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크라우드 펀딩] 구불구불 흐르는 강이 대안!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크라우드 펀딩] 구불구불 흐르는 강이 대안!

4대강 기록관 건립 공공예술 프로젝트 ⑬

이명박 정부의 '국가 개조 프로젝트'였던 4대강 사업, 그리고 7년. 그동안 아픈 눈으로 강과 강 주변의 변화를 지켜보았고, 그 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았으며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지율 스님과 예술가들이 '4대강 기록관'을 지으려 합니다. 기록관은 모래강 내성천의 개발을 막기 위해 내성천의 친구들이 한평사기로 마련한 내성천 하류, 낙동강과 인접한 회룡포 강변 대지 위에 세워지게 됩니다.

이 연재는 기록관 짓기에 함께할 여러분을 초대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펀딩 바로가기)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처럼 물 분쟁이 없었던 국가는 거의 없습니다. 금수강산이란 황금 금이 아니라 비단에 수를 놓은 듯 한 산과 물이란 뜻인데 지금 현실에 비추어 보면 얼마나 생경하고 어색한 표현인지 모르겠습니다. 2009년 4대강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낙동강과 지금의 낙동강은 같은 곳이라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흰 백사장에 물새 발자국이 어지러이 찍혀 있던 맑은 백사장은 온데간데없고 커다란 콘크리트 벽에 막혀 강은 흐르지도 않는 커다란 검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공사 전의 강을 본적 없는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전혀 모른다는 점입니다.

4대강 사업 중 가장 사업비가 큰 내성천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빛이 푸르러 너무나 영롱했던 내성천 송리원 강가를 처음 본 사람들은 누구나 탄성을 내질렀으나 지금은 산허리가 모두 잘려나가고 원앙이 알을 낳던 아름드리 왕버들은 한그루도 남지 않았습니다. 내성천 평은들에서 송리원을 이어주던 다리도 철거되고 맘을 흔들던 빛나는 하얀 모래톱은 붉은 여뀌로 뒤덮여 수십 번을 다니던 곳이지만 같은 곳이라 믿기가 힘듭니다. 가장 아끼는 왕버들이 잘려나갔을때 충격은 말로 이룰 수가 없습니다. 하비 콕스Harvey Cox라는 사회학자는 나치에 의해 파괴된 체코 마을 리디체에서 온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여성은 남편의 죽음과 자식들과의 이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겪은 최대의 충격은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 발견한 폐허조차도 남아 있지 않은 마을 풍경이었다.(에드워드 렐프, [장소와 장소상실],논형)"라고. 인간의 관점에서 강의 풍경이 변한 것은 심리적 충격이지만 그 곳에 사는 동식물들에게는 먹고 자식을 길러야 할 자신의 삶터 전체를 잃은 것과 같습니다.

내성천 친구들이 두려운 것은 바로 망각입니다. 한강이 원래 내성천 같이 넓고 맑은 모래강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미 한강이 콘크리트로 덮인 후 태어난 세대로써 너른 모래톱이 있고 수십만 인파가 강수욕을 하던 맑은 한강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한강의 모습은 대한뉴스에서나 힘들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도시화는 곧 강과 더불어 살던 우리의 문화를 단절 시킨 셈입니다. 한강 여의도에 윤중제가 들어서고 고수부지가 들어서기 전의 모습, 밤섬이 폭파 되기 전의 모습등 불과 3-40년전의 한강 원래 생태에 대한 기록은 매우 부족합니다. 훗날 우리가 복원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무엇에서 부터 무엇으로 복원해야 할까요? 명확한 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복원이란 피상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4대강 기록관을 만들려고 합니다. 내성천에 한 번도 다녀오지 않았던 사람들도 훗날 이 강이 어떤 강이었는지, 우리가 복원을 하게 되는 시점에, 목표를 명확히 할 수 있게 말입니다.

회룡포와 4대강 기록관

4대강 기록관이 건립될 회룡포의 땅은 내성천친구들이 시민들과 한평사기로 매입한 땅으로써 선조들이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수 백년 쌓은 지혜가 녹아있는 장소입니다. 아름드리 왕버들, 버드나무, 과실수와 포플러 나무가 자연제방이 되어 마을을 보호하고 짐승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하며 가뭄과 홍수를 다스리고 있습니다.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허물고 또 쌓는 소모적인 반복은 이제 그만 두고 지역의 지혜를 사회 과학적으로 활용해야 할 시기가 온 셈입니다.

▲ 기록관이 세워질 회룡포의 자연제방 ⓒ지율


4대강 기록관은 수자원 공사가 낙동강에 만든 수십 수백억짜리 박물관처럼 현란한 콘크리트 건물이 아닙니다. 시설도 작고 검소한 목조 구조물 입니다. 가능한 스스로 지속가능한 구조가 되길 기대하는 작은 장소입니다. 사실 그리 대단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간 정부가 주장했던 4대강 사업의 기록들, 우리가 직접 목격한 변화들, 그간 강을 살리기 위해 해왔던 작은 직접행동들, 공간 모래에서 해왔던 30여 차레의 전시 내용들, 내성천 생태도감, 그리고 국가와 삼성을 대상으로 한 소송들의 내용을 담은 조용하고 작은 공간을 만들 예정입니다.

4대강 공사에 대한 저항을 했던 두물머리 친구들의 기록도 소중한 기록으로 남기게 될 것입니다. 오는 봄에는 또 신음리 한평 사기 부지에 호두나무도 심을 예정입니다. 호두가 열리려면 8년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8년 후 호두꽃이 피고 질 무렵, 강 복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 우리는 준비된 자료로 차분하게 대안을 이야기 할 때가 오지 않을까 합니다.

직선화되고, 콘크리트로 막힌 강의 대안은 강이 구불구불 흐르게끔 원래 강의 모습을 돌려주는 일입니다. 강의 죽음의 저자 프레드 피어스는 댐은 주변 토양을 산성화하고 물을 차갑게 하며 가둔 물의 상당수는 증발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전력공급을 위해 수력발전 댐에서 사라지는 물의 양은 일인당 연간 400제곱미터에 이릅니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 및 영국 환경청은 유럽의 2000년대 이상 기후 변화와 극심한 최근의 홍수를 겪으며 더이상 콘크리트 둑은 강을 다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유럽 환경청 관계자는 "현재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자연의 힘과 공존하는 것이다. 콘크리트 벽을 허물고 그 자리에 습지를 만들어야 한다." 즉 치수의 최신 기술은 콘크리트가 아니라 강이 구불구불 흐르고 너른 모래밭이 충격을 완화해주고 뿌리 깊은 버드나무가 큰물을 막아주는 우리 공동체의 지혜인 것입니다.

내성천 친구들이 그간 해온 생태 운동은 현수막 걸고 보도자료 내기 대신 차분히 강의 변화를 조사하고 기록하고, 문화적으로 생태 감수성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두물머리 친구들의 밭전위원회가 모내기와 감자를 심으며 불복종운동을 했듯, 내성천 친구들은 기록하며 저항하고 있습니다. 내성천 친구들은 내성천이 다시 범람하고 구불구불 흐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계속 강의 한 곁을 지키려고 합니다. 내성천 친구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의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강이 회복되는 힘을 믿고 때가 올 때 까지 함께해 주세요. 3월 언 땅이 녹고 회룡포 버드나무에 연두 싹이 움틀 때, 내성천에서 만납시다. 기록관을 함께 지어 주세요.
▲ 기록관이 세워질 회룡포 ⓒ지율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