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신당, 김한길 '서열 2위'…박선숙 집행위원장 배치

탈당파 현역의원들도 전략·당규 등 요직…대변인 등 일부 미정

국민의당, 이른바 '안철수 신당'이 창당준비위원회 주요 인선을 발표했다. 안철수 의원과 구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이 상임부위원장으로, 2012년 안철수 대선캠프 본부장을 맡았던 박선숙 전 의원이 집행위원장으로 인선된 것이 눈길을 끈다. 향후 창당 과정에서 이 두 명이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상진 국민의당 창준위원장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상임부위원장 직책을 김한길 의원이 맡고, 부위원장은 김동철·문병호 의원이 맡는다"며 "부위원장 겸 전략위원장을 김영환 의원이, 인재영입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이, 집행위원장은 박선숙 전 의원이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즉 윤여준·한상진 공동위원장을 현역의원 4명으로 이뤄진 부위원장단이 뒷받침하며, 부위원장단 가운데 수석 역할을 김한길 의원이 맡게 된다는 것. 김 의원이 공식적으로 윤·한 공동위원장에 이어 '서열 2위'가 된 셈이다. 또 박선숙 전 의원이 맡을 '집행위원장'은 "정당 사무총장 역할이라 보면 된다"고 이태규 실무지원단장이 설명했다.

황주홍 의원은 정강정책기초위원장을, 유성엽 의원은 당헌당규기초위원장을 맡고, 실무지원단장 역할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이태규 단장이 계속 맡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홍보위원장과 정책위원장, 대변인 인선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히며, 홍보·정책위원장에는 "기성 정치인이 아닌 외부의 특출한 전문가를 모셔 오기로 했다"고 했다.

특히 이날 오후 3시 처음 열리는 '기획조정회의'가 국민의당 창준위의 공식적 의사결정기구 역할을 하게 된다고 신당 측이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기획조정회의 참석 대상은 "공동위원장 2명과 상임부위원장, 인재영입위원장, 집행위원장, 전략위원장, 정책위원장, 홍보위원장, 실무지원단장, 대변인" 등 10명(공석 제외 7명)이 된다고 한 위원장은 설명했다.

건강 문제로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윤여준 공동위원장에 대해 한 위원장은 "어제 저녁 늦은 시간에 제가 문병을 가서 인사를 드리고 '쾌유하시고 같이 일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제가 잘 모시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윤 위원장이 자신에게 "정치가 매우 어려운데, 한 선생은 학자인데 잘할 수 있을까? 참 어려운 거야"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발표된 인사가 윤 위원장과 합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당이 총선준비기구를 금주 중으로 발족한다는 보도에 대해 한 위원장은 "현재 단계에서는 규약에 나와 있는 조직을 빨리 가동하는 게 우선"이라며 "규약에 나온 정규 절차와 과정을 충분히 한 향후에 총선 문제를 검토하는게 순서지, 처음부터 (총선) 특별기구를 만든다는 것은 조직 운영상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부인했다.

박선숙 신임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 기자실을 찾아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총선 준비를 박 위원장이 맡게 되느냐'는 질문에 "오후 3시 기획조정회의에서 창당을 어떻게 준비할 건지, 총선은 어떡할 건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만 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 문제는 당의 판단에 따르겠다"고만 했다. 그는 신당 참여를 결심한 과정에 대해 "안 의원의 요청이 있었고, 최근 김한길 의원도 만나뵈었다"며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인가 걱정이 많았지만 한 위원장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어려운 결심을 하고 힘든 과정을 거쳐가고 있는데 짐을 좀 나누어 져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13일 국민의당(안철수신당) 창준위 상임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한길 의원(왼쪽)과 집행위원장을 맡게 된 박선숙 전 의원. ⓒ프레시안

안철수 신당 "선거구 실종사태, 총선 연기해야"

이날 국민의당 창준위는 성명을 내어 "총선이 불과 100일도 남지 않았는데 사상 초유의 무법적 선거구 실종 사태가 초래되고 말았다"며 "국민의 선택권과 참신한 정치신인의 출마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총선연기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국민의 정당 선택권과 정치적 약자인 정치신인의 선거운동 권리를 봉쇄해놓고는 해결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거대 양당의 기득권 카르텔이 대한민국 위기의 핵심 공범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정치 신인에게 보장된 120일의 짧은 선거운동 기회조차 박탈하고, 90일 전에 사퇴해야 하는 공직자들의 출마 기회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만행에 가까운 행동"이라며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대통령은 협상책임자(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특사로 외국에 내보낸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이태규 국민의당 창준위 실무지원단장은 "우리 당으로 (총선에) 나올 분들이 '정치 신인들이 굉장히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하소연해서, 창준위원장을 비롯한 책임있는 분이 이 의견을 원론적 차원에서 제기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창준위 소속 (현역)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절차를 밟겠다"고 향후 추가 대응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