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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김무성 흔들면 박근혜 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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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비박계 "김무성 흔들면 박근혜 레임덕"

김성태 "윤상현 술 취해서 얘기했나"…원유철은 "제3의 길 모색" 언급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와 '친박 좌장'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연일 김무성 대표를 흔들고 있는 모양새를 연출한 가운데, 김 대표와 가까운 비박계 의원들이 일제히 발끈하고 나섰다. 김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대해 친박계가 조직적으로 힘 빼기에 나섰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친박계 '김무성 흔들기' 본격화…"오픈프라이머리 물 건너가")

김 대표의 측근으로 불리는 김성태 의원은 18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특보와 서 최고위원의 발언은 '4월 총선에서 오픈프라이머리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 같기 때문에 차선책을 가져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석한다"고 전제하면서도 "만일 그 이상을 넘어선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야당이 법 개정에 협조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이제와서 우리가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오픈프라이머리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려 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아직도 정개특위를 통해서 야당과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으니까 국민공천제의 취지와 정신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을 어떻게든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런데 서 최고위원 발언은 우리 국민이나 언론이 볼 때 성급하게 분열(하는) 양상의 발언이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분명히 내포하고 있다"고 서 최고위원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김무성 대선 불가론'으로 해석된 윤상현 특보의 <조선일보>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윤 특보는 평소 대단히 정무감각이 뛰어나고 균형감이 좋은 정치인인데, 이번 발언에 대해서는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 발언 당시 혹시 술에 취해서 한 이야기인지 맨정신으로 한 이야기인지 이것 자체가 궁금할 정도"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관련 기사 : 새누리, '김무성 대선 불가론' 불거져 '시끌')

그는 "국민이 보더라도 김 대표(에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그런 분위기 아니냐"며 "전당대회에서 '수평적 당청관계', '할 소리는 제대로 하는 집권당' 면모를 기대하고 국민과 당원들이 김 대표를 선출해 준 것인데, 지금 김 대표가 당청관계에 그런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는 국민은 한 사람도 없다. 오로지 박 대통령 국정운영 뒷받침에 전후 사정을 안 가리고 총대를 메고 있는 실정인데 대통령 정무특보라는 친구가 국민들 상식에 납득이 되지 않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며 윤 특보를 거듭 비난했다.

김 의원은 "항간의, 언론의 우려대로 김 대표가 지금 가정사(둘째 사위의 마약 전과)로 인해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 '김무성 흔들기'를 의도적·조직적으로 해서 차기 대선 권력 갈등을 일찌감치 표면화시킨다면 그 자체가 대통령의 레임덕을 재촉할 수 있는 길"이라며 "차기 권력을 조기에 키워서 여권 내부 갈등이 깊어지면 집권당으로서 국정운영 뒷받침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친박계를 넘어 청와대를 향한 간접 경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더군다나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에는 세월호, 올해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얼마나 국정운영이 어려웠느냐. 이제 겨우 국민들 지지를 회복해서 공공·금융·노동·교육 4대 개혁 과제를 성공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 가장 절호의 시기를 지금 맞이하고 있는데 이 시기에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윤 특보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트라우마가 된 세월호, 메르스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김무성 지도부의 일원인 비박계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은 국민공천제를 안 할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다"며 "이것을 꼭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을 반박했다. 홍 부총장은 "정치는 최선을 다해 여야가 협상하는 것인데, 그것도 안 됐을 때는 저희들이 단독으로라도 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윤 특보의 인터뷰에 대해서는 "당이 후보가 많으면 나쁠 게 없지 않느냐. 당이 커가는 모습의 한 일면으로 볼 수 있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구 친이계 출신인 정두언 의원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픈프라이머리는 명분상으로 당연히 해야 되는 것"이라며 "공천권을 특정 권력에 맡겨선 안 된다. 그러면 국회의원들이 다 거수기가 돼 버린다"고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 반대 입장을 폈다.

단 정 의원은 윤 특보의 인터뷰를 놓고는 "정치인들이 발언이야 아무렇게나 할 수 있다"며 "발언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발언했으면 거기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되는 것이고, 발언 자체를 억누르는 것은 민주사회에 안 맞는 것"이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윤 특보가 '친박 중에 대선에 나올 사람이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자기가 (보기에) 그런 사람이 있으면 자기가 그 사람을 키워서 경쟁을 시키면 된다. 경쟁이라는 것은 좋은 것 아니냐. 대권 경쟁은 많을수록 좋다"고 하기도 했다.

원유철 "제3의 길"…김무성에 등 돌리고 친박계 주장 수용?

반면 비박 그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구 친이계 출신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에서 전략공천이나 컷오프 같은 것을 도입하는 바람에 저희가 (야당과) 함께하는 완벽한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새로운 상황이 됐다. 사실 선거가 얼마 안 남지 않았으냐. 공천 룰을 빨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후보자들이 새로운 제도 속에서 빨리 준비할 수 있게끔 해야 하기 때문에 선거 제도 확정이 시급하다"면서 "국민공천제의 근본 취지를 살리는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것을 토대로 해서 '제3의 길'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친박계가 오픈프라이머리 대신 '플랜B'(윤상현), '제2의 방법'(서청원)을 주장한 것과 거의 일치하는 발언이다.

원 원내대표는 '김무성 식 오픈프라이머리는 물 건너간 게 맞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금 새로운 상황이 생긴 것"이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철회할 경우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한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 문제를 가지고 당 내에서 더 치열한 토론과 합리적인 대안 모색을 잘 대처해 나가야 되겠다"며 원론적인 답만 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지도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공약했고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됐는데, 다시 의총을 열어 제3의 길을 논의할 생각이냐'는 질문을 받고 "지난번 오픈프라이머리(당론 결정)는 야당과의 합의를 전제로 한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사정변경이 생긴 것이다. 사정변경이 생겼는데 그대로 있는 것도 무책임한 일 아니냐"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오픈프라이머를 계속해야 한다는 김 대표 주장과는 다르다'는 지적에 "큰 틀에서는 같다"면서도 '제3의 길' 이야기를 사전에 김 대표와 상의했댜는 물음에는 "논의를 안 했다. 원내대표로서 저의 개인적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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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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