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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일제 전범 조카딸'과 중혼, 그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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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일제 전범 조카딸'과 중혼, 그 진실은…

롯데는 왜 '신격호 친일 가족사'를 부정하는가?

31일 롯데그룹이 신격호(1922년 생)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 씨가 일본 외무상을 지낸 시게미쓰 마모루(重光葵)와 친인척 관계라는 소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적극 부인하면서 일부 언론들이 이런 보도에 동원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하쓰코 씨의 결혼 전 성은 '다케모리(竹森)'이며 '시게미쓰'라는 성은 신 총괄회장과 결혼한 이후 그의 일본식 성을 따른 것이라고 했다. 롯데 측은 신 총괄회장이 시게미쓰 다케오(重光武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선 "일본식 이름을 지으면서 당시에 흔했던 성을 택했거나 한국 성이 '신씨'(辛氏)임을 고려해 성을 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 측은 "하쓰코 여사님과 시게미쓰 가문은 어떤 친인척 관계도 없다"면서 "일본 현지에 있는 시게미쓰 가문 관련 단체에도 직접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롯데 측은 <프레시안>과의 전화 통화에서 "크로스체크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롯데 측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웬만한 언론 수준에서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단 부인하고 본다는 성격이 강하다. 그렇게 판단하게 되는 이유는 <조선일보> 등이 이런 사실을 '팩트'로 보도하고 있는데도, 롯데 측이 정정 보도를 강력하게 요구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몇 년에 걸쳐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제 A급 전범 시게미쓰 마모루의 조카딸과 결혼했다"는 보도는 수없이 반복되어 왔다. 롯데그룹의 창업주이자 상징이라고 할 신 총괄회장과 관련한 민감한 보도가 지금까지 정정 보도도 없이 반복되어 온 것을 방치할 롯데그룹인가? 삼성그룹보다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정평이 난 곳이 롯데그룹이다.

▲ 지난 30일 김포국제공황을 통해 입국한 시게미쓰 마쓰코 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일본 부인이다. ⓒ연합뉴스

보도하기에도 민망한 신격호 회장의 결혼사


사실 이런 보도의 출발점은 원로 언론인 정순태 씨가 1998년 출간한 <신격호의 비밀>(지구촌 펴냄)이라는 책이다. 이 책에는 신격호 씨의 일본인 부인의 외삼촌이 시게미쓰 마모루라고 나온다. 또 <매일경제>는 2012년 2월 29일자 재계 혼맥을 분석한 장문의 기사에서 신격호 씨가 한국에서 결혼을 한 상태에서 하쓰코 씨와 '중혼'을 한 과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기사는 신격호 회장이 하쓰코 씨와 결혼하면서 그의 외삼촌의 성 씨를 따 시게미쓰 다케오로 창씨 개명을 했다는 점, 부인은 남편 성을 따른다는 일본의 관습에 따라 시게미쓰로 성 씨를 바꿨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일본에서 기반이 없이 사업을 일으키려는 신격호 씨가 일본 명문가를 후광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느냐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신격호 씨가 '일제 A급 전범의 조카딸'과 결혼했다는 것도 충격적이지만, 일본에서 새로 꾸린 가정 자체가 불법으로 시작했다는 점도 놀랍다. 신격호 회장은 열여덟살의 나이로 한 살 어린 노순화라는 동향 처녀와 결혼했다. 노순화 씨는 신격호 회장의 큰딸 신영자 씨의 어머니다. 그런데 신격호 회장은 임신 중인 아내를 혼자 남겨둔 채 이듬해인 1941년 일본으로 밀항을 감행했다.

신격호 회장이 일본에서 하스코 씨와 결혼한 것은 1950년이었다. 노순화 씨는 남편이 없는 상황에서 신영자 씨를 낳아 홀로 키우다가 남편이 일본에서 중혼을 한 이듬해 스물아홉의 나이로 요절했다.

지금도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는 신격호 회장의 결혼사는 또 있다. 바로 '세 번째 부인'이라는 서미경 씨다. 일본인 부인이 있는 상황이라 혼인 신고를 할 수 없는 관계다. 한국의 5대 재벌이라는 롯데그룹의 총수의 결혼사로서는 사실 민망한 점이 많다.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롯데그룹 사태에서 국민의 시각은 결혼사보다는 "롯데그룹이 도대체 한국 기업이 맞냐. 일본 기업 아니냐. 친일 기업 아니냐"는 논란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롯데가 일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는 것은 이번 '형제의 난'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친일 기업'이라는 정황은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바로 지난해인 2014년 7월 11일 일본대사관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일본 자위대 창설 60주년 기념식'을 열기 위해 행사장을 예약했다가 취소되는 소동이 있었다.

롯데호텔에 대해 거센 항의가 이어지면서 롯데호텔은 부랴부랴 일본대사관에 장소 예약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결국 이 행사는 일본대사관에서 치러졌다.

롯데그룹의 지배 구조는 매우 불투명하다.한국 롯데 81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에 불과하다. 한국 롯데를 지배하는 일본롯데홀딩스는 다시 신격호 가문의 개인 회사로 알려진 일본의 '광윤사'가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지분싸움을 하면 누가 이길지 아무도 예측을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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