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군사적 대응조치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논의에 공식적으로 착수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7일 "류전민(劉振民) 부부장이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를 긴급히 초치해 한국이 한미가 정식으로 사드의 한국 배치 논의를 시작한다고 선포한 데 대해 항의했다"면서 "중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또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도 관련 입장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저녁 연합뉴스의 질의를 받고 이런 내용을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의 '기자와의 문답' 형식 발표문을 통해 공개했다.
지난해 3월말 부임한 김장수 대사가 중국 외교부에 초치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낮 한미의 사드 배치 논의 착수와 관련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 등을 향해 "이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이날 저녁 곧바로 한국대사를 초치하고 이 사실을 공개한 것은 한미의 사드 배치에 대해 예상보다 더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앞으로 한중 관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외교사안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은 이날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직후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도 초치해 항의한 사실을 확인했다.
중국에 주재하는 남북한 대사가 각각 다른 현안이긴 하지만 같은 날 중국 외교부에 불려들어가 중국 정부의 공식 항의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외교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 김 대사를 초치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못지않은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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