걸어나갔다.
싸움은 회의가 끝나고서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비박계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사무1부총장,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 등과 자신의 사무실에서 별도의 티타임을 가졌다.
같은 시각 서 최고위원은 친박계로 분류돼 온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과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등과 회동을 했다.
이 두 개의 회동이 끝나고서도 양쪽은 기자들을 만나 '공중전'을 이어갔다. 김 대표는 "의원총회 요건이 어제부로 갖춰졌다. 공관위 상황을 보면서 언제 할지는 미정이지만 준비는 됐다"며 공세를 이어갔고, 서 최고위원은 "의총을 열어도 모든 건 최고위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다시 맞섰다. 최고위는 인적 구성상 친박계가 우위에 있다.
한편, 이날 오전 이 같은 최고위원회의 설전으로 공관위는 당초 예정됐던 시각보다 한 시간가량 늦게 열려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우선 추천 제도 시행에 대해 당내 반발이 커지는 것에 대해 "이것은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과 기득권을 수호하겠다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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