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학교(교장 유미경, 된장전문가·밥상디자이너)가 오는 9∼10월 제5기 강의를 준비합니다. 지난 5월 이래 메르스로 큰 고생을 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왜 된장이 중요한지, 먼저 가을학기를 맞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비너스가 나오는 서양 명화(名畵)들에 대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번쩍하고 들려온 것은 “명화란 다양하게 해석되는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된장을 알면 알수록 뭔가 규정하고 싶은 열망에 휩싸이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된장은 명화처럼 해석이 다양한 분야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된장이 콩, 물, 소금이라는 간단한 재료로 만들어지지만 알고 보면 복잡한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된장과 언저리를 맞닿고 있는 학문을 꼽아보면 식품학, 영양학, 발효학, 물리학, 화학, 미생물학, 환경학, 육종학, 영양의학 등이 있습니다. 된장은 된장이지, 된장을 학문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슨 멋이냐고 핀잔의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만 글로벌 음식이 범람하고 있는 요즘 ‘우리 음식의 기본’인 된장을 여러 각도에서 정의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겠습니다.
된장을 단순하지 않게 하는 제1의 요인은 미생물이 관여하는 발효의 영역이란 점입니다.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1637년 레벤후크에 의해 미생물이 처음으로 관찰되었고, 1856년 파스퇴르에 의해 와인의 신맛을 내는 것이 효모라는 것이 밝혀졌고, 1929년 플레밍에 의해 푸른곰팡이에서 항생물질이 발견되기 전까지 모든 발효 현상은 ‘신의 영역’에 속해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 조상들이 장을 담그기 사흘 전부터 바깥 출입을 삼가고, 심지어는 입을 한지로 봉한 뒤 장을 담고, 또 상가 집에 다녀온 사람은 장독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게 했다거나, 매일 아침 장항아리를 닦으라고 하는 것은 나쁜 미생물은 통제하고 좋은 미생물은 적극 받아들이고자 했던, 매우 흥미로운 관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 No.1 건강사이트’를 표방하는 한 미국의 웹사이트에서는 우리 몸에 좋은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을 섭취하는 방법으로 발효식품의 섭취를 반복하여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때 단골로 소개되는 것이 일본의 낫도와 인도네이아의 템페입니다. 우리 몸에는 1,000조 개의 미생물이 있으며 장내에는 100조 개, 500여 종의 미생물이 있고, 면역작용의 70~80%는 장(腸)내에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장내 좋은 유익균을 증가시키는 것이 건강에 가장 유익한 일이 되겠지요.
저는 최고의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은 단연 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장을 담그는 매개체인 메주가 최고의 미생물 배지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메주의 영양은 바로 콩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메주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수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800여 종이 됩니다.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으로서 여타 식품보다 분명 한 수 우위에 있는데도 세상이 아직 된장을 모르고 있다면 안타까운 일입니다.
2015년 6월 내내 메르스로 온 나라가 벌벌 떨었습니다. 미생물 중에서도 가장 크기가 작은 바이러스에 우리 인간은 속수무책이 되었지요. 세균이나 곰팡이는 항염제나 항진균제로 막을 수 있지만 지 맘대로 우리 세포를 넘나드는 바이러스는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감기, 사스, 메르스 모두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으로 그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튼튼히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된장의 면역작용은 얼마나 강할까요?
부산대의 박건영 교수가 쓴 <장류의 과학과 건강기능성>에 보면 “된장의 추출물이 특이적으로 면역증강물질인 B임파구의 증식을 증가시키고 대식세포와 B임파구의 사이토카인 생성을 증가시킨다”고 하였습니다. 전통된장 내에 있는 면역증강물질은 일반 된장보다 4배, 일본된장(미소)보다 10배로 그 함량이 높았습니다. 또 “면역증강물질이 100도씨에서 30분 가열처리해도 안정하였다”고 한 것은 매우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보통 하듯 펄펄 끓여 된장국이나 된장찌개로 먹어도 면역 활성을 높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이상, 된장의 면역작용을 주로 살펴보았습니다만 된장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이번 가을 된장학교 입학을 통해, 된장이란 명화를 직접 해석해주십시오.
어머니가 되고 시어머니가 되실 분, 즉 가정주부님들은 물론이고 퇴직을 앞두신 분, 귀농귀촌을 준비하시는 분, 된장농원을 계획하시는 분, 심지어 외국인까지...남녀노소 불문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경력의 분들이 된장학교에 옵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잉태한 장 문화를 이해하고, 생태적인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분은 누구라도 환영입니다.
제5기 된장학교의 특징
1. 환경, 역사, 문화, 영양, 발효 등 다양한 관점에서 된장을 공부합니다.
2.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 4대 장에 대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합니다.
3. 된장차 시음, 된장 테이스팅 실시, 된장 샘플을 제공합니다.
4. 교재 제공을 통해 수업의 완성도를 높입니다.
5. 된장학교 수료생의 커뮤니티 모임인 ‘쟝파티’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6. 2016년 장담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실비 부담)
된장학교 유미경 교장선생님은
‘우리나라가 콩의 원산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전국의 된장농원을 찾아다니며 ‘인터넷 된장가게(코푸드)’를 운영한 바 있고, 이를 토대로 <우리콩 세계로 나아가다>와 <된장 인사이드>를 썼습니다. 또 콩세계과학관 추진위원으로서 콩세계과학관의 스토리텔링을 맡아 진행하였습니다. 2013년 3월 인문학습원에 된장학교를 개설한 이래, 콩과 된장을 일찍 알게 된 행운에 감사하며 된장의 전통과 그 의미를 전파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된장학교 2015년 가을학기 시간표
2015년 가을학기 강의(제5기)는 9월 3일부터 10월 2일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2시간씩 총 8회(2회는 용인 <장촌농원>에서 현장실습) 진행합니다.
*이번 학기는 현장실습을 강화했습니다. 전통된장농원인 용인 <장천농원>>에서 두 차례, 제5강 <고추장과 청국장>과 제7강 <메주 만들기> 현장실습을 합니다.
*전통된장농원 현장실습에는 각자 대중교통, 승용차, 참가자 카풀 등을 이용, 장촌농원에 모입니다(자세한 안내는 추후 알림).
*강의 일정은 변경될 수 있습니다.
*된장학교 카페(http://cafe.naver.com/doenjangschool)에도 많이 놀러오세요^^
된장학교 제5기 강의는 한국가양주연구소(서울 서초구 방배동 1022-4번지 모라빌딩 4층, 지하철2호선 방배역 1번 출구에서 약 2분 직진 후 모라빌딩 4층, 아래 약도 참조)에서 열립니다. 참가비는 35만원(강의비/재료비/명품된장 시식 및 샘플 제공 9종/1년, 5년, 10년 간장 시식/된장차 시음비 등/제5강, 제7강 현장실습비 포함)입니다.
자세한 문의와 참가신청은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회원 아니신 분은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회원가입 바로가기 ). 전화 문의(050-5609-5609)는 월∼금요일 09:00∼18:00시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공휴일 제외). 된장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참가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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