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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예상 깬 실형 선고…징역 2년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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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재현 CJ 회장, 예상 깬 실형 선고…징역 2년6개월

파기환송심 "법 적용 달리 해도, 사실 관계는 같아"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던 이재현 CJ 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도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9월 "배임 혐의에 대한 2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며 파기 환송했었다.

당시 법조계 주변에선 이 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리라는 예상이 나왔었다. 대법원이 특정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이 아닌 형법상 배임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형법상 배임죄는 특경법상 배임죄보다 처벌이 가볍다. 그래서 법원이 재벌 범죄에 대해 다시 관대해졌다는 말이 나왔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예상을 깨고 이 회장에 대해 실형 선고를 유지했다.

파기환송심 "법 적용 다르게 해도 사실 관계는 동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2부(재판장 이원형)는 15일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과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배임 혐의에 대한 법 적용을 다르게 하더라도 기본적 사실 관계가 동일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양형의 문제가 아니라 형 집행의 문제"라고 밝혔다. 다만 특경법상 배임죄가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했으므로, 형량이 6개월 줄었다.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구속기소 됐다.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구속된 대기업 총수였다. 검찰의 최종 기소 내용은 조세 포탈 546억 원, 횡령 718억 원, 배임 392억 원이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조세 포탈 260억 원, 횡령 718억 원, 배임 363억 원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조세 포탈 251억 원, 횡령 115억 원, 배임 209억 원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에 벌금 252억 원을 선고했다. 수백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해서 개인적으로 썼다는 게 검찰 측 기소 내용인데,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인 용도가 아닌 접대비나 선물비, 격려금, 포상금 등 회사 관련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1심에 비해 횡령 액수가 대폭 줄어든 건 그래서였다.

대법원은 지난 9월 조세 포탈 및 횡령 혐의에 대해선 2심과 같이 판단했다. 그러나 배임 혐의에 대해 다시 판단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파기 환송). 이 회장의 배임 혐의는 그가 소유한 '팬재팬'이 일본 부동산을 사는 과정에서 CJ그룹 일본 법인(CJ재팬)에 연대 보증을 서게 해 손해를 끼쳤다는 것이다. 이 회장의 개인 회사인 '팬재팬'이 이득을 본 만큼 CJ재팬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팬재팬의 이득액이 구체적으로 계산되지 않는 상황에서 1·2심이 특경법을 적용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특경법을 적용하려면 배임액이 5억 원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회장 사건은 배임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팬재팬이 50억 엔 상당의 이익을 취득했다'는 공소 사실을, 대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회장이 배임죄를 저질렀다는 건 분명하다. 따라서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었다.

"이 회장 건강 문제는 2심 판결에 이미 반영돼 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판단 취지대로 조세 포탈 및 횡령에 대해선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배임 혐의에 대해선 특경법상 배임죄가 아닌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했다. 특경법상 배임죄를 적용하면,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다. 형법상 배임죄를 적용하면 10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 회장의 건강 등을 고려해서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하리라는 예상도 나왔었다. 이 회장은 2013년 8월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건강 문제는 2심 판결에 이미 반영돼 있다"고 봤다.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게다. 다만 이 회장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이라 법정구속은 면했다.

판결 직후, 이 회장 측은 즉각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이재현 CJ 회장 횡령·배임·탈세 사건 일지


- 2013년


△5월21일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 CJ그룹 본사, 경영연구소, 제일제당센터 및 임직원 자택 압수수색.

△5월21일 = 검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2008년 이후 CJ그룹 세무조사 자료 확보.

△5월24일 = 검찰, 증권거래소서 CJ그룹 주식거래내역 확보.

△5월29일 = 검찰,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 압수수색. 신한은행서 CJ그룹 일본법인이 담보를 선 대출 내역 확보.

△6월6일 = 검찰, 이재현 회장 금고지기 역할 했던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체포.

△6월8일 =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신씨 구속.

△6월19일 = 검찰, 이재현 회장 최측근인 CJ중국법인 임원 김모씨(중국체류 중)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 사법공조 절차 착수.

△6월20일, 21일 =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소환. 미술품 거래내역 집중추궁.

△6월25일 = 이재현 CJ그룹 회장 검찰 출석. 11시간여 조사. 이 회장 혐의 상당부분 인정.

△6월26일 = 검찰, 이재현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 청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6월27일 = 검찰, 신동기 부사장 구속기소. 일본 도쿄 내 부동산 매입과정에서 CJ일본법인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 254억원 횡령 및 510억원 배임. 이재현 회장과 공범 관계.

△7월1일 = 검찰, 이재현 회장 구속. 차명재산 운용과정서 510억원대 조세포탈, 일본 부동산 투자과정서 254억원대 횡령, 510억원대 배임 혐의.

△7월10일 = 검찰, 이재현 회장 구속만기 연장.

△7월18일 = 검찰, 회삿돈 963억원 횡령 및 569억원대 배임, 546억 조세포탈 혐의로 이재현 회장 구속기소.

△7월25일 = 법원, 이재현 회장과 신동기 부사장 사건 병합 심리 결정.

△8월8일 = 이재현 회장, 신장이식 수술 위해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신청.

△8월20일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 이재현 회장에 대해 구속집행정지 3개월 결정.

△8월28일 = 이재현 회장, 서울대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

△11월15일 = 이재현 회장, 신장이식 후 바이러스 감염돼 추가 치료 필요하다며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

△11월27일 = 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3개월 연장.

△12월22일 = 서울중앙지검 금융범죄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 홍송원 대표 미술품 거래가격 속여 서미갤러리의 법인세 30여억원을 탈루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불구속기소. CJ그룹과 거래한 미술품 200여점, 1000억여원어치 탈세 여부도 수사했으나 탈세 혐의만 우선 기소.

- 2014년

△1월14일 = 검찰, 이재현 회장에 징역 6년 벌금 1100억원, 신동기 부사장에 징역 4년에 벌금 1100억원 구형.

△2월14일 = 법원, 이재현 회장에 징역 4년, 벌금 260억 선고. 신동기 부사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선고.

△2월19일 = 이재현 회장 등 법원에 항소장 제출. 검찰 측도 항소.

△2월19일 = 이재현 회장, 법원에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

△2월28일 = 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2개월 연장.

△4월18일 = 이재현 회장,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권기훈)에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

△4월30일 = 법원, "전문심리위원들과 서울구치소의 의견조회 결과 종합해볼 때 연장할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 기각.

△5월13일 = 이재현 회장, 수감 중 건강 악화로 서울대병원 입원.

△6월16일 = 이재현 회장, 건강 악화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재신청.

△6월24일 = 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2개월 결정.

△8월13일 =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연장 신청.

△8월14일 = 검찰, 이재현 회장에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 구형.

△8월19일 = 이건희 삼성 회장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법원에 이재현 회장에 대한 선처 당부하는 탄원서 제출.

△8월21일 = 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3개월 연장.

△9월12일 = 법원, 이재현 회장에 징역 3년, 벌금 252억원 선고. 신동기 부사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선고.

△9월18일 = 이재현 회장과 검찰 측 상고장 제출.

△9월30일 = 대법원, 이재현 회장 사건 2부에 배당.

△11월4일 = 대법원, 이재현 회장 사건 주심으로 김창석 대법관 지정.

- 2015년

△3월18일 = 대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기간 7월21일까지 연장.

△7월13일 =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연장 요청.

△7월18일 = 대법원,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기간 11월21일까지 연장.

△8월14일 =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 타계.

△9월10일 = 대법원, 이재현 전 회장 사건 파기환송.

△11월10일 =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결심. 이재현 회장 "사업보국 기회 달라" 선처 호소.

△11월18일 = 이재현 회장, 구속집행정지 연장 요청.

△12월15일 = 법원, 파기환송심서 이재현 회장에 징역 2년 6개월 실형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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