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광고 전문가인 손혜원 '크로스포인트' 대표를 당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참이슬', '처음처럼', '힐스테이트' 등 유명 브랜드를 작명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17일 손 대표를 홍보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다며 "두 달 전쯤 확정됐는데, 당 상황 때문에 발표를 못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문재인 대표와 가까운 다른 당 관계자도 "홍보위원장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손 대표가 영입 대상인 것도 맞다"고 전했다.
정식 인선 발표 시기는 사무총장 등 정무직 당직자 인사와 맞물려 나올 가능성이 높다. 새정치연합은 사표를 제출한 양승조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최재성 의원을 인선하는 방안을 놓고 주류-비주류 간 의견 대립을 벌이고 있다.
손 대표가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을 맡게 되면,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카피를 만든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과 좋은 맞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표는 당 홍보 전략과 관련, 새정치연합에도 조 전 본부장 같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보인 바 있다.
조 전 본부장은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라는 새 당 이름과 로고를 만들고, 당의 상징색을 종전의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과감하게 바꾼 장본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을 앞두고 나온 '혁신작렬', '새바위(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등도 그의 작품이다.
손 대표 역시 '참이슬' 등 유명 브랜드명을 지은 광고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트롬' 세탁기, '매직스' 생리대, '앤제리너스' 커피전문점 등의 이름이 모두 그의 손에서 빚어져 나왔다.
단 여당과 제1야당이 모두 광고 전문가를 홍보 사령탑에 앉히면서, 총선 선거전이 실질적 정책 생산 경쟁보다 홍보 문구 경쟁 위주로 흘러갈 우려도 지적된다. 특히 이런 선거전 양상이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도 짚어볼 부분이다.
미국 민주당의 전략가이자 인지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는 그의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승리를 얻는 비밀은 단순히 더 나은 전술에 있는 것은 아니"라며 "확고한 동원력이나 보다 나은 유권자 표 구하기 게임, 더 날카로워진 공격적인 광고, 이런 것들이 (승리하는 전술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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