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을 떠나는 현역의원들의 '탈당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호남 중진인 주승용, 장병완 의원이 동반 탈당 선언을 했다. 이들은 '안철수 신당'으로 불리는 국민의당 참여 의사를 밝혔다.
주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매우 두렵고 고통스럽지만 그동안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고자 한다"며 "저는 밑바닥부터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다. 당을 떠나는 제 결단도 지난 한 달 동안 지역에서 보고, 듣고, 느낀 민심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주 의원은 "호남 민심은 이미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불신임하고 있다"며 "야권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호남 민심이 공천권이나 요구하는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당하고 있다"고 당을 비판했다.
주 의원은 "저는 호남 정치의 중심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여는 청지기가 되겠다"며 "야권재편을 비롯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전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추진되고 있는 여러 개의 정당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결국 국민의 당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또 "천정배·박지원 의원과도 만나겠다"며 "그러나 지금은 뭐라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고, 만약 국민의당에서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면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장병완 의원도 반면 회견문 첫머리에서 "저는 더불어민주당을 떠나 새로운 길로 들어선다. 국민의당과 함께 하기로 결심했다"며 안철수 신당 행을 선언했다. 장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들의 간절한 꿈에 응답하지 못했다. 정부·여당의 거듭되는 실정에도 화석화된 야당 체질에 갇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당을 비판했다.
주·장 의원의 합류로,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는 현역의원은 13명으로 늘어났다. 이들 두 의원 외에 신당에는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김영환(4선), 김동철(3선), 문병호·유성엽(재선), 권은희·김관영·임내현·최원식·황주홍(초선)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또 김대중 정부 청와대 공보기획비서관을 지냈고, 퇴임 후에도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이라는 직함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을 수행해 온 최경환 전 비서관도 오는 14일 탈당과 함께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할 예정이다.
최 전 비서관은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문재인 대표와 더민주의 통합 노력이 실패했고, 그런 상황을 깨트릴 수 있는 당은 안철수 신당이라는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고 결심 이유를 밝혔다. 최 전 비서관은 이번 총선에서 광주 북구을 지역구 출마를 노리고 있어, 역시 안철수 신당에 몸담게 된 이 지역구 현역 임내현 의원과 맞붙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호남 중진인 박지원 의원도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 탈당을 예정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박 의원은 향후 진로를 묻는 질문에 "상호 비난하지 말고, 좋을 때를 생각하고 다시 만날 때를 생각하자, 이런 통합 운동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고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답했다. 안철수 신당 합류보다는 제3지대에서 천정배 신당, 박주선 신당 등과의 통합을 중재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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