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토요일인 12일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탈당 결행'을 막으려고 문재인 대표가 직접 안 전 대표의 집을 심야에 찾아가는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며 주말 내내 숨 가쁘게 움직였다.
13일 오전으로 예정된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야권 빅뱅'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하는 등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보이는 조짐이 곳곳에 나타났다.
문재인 대표는 13일 오전 0시58분께 박광온 비서실장과 윤건영 특보를 대동하고 안 전 대표의 서울 상계동 집을 방문했다.
문 대표는 문 앞에서 40분가량 기다렸지만 결국 집안에 들어가지 못했고, 안 전 대표와 별 대화를 하지 못한 채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먼저 안 전 대표를 만나고 있던 박병석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두 분이 인사를 서로 나누셨고 밤이 늦었기 때문에 오늘 다시 연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 대표는 구기동 자택으로 들어가기 전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얼마든지 힘을 합쳐서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방안들을 터놓고 의논하고 싶었는데 어쨌든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12일 밤 8시30분부터 국회에서 긴급의원간담회를 열어 안 전 대표의 탈당 철회와 문재인 대표의 당 갈등 해결에 대한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채택하고, 양측에 이런 내용을 전달하고 설득하기 위한 의원단을 급파했다.
김성곤 이미경 이춘석 의원이 간담회 직후 여의도 모처에서 문 대표와 20분 가량 만났고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충분히 뜻을 알겠고, 호소문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 분당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박병석 원혜영 노웅래 의원이 안 전 대표의 상계동 집으로 가 밤 11시45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께까지 "두 분이 당연히 힘을 합쳐야 한다"며 탈당을 만류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제 제안은 국민 앞에서 얘기했기 때문에 문 대표가 받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생각이 다르다고 어떻게 저를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느냐"라고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혁신전대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는 이종걸 원내대표가 수도권 모임의 요청에 따라 오후 6시께 당 소속 의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공지했다.
의원들이 대부분 지역구 관리에 전념하는 토요일에 의총을 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갑작스러운 공지에도 52명이 참석했다. 또 지역 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못한 의원 22명이 전화로 호소문 채택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이에 앞서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원 23명이 국회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수도권은 간발의 표차로 여야의 승부가 갈리는 지역으로,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탈당 등으로 야권 분열 구도가 형성되면 필패한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간담회에서는 이런 우려와 함께 당이 두 명의 대권주자에 너무 의존하는 상황을 비판하면서 자성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박병석 의원은 "이번 문제를 해결 못 하면 두 사람 모두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다. 솔로몬의 선택처럼 물러서는 어머니가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간담회가 끝나고 브리핑에서 "두 분의 화합이 중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이 가진 취약성을 자기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반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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