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12일 탈당을 선언했다.
올해 85세의 노정객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저는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을 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난다"고 밝혔다.
권 상임고문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서거하시기 전에 우리나라에 민주주의 위기, 중산층과 서민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라는 3대 위기라는 말을 하셨다"며 "저는 이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해 노력해 왔다. 그래서 지난 대선 때는 열악한 상태에 있던 우리 당의 후보를 지지해 달라고 엄동설한을 마다않고 전국을 누비며 뛰었다. 그리고 작년 4·29 재보궐선거 때는 오랜 동지들의 비난조차 감수하면서도 당의 승리와 당의 통합을 위해 끝까지 헌신했다"고 밝혔다.
권 상임고문은 이어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국민들 사이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참고 견디면서 어떻게든 분열을 막아보려고 혼신의 힘을 쏟았다. 하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저에게는 없다"고 밝혔다.
권 상임고문은 "미워서 떠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너그러운 포용과 화합을 이루지 못하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상임고문은 "저는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권 상임고문의 탈당에 따라 김옥두·이훈평·남궁진·윤철상·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의 동반 탈당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70세를 넘긴 노정객들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 그룹'으로 역사에 기록될 인사들이 현실 정치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권 상임고문이 국민의당에 합류할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국민의당에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은 제 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계는 아니지만 탈당을 저울질하고 있는 박지원 의원은 탈당 후 총선 무소속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출신인 최원식 의원도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최 의원은 김한길계로 분류된다. 국민의당 합류가 유력시된다. 이로써 안철수 의원 탈당을 기점으로 12번째 현역 의원의 탈당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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