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몰이가 본격화한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의 핵심 '격전지'로 예상됐던 오는 11일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관련 증인·참고인을 단 한 명도 관철하지 못했다.
환노위 여야 간사는 3일 증인·참고인 협상을 일단락 지었으나, 새정치연합 측 증인으로는 한경호 정부청사관리소장과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노조위원장만이 채택됐다.
그마저도 홍 노조위원장은 10월 8일로 예정된 고용노동부 종합 국감 때의 증인이다. 국감 '갈무리' 차원에서 진행되는 후반부 종합 국감은 언론과 여론의 관심에서 상당히 빗겨있는 때다.
참고인으로는 정부세종청사 청소용역 노동자와 불법 파견 관련 신문을 위한 해고 노동자, 노동조합 불인정 문제를 따져보기 위한 대신증권 노조 관계자만 여당과 협의됐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청년 일자리 및 정부의 청년 고용 대책과 관련해 신청한 '일반 청년' 1인이 여야가 채택한 유일한 야권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참고인이다.
반면,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부-여당의 구조 개편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 제 '스피커'들을 국감장에 전진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고용노동부 국감에는 권혁 부산대 교수,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류병헌 동구기업 대표(중소기업 경영상 어려움), 신보라 '청년이 여는 미래' 대표, 강동진 창원대 국제무역학과 학생 등 5인이 여당 측 공통 참고인으로 나온다.
野 환노위 보좌진 안에서도 '불만'…이인영 측 "추가 협상 여지 있다"
가뜩이나 새정치민주연합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대응이 '한 발'씩 늦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던 중에 이 같은 증인·참고인 협상 결과가 알려지자, 일각에선 "의지가 없어도 너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노동계뿐 아니라 증인 협상이 일단락된 후 명단을 열람한 야당 환노위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포착된다.
야당의 한 비서관은 "애초부터 야당 쪽 노동시장 구조개편 관련 증인·참고인 신청자가 없었던 게 아니다"면서 "박병원 경총 회장과 양대 노총 위원장, 전직 고용노동부 장관을 야당 공통 증인 및 참고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노·사·정의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정부-여당의 노동시장 구조개편 책의 의미와 합리성을 따져보자는 취지였던 셈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여당 측 증인·참고인만 채택되고 야당 측은 빈손으로 돌아선 셈이 됐다.
또 다른 비서관은 "여당 측 증인은 줄줄이 채택된 마당에, 야당이나 노동계를 대변할 증인·참고인은 현재 한 명도 없어 균형을 잃었다"면서 "임금 피크제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입장의 청년 단체도 여럿 있지 않나"라고 한탄했다.
이인영 의원 측 "새누리당서 노사정위 지켜보자 하는데…"
이 같은 불균형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이 1차로 나오게 된 것은 새누리당의 반발이 워낙 거셌기 때문이라는 해명도 있다.
증인 협상을 담당했던 환노위 야당 간사 이인영 의원실 관계자는 "여당에서 노사정위가 진행되고 있으니 그걸 일단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증인·참고인 문제로 야당이 '보이콧'까지 밀어붙여야 하나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국회 내 청년․비정규직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기구 설치를 제안한다"면서 국회 나름대로의 역할을 강조했음에도, '노사정위를 우선 지켜보자'는 새누리당 측 주장 또한 반박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여당 측 명단도 협상일 날 오전에야 제시돼서 (여당이 구조개편을 중심으로 증인·참고인 신청을 할 것이란 것을) 예측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면서 "아직 협상의 여지가 있다. 야당 측 증인·참고인을 더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실제로 추가 증인·참고인 신청을 위해 4일 오후 내부 의견 수렴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같은 야당의 '추가 협상' 시도가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국회법에 따라 증인에게 출석 요구서가 출석일 7일 전엔 송달이 돼야 하므로, 11일 국감을 위해선 오늘 중에 여야 추가 합의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시간이 매우 촉박한 셈이다.
이인영 의원실 관계자는 "10월 8일 종합 국감까지 길게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종합 국감은 의미가 크지 않다는 우려에 공감하며 최대한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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