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두산 새 외인투수 스와잭에 대한 5가지 질문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두산 새 외인투수 스와잭에 대한 5가지 질문

[베이스볼 Lab.] 두산 앤서니 스와잭 집중분석

두산 베어스가 배트맨의 뒤를 받칠 새 로빈을 영입했다. 두산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네스키 마야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스와잭(Anthony Swarzak)과 총액 40만 달러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서 두산은 기존 니퍼트-마야 2인조에서 니퍼트-스와잭 원투펀치로 남은 2015 시즌을 치르게 됐다. 스와잭은 어떤 선수인지, 두산의 스와잭 영입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5가지 질문을 통해 살펴보자.

1. 스와잭은 어떤 선수인가?


미국 플로리다 태생의 스와잭은 1985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 30세가 됐다. 키 195cm에 97kg으로 현재 KBO리그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니퍼트(203cm) 다음 가는 장신이다. 고교 재학 시절 강속구로 이름을 날리다 졸업반인 2004년 드래프트에서 미네소타 트윈스의 2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에 입문했다. 노바 하이스쿨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투수는 스와잭이 유일하다(타자는 해리 차파스, 제프 피오렌티노, 마이크 모스 등 3명).


프로 입단 초기 스와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유망주로 각광받았다. 당시 한 리포트에서는 “19살임에도 팀에서 자기 자리를 만드는 것 이상을 해냈다”며 “시속 90마일 초반의 빠른 볼에 커브, 체인지업 등이 발전하고 있다”는 후한 평가를 내렸다. 2006년에는 하이 싱글 A에서 26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 7패 평균자책 3.2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해 스와잭은 <베이스볼아메리카> 선정 팀내 Top 10 유망주에 선정되었고, 메이저리그 전체 Top 100에서도 100위에 턱걸이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 BA 랭킹 100위에는 kt 마르테(13위), 전 한화 소속 피에(27위), 두산 팀 동료가 된 니퍼트(67위), 넥센 스나이더(71위), 전 KIA 투수 앤서니(93위), 전 두산 투수 볼스태드(97위) 등 전현직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승승장구하던 스와잭은 2007년 약물 문제로 50경기 출장 금지 제재를 받아 선수 생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복귀 이후 다시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이며 우려를 떨쳤다. 더블 A와 트리플 A를 무난히 통과해 마침내 2009년 빅리그 승격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데뷔 첫 해 기록은 12경기 선발등판해 3승 7패 평균자책 6.25로 좋지 못했다. 2010년에도 트리플 A에서 22경기 5승 12패 ERA 6.21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년간의 부진은 추진력을 얻기 위해 잠시 무릎을 꿇는 과정이었을까. 2011년 다시 빅리그로 올라온 스와잭은 그 해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27경기 4승 7패 ERA 4.32로 한결 나은 피칭을 선보였고 이후 2014년까지 풀타임 메이저리그 투수로 활약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해는 풀타임 3년째인 2013년이다. 이때 스와잭은 48경기에 불펜으로만 등판해 96이닝 3승 2패 평균자책 2.91을 기록하는 호투를 펼쳤다. 하지만 2014시즌에는 그다지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결국 시즌 뒤 미네소타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에는 두산 입단 전까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마이너 계약으로 입단해 빅리그와 트리플 A 팀을 오가며 활약했다.

2. 두산측 소개에 따르면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고 되어 있는데, 사실인가?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스와잭은 최근 3년간 패스트볼 68%, 슬라이더 28% 정도로 사실상 두 가지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했고 커브와 체인지업은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따라서 영입 당시 나온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의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는 평가는 지나치게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 것이다. ‘던질 줄 아는’ 것과 실전에서 제대로 ‘구사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스와잭의 주무기는 높은 팔 각도에서 내리꽂는 빠른 볼이다. 스와잭은 30세가 된 지금도 여전히 평균 시속 92마일(148km/h), 최고 96마일(154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구사한다. 20대 초반 선발투수 시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주로 불펜에서 등판했기 때문에 선발로 나오면 평균 구속은 다소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140km/h 중후반대를 던지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와잭이 던지는 패스트볼은 기본적으로 포심 패스트볼에 속한다. 하지만 그가 던지는 패스트볼의 상당수는 투구추적시스템(Pitch f/x) 상으로 투심으로 분류될 만큼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스와잭은 미네소타 시스템에서 성장한 투수들이 대개 그렇듯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격적인 피칭을 펼친다. 초창기 스와잭의 투구 유형을 두고 일부 리포트에서는 '스콧 베이커와 유사하다'는 평을 내리기도 했다. 스와잭은 메이저리그 통산 6.7%로 수준급의 타석당 볼넷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6.7%의 타석당 볼넷 비율은 그간 KBO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투수 전체를 놓고 봐도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참고로 메이저리그 통산 10.1%의 BB%를 기록한 맷 앨버스는 지난 2014년 한화 이글스에서 5.9%의 매우 좋은 볼넷 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스와잭이 던지는 또 하나의 무기는 평균 130km/h 중후반에 달하는 슬라이더. 원래 스와잭은 유망주 시절 슬라이더보다는 큰 키를 활용한 낙차 큰 커브볼을 주로 구사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패스트볼-커브 조합은 막상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는 잘 먹혀들지 않았다. 이에 2010년 트리플 A에서 슬라이더를 집중 연마해 2011년 이후 세컨 피치로 구사하고 있다. 그에 반비례해 커브 구사율은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앤서니 스와잭의 미네소타 시절 투구 모습. ⓒAP=연합뉴스


3.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을까?


뚜껑을 열어 봐야 안다. 물론 스와잭은 다년간의 메이저리그 경력, 150km/h를 넘나드는 강속구, 수준급의 제구력까지 다양한 경쟁력을 갖춘 투수다. 하지만 그간 우리는 화려한 빅리그 경력을 갖춘 외국인 투수들이 난타당하는 장면을 지켜봤고, KBO 타자들이 150km/h대 강속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는 장면도 목격했으며, 스트라이크 위주의 공격적인 투구가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는 사례도 지켜본 바 있다.


몇 해전 두산이 영입했던 크리스 볼스태드만 해도 스와잭보다 더 큰 키에 풍부한 빅리그 경력, 강속구와 스트라이크 넣는 능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패했다. 싱킹패스트볼-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은 단조로웠고, 150km/h 가까운 강속구도 타자들에게 큰 위협을 주지 못했다. 스트라이크를 욱여넣는 투구패턴은 피안타율 0.330로 난타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점점 도망가는 피칭을 하다가 나중에는 탈삼진%(7.8)보다 높은 볼넷%(9.0)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LG가 영입한 루카스도 빠른 볼 구위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막상 나오는 경기마다 난타를 당하는 모습이다.


이제 KBO리그 타자들은 150km/h에 가까운 빠른 볼도 얼마든지 때려낼 스피드와 파워를 갖추고 있다. 단순히 스트라이크 존에다 집어넣는 ‘컨트롤’만으로는 승부가 되지 않는다. 공을 낮은 코너로,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커맨드’ 능력이 요구된다. 또 타자의 배트를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구종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유인구로 타자를 피해갈 줄도 알아야 한다. 무조건 정면승부만이 능사는 아니다.


스와잭의 경우는 어떨까. 스와잭은 유망주 시절부터 잘 던지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평을 들어 왔다. 좋은 날은 타자들을 범타로 잡아내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무더기 안타를 맞으면서 난타당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였다. '롤러코스터 같다'는 이런 평가는 퇴출된 마야가 올 시즌 보여준 투구내용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빅리그 통산 타석당 삼진비율(14.4%)에서 드러나듯 스와잭은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투수다. 타자를 압도하기보다는 배트에 맞아나가는 비율이 높은, 수비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유형이다. 스와잭의 호투를 위해서는 두산 수비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 시즌 두산 수비진은 범타처리율(DER, 인플레이 타구의 아웃 처리 비율)에서 리그 중하위권으로 예년만 못한 기록을 내고 있다.


패스트볼-슬라이더 외에 제 3의 구종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해결 과제다. 스와잭은 아마추어 시절 시속 70마일 후반대의 낙차 큰 커브볼을 주무기로 삼았고, 체인지업도 고교 투수치고는 곧잘 구사했다. 특히 직구와 같은 투구폼에서 던지는 커브는 구속은 물론 각도까지 이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서 스와잭의 커브 구사율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원래 한 투수가 커브와 슬라이더를 둘 다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는 쉽지 않다. 또 체인지업의 경우 프로에 온 뒤에는 거의 던지지 않고 있으며, 각종 리포트에서 “체인지업의 감각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스와잭이 미국 무대에서 선발로 자리잡지 못한 것도 결국 끝끝내 오프스피드 구종 장착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몇 년간 해내지 못한 과제를 과연 KBO리그에서는 달성할 수 있을까? 지켜볼 대목이다.

4. 인성 문제는 없나?


‘인성’은 최근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항목 중 하나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라도 인성에 문제가 있으면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은 대동소이하다. 스탯 변환 작업을 통해 어느 정도 성적 예상치도 나와 있는 상태다. 결국 한국 무대에서의 적응력과 인성이 성패를 좌우하게 마련이다. 실제 루크 스콧, 나이저 모건 등 영입 당시 인성 문제가 지적된 선수들은 하나같이 문제만 일으키다 리그를 떠났다. 또 인간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에 시달린 선수들도 결과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선수, 마운드에서 자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통제불능 선수도 실패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스와잭 영입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인성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가 지난 2007년초 약물복용으로 적발되어 50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용한 약물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스테로이드가 아닌, 기분전환용 대마초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스와잭은 미네소타 구단과 가족, 팀 동료와 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고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2008년 <베이스볼 아메리카>의 스카우팅 리포트에서는 “미네소타 구단은 스와잭이 징계 이후 보여준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 사건을 스와잭이 인간적으로 성숙해지는 과정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스와잭이 과거 문제를 일으켰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8년이나 지난 어릴 적 ‘실수’이며 이후에는 비슷한 문제로 물의를 빚은 바가 없다. 또 두산은 전통적으로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잘 관리하고, 선수단도 외인 선수들과 잘 융화해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듯 인성이 문제가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스와잭이 KBO리그 무대에 잘 적응해서 좋은 피칭을 선보이면 자연스레 사라질 논란이다.

5. 두산이 스와잭 승부수를 던진 의미는?


두산은 로메로에 이어 스와잭까지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띄웠다. 이미 퇴출한 외인 선수들에 들어간 비용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출혈을 감수한 것이다. 두산이 발표한 스와잭의 연봉은 총액 40만 달러. 스와잭의 기존 몸값을 감안하면 있는 그대로 믿기 어렵지만, 시즌 중 영입한 선수에게 40만 달러도 적지 않은 금액임은 분명하다. 이는 두산이 반드시 올 시즌에 ‘승부’를 걸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올 시즌은 두산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당분간은) 마지막 기회일 가능성이 크다. 올해가 끝나면 간판타자 김현수와 2루수 오재원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 중 김현수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다 국내에도 원하는 구단들이 많아서 100% 잡는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또 중견수 정수빈도 올 시즌이 끝나면 더 이상 입대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두산 퓨처스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아직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하는 선수가 대부분이라 1군 멤버들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만약 올 시즌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면 두산은 리빌딩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


그래서 두산은 이번 시즌에 승부수를 던졌다.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던 FA 시장에서 장원준을 잡아 왔고, 외국인 선수도 두 차례나 교체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삼성 천하’가 펼쳐졌던 지난 4년과 달리, 올해는 삼성-NC-넥센-두산 등 상위팀간 전력에 큰 차이가 없어 매 경기 순위가 바뀌는 혼전이 펼쳐지고 있다. 니퍼트-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두산 선발진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타선도 로메로 가세 이후 공격력이 살아나는 흐름이다. 여기에 스와잭까지 가세해 선발 한 자리를 책임진다면, 선발 로테이션은 물론 불펜까지 함께 안정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시 한번 1위를 노려볼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스와잭 영입. 두산의 올 시즌은 물론, 앞으로의 계획까지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