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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셀프 디스'…"카리스마 못 보여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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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셀프 디스'…"카리스마 못 보여 죄송"

새정치 영입한 '홍보 전문가' 손혜원, 첫작품 공개

'처음처럼', '참이슬' 등의 제품명을 지은 광고 전문가로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에 영입된 손혜원 홍보위원장이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작품을 선보였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다르다'는 평이 나왔다.

손 위원장은 이날 여름철을 맞아 새로 디자인한 당의 슬로건과 걸개그림, 당 홍보 캠페인을 공개했다. 관심은 새 홍보 캠페인 '셀프 디스'에 꽂혔다. '디스'란 힙합 음악 장르에서 유래된 말로, 랩퍼들이 서로를 비난하며 깎아내리는 것을 뜻한다. 어원은 '디스리스펙트(disrespect).'

손 위원장은 이 캠페인의 취지에 대해 "우리가 거듭나기 위해서 하는 게 반성"이라며 "국민들이 당에 대해 섭섭해 하고 마땅찮게 느끼는 게 분명히 있는데, (그런 부분을) 좀더 리얼하게 느끼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셀프 디스'는 '내 탓이오'도 될 수 있지만, 이 말 자체에 약간 유머 감각이 있다"며 "내가 나를 '디스'하지만 그러면서 할 말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위원장은 먼저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맞붙었던 문재인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셀프 디스' 캠페인의 1·2번 주자로 선정했다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새정치연합 혁신 의지를 보여주며 당에 계신 모든 분들로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했다. 손 위원장이 직접 인터뷰하고 퇴고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셀프 디스' 캠페인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새정치민주연합

강한 카리스마를 보여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인권변호사로 일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거나, 면전에서 안면을 바꾸고 언성을 높인다는 것은 제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30여 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당 대표가 된 후 많은 분들이 저를 보며 답답해 하십니다. "밀어붙여라", "딱 부러지게, 후련하게 해라!" 평생 쌓인 신중한 성격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이 개혁하듯 저도 분발할 것입니다.

또한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존중하는 습관으로 국민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겠습니다. 약한 사람에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강한 자의 횡포에는 더욱 강해지는 당 대표의 카리스마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당 대표 문재인

호남, 호남 해서 죄송합니다


서러웠습니다. 호남이라 눈치보고, 호남이라 소외당했습니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저는 의붓자식 같은 차별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같은 대한민국이건만 호남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꼭 성공해서 호남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드디어 정치에 입문했고 전 호남, 호남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지금껏 차별받고 소외받은 호남을 저라도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짧지 않은 세월, 호남 타령만 해서 죄송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그 어떤 지역도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다시 뛰겠습니다. 제가 느꼈던 소외감을 이제는 그 누구도 느끼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나라, 나라 하겠습니다. 국민, 국민 하겠습니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박지원


손 위원장은 이같은 '셀프 디스' 캠페인 외에도 "시원한 정치로 거듭나겠습니다"라는 문구와 당의 상징색인 푸른색 하늘·바다가 어우러진 새 걸개그림도 함께 선보였다.

손 위원장은 "'시원한 정치'는 여름에 맞는 슬로건"이라며 "당의 혁신과 변화를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느낌으로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혁신을 하기 때문에 '혁신'과 '여름'과 '시원한 정치' 세 개를 이미지로 묶은 것"이라며 "한 달만 쓸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실 손 위원장이 당직을 맡은 후 대외적으로 처음 내놓은 결과물은 안철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정보지키기위원회' 명칭과 슬로건이 담긴 걸개그림이었다. 그는 이 작업을 사례로 들며 "이렇게 내용을 담으면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사진에 뭘 말하고 싶은지 다 나온다"면서, 과거의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걸개그림은 사진 촬영시 문구가 토막토막 잘려 나온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당에 온 지 2주하고 2일 됐다"며 "의외로 할 일이 많다. 일단 커다란 것을 만들어 내놓기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할 수 있는 만큼 바꿔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새정치연합의 홍보전략과 관련해 "그동안 우리가 참 못했다"며 "대응도 잘 못했고 순발력도 떨어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맞수'로 거론되는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과 자신을 비교하는 취지의 질문에 손 위원장은 "개인 평가는 제가 함부로 할 수 없다"며 "조 본부장과 같이 일해본 적이 있고, 카피라이터로 유명하신 분이다. 사실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꾼 것은 대단했다"고 추켜세우는 한편 "저 스스로는 그분과 처한 상황이 다르다. 제품 1· 2등이 다르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점유율 1위 상품'인 새누리당의 홍보전략을 짠 조 본부장에 비해 '2위 상품'인 새정치연합의 홍보전략을 짜야 하는 자신이 "더 치열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말이었다. 그는 "따라할 생각 없다. 더 열심히 해야 '맞장'뜰 것"이라며 "아류로 갈 생각은 없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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