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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중진 용퇴론이냐 문재인 퇴진론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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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중진 용퇴론이냐 문재인 퇴진론이냐

[시사통] 이슈독털 - 8월 5일

새정치연합에서 결이 다른 두 개의 장면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장면은 혁신위원들이 펼치고 있는 건데요. 586 리더 격인 이인영 의원을 향해 적지 출마를 요구한 바 있는 이동학 혁신위원은 어제 트위터에 글을 올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거론하면서 "이미 우린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쇼에서도 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국 혁신위원도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새정치연합의 다선 중진 의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고요.

다른 하나의 장면은 김동철 의원이 만든 건데요.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표와 단독으로 만나 제안을 했다고 합니다. 혁신위 활동이 끝나면 문재인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뒤 다른 차기 주자들과 함께 비대위를 꾸려 총선에 임하자는 제안이었다고 합니다. 안철수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같은 인사들의 이름이 이 자리에서 나왔다고 하고요.

혁신위원과 김동철 의원의 주장엔 넓고 넓은 간극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당 현실에 대한 진단이 너무 다르고, 처방이 너무 다릅니다.

혁신위원들은 당의 체질을 바꾸려 하고 김동철 의원은 당의 간판을 바꾸려 합니다. 혁신위가 주장하는 다선중진의 용퇴나 적지출마는 1차적으로는 헌신 모드를 어필할 수 있고, 2차적으로는 자동 물갈이를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에 기초한 것입니다. 그래서 내과적 처방에 집중합니다. 반면에 김동철 의원이 주장하는 차기 주자 연합은 겉으로는 흥행 요소의 극대화를 위한 것이고 이면으로는 분배와 분점을 노린 것입니다. 그래서 외과적 처방에 집중합니다.

아울러 김동철 의원은 문재인 체제가 총선 승리를 담보하지 못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반면에 혁신위원들은 그 직접적 상관성을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동철 의원은 문재인 1인의 교체에 목을 걸고 혁신위는 다수의 교체에 매진합니다.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이나 다른 두 주장을 저울에 올려놓을 생각은 없습니다. 어느 쪽 주장이 옳고 어느 쪽 주장이 틀린지를 재는 건 부차적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더 중요하고 더 본질적인 문제는 그 자체입니다. 시각차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현상입니다.

완전히 따로 놀고 있는 겁니다. 몸은 섞이지 않고, 쳐다보는 곳도 다릅니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개약진합니다. 이게 새정치연합의 현주소입니다.

이 지점에서 반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골간 교체와 간판 교체가 상극의, 배치되는 방안이 아니라는 반문, 각자 강조점만 다를 뿐 궁극적으로는 ‘종합’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반문인데요. 앞서 짚은대로 차기 주자 연합이 공천 지분 분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면 이런 반문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달리 내다볼 여지가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새정치연합의 명운은 혁신위 활동 종료가 예정된 9월 중순 이후에나 갈릴 것입니다. 한쪽은 당의 변화를 혁신위의 결론으로 모두 수렴하려 할 것이고, 다른 쪽은 혁신위를 털어내고 당의 변화를 모색하려 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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