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靑, 인권위원장 또 밀실 인선…"판검사 일색 인권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靑, 인권위원장 또 밀실 인선…"판검사 일색 인권위"

인권단체 "이성호, 현병철보다 낫다? 법관이 인권전문가 아냐"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차기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이성호 서울중앙지법원장을 내정한 데 대해 시민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청와대가 또다시 '밀실 인선'을 하면서 인권위원장 후보 자격을 검증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 인권위원장에 '아람회 판결' 이성호 법원장)

인권·시민사회단체는 '인권위의 독립성은 인권위원 선출의 독립성에서 온다'며, 그간 인권위원장을 비롯한 인권위원 선출 절차 마련을 요구해왔다. 지난 4월에는 '국가인권위 위원장 인선절차 및 투명성 확보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연석회의)'를 구성하고 청와대, 국회, 대법원에 '신임 인권위원장 및 인권위원 선출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인권위원 선출 절차를 마련하라는 요구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의 경고를 따른 것이기도 하다. ICC는 지난 2014년 3월, 10월에 이어 올해 3월 계속 같은 내용을 이유로 등급심사를 보류했다. 위원 선출 기준을 정립하지 않고, 심사 및 선출 과정에 광범위한 협의와 참여를 증진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3회 연속 등급 보류는 사실상 강등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인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또다시 밀실 인선을 한 것은, 인권위 위상을 더 이상 추락하지 않게 하기 위한 시민 사회와 국제 기구의 노력을 수포로 돌린 것이라는 지적이다.

▲20일 차기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내정된 이성호 서울중앙지법원장. ⓒ연합뉴스

연석회의에서 활동 중인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연석회의는 청와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시민사회와 함께 후보자를 정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날 인선이 있기까지 연락 한 통 받지 못했다"며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내정자가)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충분한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내정자가) 현병철보다 나을 수 있겠지만, 투명한 절차가 확립되지 않는 한 인권위에 문제적 인선이 계속될 것"이라며 "최이우 인권위원도 문제였지 않느냐"고 했다. 최 인권위원은 박근혜 정권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임명된 비상임위원으로, 성 소수자 차별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인권위원 11명 중 7명이 이미 법조계 출신인데 '다양성'은 어디로?


이 내정자에 대해선 법조 경력 외에는 알려진 게 없는 상황이다. 인권위 관계자들은 이성호 내정자 개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면서도, '법조계 출신' 인권위원장의 한계를 짚었다.

인권위 상임위원을 지낸 유남영 변호사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법조인은 현행법에 비춰 사건 해결에 집중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권 문제를 발굴하고 제시하는 데 미흡할 수 있다"며 "특히 인권 문제의 경우 국내법보다 포괄적인 국제조약을 따르는 경우가 많은데, 법조계 관록이 오래 붙을수록 현행법을 넘어서는 사고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법률 전문가가 인권 전문가는 아니란 얘기다.

이 내정자가 위원장이 될 경우, 무엇보다 인권위 내 인적 다양성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인권위원 11명 중 7명이 판검사 등 법조계 출신이다. 이미 다양성이 상실된 가운데 위원장마저 다시금 법조인이 임명된다면 여성, 장애, 청소년, 노동, 성소수자, 이주인권 등 다양한 인권 약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권위원의 다양성 부족, 다원성 부족 문제에 대해선 ICC 또한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연석회의 측은 이번 밀실 인선에 대해 규탄하기 위해 21일 오전 청와대 앞인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