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내·외에서 거론되는 '야권 신당론'에 대해 정면 반박하며, 사실상 신당 추진 세력을 "혁신을 거부하고 변화를 회피하는 이탈"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그간 무대응으로 일관해 온 문 대표가 신당론이라는 불을 끄기 위해 큰 바람을 일으킨 격인데, 불길이 꺼질지 더 거세질지는 미지수다.
문 대표는 22일 오후 '당원들께 드리는 글'을 전격 발표했다. 문 대표는 이 글에서 "최근 당 일각의 상황에 대해 우려가 많으실 것"이라며 "하지만 단언컨대 분당은 없다. 통합만이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이어 "혁신을 거부하고 변화를 회피하는 이탈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국민과 호남 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우리 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지 분열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이는 이른바 '비노' 그룹 등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신당 논의가 일고 있는 데 대한 정면 반박으로 풀이된다. 현재 당 밖에서는 천정배 의원의 신당 추진 가능성이 관심을 받고 있는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도 정대철 상임고문,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 등이 탈당해 신당을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관련 기사 : 김한길·안철수 신당行?…金·安 "사실무근")
문 대표는 특히 신당 창당의 근거로 '호남 민심'이 거론되는 데 대해 "(호남 민심은) 우리 당이 변화하고 단결해서 호남에서도, 호남 밖에서도 반드시 이기라는 것이지, 우리 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무너뜨리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 정서에 기대어 분열로 정권 교체의 희망을 무산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당원 동지들께 호소한다. 이제는 분열을 그만 말하자"며 "당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분당·신당·탈당 모두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대표는 전날 당 중앙위원회의 혁신안 의결에 대해 "변화를 향한 큰 첫 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하며 "아직 갈 길이 한참 더 남았다. 혁신위원회는 9월까지 추가 혁신안을 만들 것이고, 그것까지 담대하게 받아들여야 변화의 장정이 마무리된다"고 혁신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보수 집권 세력이 하나로 뭉쳐 있는 상황에서 야권이 1:1 구도로 맞서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며 "우리 당이 혁신을 통해 거듭나야 여야 1:1 구도를 얘기할 수 있다. 우리 당의 구심력도, 야권 전체의 구심력도 핵심은 혁신"이라며 혁신의 중요성을 재삼 강조했다. "혁신을 통해 변화하고 신뢰받는 정당이 돼야, 통합해서 함께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는 "이제 저의 임기는 총선까지"라며 '김상곤 혁신위'의 최고위원제 폐지 혁신안을 언급하고 "마지막 죽을 고비에서 장렬하게 산화할 각오로 총선을 이끌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믿고 따라 달라"고 호소했다. 한 당직자는 이번 성명 발표의 배경에 대해 "신당론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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