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일부 국무위원 인사를 단행했다. 교체 대상은 국회의원 겸임 장관인 유일호 국토교통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총선을 6개월 남겨두고, 이들의 재출마 길을 열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이와 함께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교체되고, 외교부 출신인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그 자리에 보임됐다. 차기 전투기 개발(KF-X) 사업과 관련한 '문책 인사'라는 관측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일호·유기준 자리엔 차관·기관장 출신…청문회 파장 최소화 노린듯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오후 기자실을 찾아 "박 대통령은 국정과제 개혁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일부 부처 인사를 단행했다"며 장·차관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 내용을 전격 발표했다. 김 수석은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강호인 전 조달청장이, 해양수산부 장관에 김영석 해수부 차관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김 수석은 강호인 국토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경제기획원(KDI)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거시경제, 예산, 공공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요직을 거친 경제 관료"라고 소개하며 "풍부한 공직 경험과 경제전반에 대한 거시적 안목을 바탕으로 주거 안정 등 국토부 주요 정책을 풀어갈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는 "해수부 주요 보직과 대통령 비서실 해양수산비서관을 역임했다"고 이력을 밝히며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으로, 해수부 과제를 연속성 있게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김 수석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장관 인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누가 임명됐느냐'보다는 오히려 '누가 물러났느냐'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5일 민경욱 전 대변인과 박종준 전 경호실 차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발표하며 '추가로 총선에 나갈 청와대 참모는 없다'고 밝혔지만, 청와대가 아닌 내각에 대해서는 언급한 바가 없었다. 이에 따라 장관들 가운데 누가 총선에 출마할 것인지, 누가 자리에 남을 것인지를 놓고 분분한 관측이 있어 왔다.
이런 가운데 유일호·유기준 장관이 먼저 장관직에서 '풀려 난' 것. 이번에 교체된 두 사람 외에도 정치인 출신 장관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3명이 더 있으며, 이들 외에도 정종섭 행정자치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이 아닌 각료들도 총선 출마설이 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물러나…전투기 기술이전 무산 책임?
'물러난 장관이 누구냐'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교체다. 앞서 이날 한 신문은 주 수석이 KF-X 사업에 필요한 핵심 기술 이전 무산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으나, 당일 오후 전격적 인사 발표로 사실상 인정했다.
이날 <중앙일보>는 주 수석이 박 대통령의 방미 직전 사의를 표했으며, 앞서 방위사업청이 지난 4월 미국 측에서 '4개 핵심 기술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는데도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가 올라가지 않은 데 대한 청와대 내부 문책론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김 수석은 "외교안보수석에 김규현 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조태룡 외교부 1차관을 임명한다"며 "김규현 수석 내정자는 외교 현안에 정통하고, 안보실 1차장으로 재직하며 안보 업무도 관리한 경험을 갖춘 외교안보 분야 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전임자인 주 수석도 외교부 출신이었다.
한편 이번 발표에는 일부 부처 차관 인사도 포함됐다. 기획재정부 2차관에는 송언석 기재부 예산실장이, 교육부 차관에는 이영 한양대 교수가, 외교부 1차관에는 임성남 주(駐)영국 대사가, 국방부 차관에는 황인무 육군참모차장이 임명됐다. 또 보건복지부 차관에는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이, 해수부 차관에는 윤학배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이 각각 인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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