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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타자들의 맹활약, 메이저리그는 회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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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타자들의 맹활약, 메이저리그는 회춘 중

[베이스볼 Lab.] 올스타전 25세 이하 선수 18명 발탁이 갖는 의미

메이저리그의 얼굴이었던 데릭 지터의 은퇴 이후, 메이저리그 업계 내부에서는 젊은 스타의 탄생을 간절히 바라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늘이 그 소원을 이뤄주신 걸까? 작년 올스타전에는 올스타 주전 라인업에서 25세 미만 어린 선수가 단 두 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벌써 다섯 명이나 팬투표로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후보까지 포함하면 총 18명의 25세 이하 선수가 올스타에 선정됐다. 만약 각 리그별로 5명의 후보를 놓고 팬투표가 진행중인 파이널 투표에서 잰더 보가츠와 카를로스 마르티네즈가 선정될 경우엔 무려 20명이나 되는 어린 선수들이 올스타전에 출장하는 영광을 안게 된다.

최근 어린 투수들이 무지막지한 공을 뿌려대면서 수많은 영건 에이스들이 등장했고 올해도 작년 월드시리즈의 영웅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에이스 게릿 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작지만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소니 그레이 등이 올스타전 로스터에 승선했지만, 올 시즌에는 어린 야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미 MVP 트로피를 소유하고 있으며 명실상부한 현 MLB 최고의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과, 한때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올해 마침내 꽃을 피우기 시작한 내셔널리그의 브라이스 하퍼는 향후 10년은 족히 메이저리그의 얼굴로 활약할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퍼는 아직 만 23세가 되지도 않았는데, 하퍼 이전에 만 23세 이전에 두 번 이상의 올스타전 선발출장을 이뤄낸 선수가 바로 마이크 트라웃이다. 또 마이크 트라웃 이전에 그 위업을 달성한 선수는 약물 스캔들이 있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대단한 선수 중 하나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다.

트라웃과 하퍼는 올스타 뿐 아니라, 양대리그 MVP를 각각 차지하게 될 가능성도 상당한데 26세 생일이 지나지 않은 선수들이 양대리그 MVP를 차지한 기록을 찾으려면 무려 1974년(내셔널리그 스티브 가비, 아메리칸리그 제프 버로우스)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메이저리그의 현재이자 미래, 트라웃과 하퍼. ⓒAP=연합뉴스


하퍼와 트라웃 말고도 치열하게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카고 컵스의 미래의 홈런왕 크리스 브라이언트와, LA 다저스 팬들이 맷 켐프라는 선수의 존재를 잊게 만든 작 피더슨 등도 풀타임 첫 시즌에 생에 첫 올스타에 선정되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끔찍한 다리 부상을 이겨내고 벌써 홈런 커리어 하이(18개)를 쳐낸 매니 마차도가 뛰어난 어린 선수들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스타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그 이유를 아무리 봐도 단순히 데뷔가 늦어서 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카를로스 코레아도 이 페이스라면 내년 올스타 선정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코레아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데뷔 첫 25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친 최초의 유격수이다. 단순히 계산했을 때 현재 페이스로 162경기 풀 시즌을 치른다면 40개 이상의 홈런과 10에 가까운 fWAR를 기록하게 되는데 채 21살도 되지 않은 선수의 기록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만한 성적이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이런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게 된 걸까? 첫 번째 이유로는 약물의 시대가 어느정도 종식된 것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아직도 비밀리에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선수는 존재한다. 하지만 '약쟁이'들이 리그를 주름잡던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지금은 더 이상 자유롭게 약물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약물에 손을 대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신체노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30대가 넘어서도 괴력을 보여주던 타자들이 즐비했던 약물의 시대에 비해 현재는 30대가 넘어서도 황충과 같은 노익장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크게 줄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신체능력이 우월한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갈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거기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더 많아진 것이다.

거기에 최근 투고타저 현상이 극심했던 것도 이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로스터에 눈뜨고 보기 힘든 타격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들을 대체하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충분히 숙성되지 않았더라 하더라도 더 빨리 메이저리그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실제로 최근 타격 능력이 뛰어난 유망주들의 경우, 트리플A에서의 풀시즌을 치르지 않고 맛만 보거나, 아니면 아예 걸러버리다시피 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승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5세 이하 fWAR 상위 10 야수의 통산 트리플A 출장 경기

떠오르는 어린 야수들이 많아서일까? 8년동안 매년 하락하던 메이저리그의 경기당 평균 득점도 올해는 하락세를 멈추고 미세하게나마 오르기 시작했다. 투수전 나름대로의 묘미도 분명 있는 법이지만, 그건 수준 높은 투수들의 맞대결을 볼 때의 이야기다. 요즘처럼 4~5선발이 나와도 어렵지 않게 퀄리티스타트의 피칭을 하면서 점수가 나지 않는 경기는 투수가 잘 던지는 경기가 아니라, 타자들이 못 하는 경기라고 봐야 한다. 그런 경기보다는 점수가 날 땐 시원시원하게 점수가 나는 경기는 훨씬 더 재미있고,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극단적인 투고타저 현상을 완화시키고 기존의 스타들이 떠난 자리를 잘 메꿔나가야 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지금 활약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의 재능이라면 이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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