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라인업 (2014 wOBA, wRC+)포수 – 이홍구 (기록없음)1루수 – 브렛 필 (0.387, 115)2루수 – 황대인 (기록없음)3루수 – 이범호 (0.377, 109)유격수 – 강한울 (0.285, 50)좌익수 – 김주찬 (0.404, 126)중견수 – 박준태 (0.366, 102)우익수 – 신종길 (0.359, 98)지명타자 – 나지완 (0.404, 126)
방법이 없을까. 여기서 잠시 KIA의 야수진 구성을 센터라인과 그 외의 포지션으로 나눠 보자. KIA는 상대적으로 센터라인보다 내외야 코너 쪽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1루수로는 브렛 필과 최희섭이, 3루수는 이범호가, 코너 외야에는 김주찬-신종길-나지완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중 최희섭을 제외한 5명은 지난 시즌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 7.9승을 기록하며 KIA 출전 야수 25명이 올린 WAR 10.5승의 75%를 책임졌다. 이쪽 라인만 놓고 보면 다른 구단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나머지 2.6승은 안치홍(WAR 3.5)과 이대형(1.1), 김민우(1.0)가 대부분 책임졌으며 포수들은 전원 마이너스 수치를 찍었다(포수진 합계 -1.7승).
포수는 KIA가 센터라인 중에서 가장 손쉽게 대체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차일목의 부상은 선수 본인에게는 불행이나 KIA에는 전화위복일 수 있다. 2014년 차일목이 워낙 공수에서 최악의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홍구, 백용환 등 젊은 포수들이 아무리 못해도, 작년 차일목과 비교하면 본전치기다. 넥센 박동원처럼 1군 주전 포수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선빈 부상으로 김민우가 대신했던 유격수 자리는 2년 차 강한울의 성장을 기대해볼 만하다. 입단 첫해인 작년 93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은 강한울은 올 시즌 공수주에서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좋은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대형의 빈자리도 생각만큼 크지는 않다. 2014년 이대형이 오랜만에 3할 타율을 기록하긴 했지만, 팀에 기여한 승수는 WAR 1.1로 9개 구단 주전 중견수 중 가장 적었다. 특히 이대형은 광주 새 구장 외야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고, 장기인 도루성공률도 60%에 미치지 못했다(59.4%). 출루 능력이 뛰어나고 넓은 외야 수비범위까지 갖춘 대졸 2년 차 박준태를 시험해볼 기회다. 적어도 수비 하나만큼은 박준태가 이대형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
눈야구 유망주 박준태?
2014 퓨처스리그: 타율 0.324/출루율 0.4892014 정규시즌: 타율 0.262/출루율 0.4362015 시범경기: 타율 0.231/출루율 0.375
단 ‘A급’ 타자 최희섭이 재기에 성공한다면, 공격적인 면에서 안치홍의 공백은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 최희섭은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는 A급 공격력을 발휘하는 선수. 멀쩡할 때는 항상 0.820 이상의 OPS와 0.380 이상 가중출루율(wOBA)을 꾸준히 올려주는 타자였다. 이는 지난 시즌 브렛 필, 이범호의 기록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으로, KIA의 팀 공격력에는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최희섭이 무사히 한 시즌을 소화해준다면, 2015 시즌 KIA 타선은 2014년과 큰 차이가 없는 공격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최희섭이든 누구든 주전 한 두 명만 부상으로 빠져도 KIA 라인업이 엉망이 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예상 투수진 (2014 FIP)1선발: 윤석민 (기록없음)2선발: 양현종 (4.19)3선발: 스틴슨 (기록없음)4선발: 험버 (기록없음)5선발: 김병현 (4.55)불펜: 심동섭(마무리) / 최영필 / 임준혁 / 임준섭 / 문경찬 / 박준표 / 임기준 / 김진우
하지만 올 시즌 더 이상 ‘고독한 에이스’는 없다. 미국야구 출신 선수들의 잇단 합류로 KIA 선발진이 몰라보게 강해졌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퍼펙트게임 투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필립 험버, 힘 있는 내츄럴 싱킹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조시 스틴슨이 새롭게 KIA 선발진에 가세했다. 볼티모어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윤석민도 돌아왔다. 김병현도 부상에서 회복해 팀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름값만 놓고 보면 10개 팀 중 최고다. ‘전현메’와 ‘거반메’ 아니고서는 선발진에 끼어들 틈조차 없다. 양현종과 윤석민은 주위를 에워싼 메이저리그 출신들(험버, 스틴슨, 김병현, 서재응, 최희섭)을 보며 빅리그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지도 모른다.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을 ‘상수’로 치고 국내 선발진의 실력만 비교했을 때, KIA 선발진의 높이는 삼성이나 LG와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다.
선발진이 강하면 불펜에도 도움이 된다. 선발투수들이 불펜으로 이동하며 불펜이 두터워지는 효과가 생기고, 선발이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불펜의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약 김병현이 선발로 가세할 경우 지난해 선발투수였던 김진우, 임준섭이 불펜으로 이동하게 된다(김진우 선발시 김병현 불펜). 임준섭은 선발에 비해 구원등판시 투구내용이 월등히 뛰어났던 투수다. 지난해 KIA는 선발투수가 5회 이전, 3회 이전에 대량실점하고 강판되는 경기가 유난히 잦았다. 이 때문에 불펜투수들이 선발과 맞먹는 이닝을 던질 때도 많았고, 이는 불펜의 과부하와 잦은 구원 실패로 이어졌다. 올 시즌에는 양현종 외에도 6이닝을 채워줄 선발투수들이 많다. 책임져야 하는 이닝이 적으면 그만큼 KIA 불펜투수들도 효과적인 피칭을 할 수 있다.
몇 가지 변수가 있다. 첫째는 김기태 감독이 윤석민 마무리 카드를 계속 만지작대고 있다는 것. 몸값 90억 원짜리 리그 최고 연봉 투수를 마무리로 기용하는 건, 한 시즌 70경기 이상-130이닝 이상 던지게 혹사하지 않는 이상 엄청난 낭비다. 그리고 요즘 세상에 투수를 저런 식으로 기용했다가는 앰네스티와 유엔 인권위, 국제사면기구가 들고 일어설지도 모른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09년 KIA의 강점은 마무리가 아닌 강력한 이닝이터 선발진에 있었다. 그리고 144경기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올 시즌은 선발진이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KIA 코칭스태프가 팀의 최대 강점을 스스로 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하나의 변수는 KIA 야수들의 수비력이다. KIA 수비는 최근 몇 년간 리그 최악의 수준에 머물렀다. KIA는 2014 시즌 한화(0.633) 다음으로 나쁜 0.643의 범타처리율(DER)을 기록하며 리그 8위에 그쳤고, 2013년에는 범타처리율 0.640으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부실한 수비력은 KIA 투수진이 볼넷을 남발(BB% 10.75로 최하)하며 팀 평균자책점 8위(5.82)로 추락한 주요 원인이었다. 긍정적인 건 시범경기 기간 KIA가 리그 4위에 해당하는 0.722의 범타처리율을 기록해 수비력이 개선될 조짐을 보였다는 것. 물론 여기에는 어린 선수들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최다실책(11개)이라는 그림자도 있다. KIA 수비수들의 활약은 올 시즌 KIA 마운드의 운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현실적으로 KIA에 기대할 수 있는 건 공격력이 지난해보다 크게 나빠지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선발 투수진과 향상된 수비진을 바탕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최근 드래프트에서 뽑은 젊은 야수들과 ‘젊고 공 빠른’ 투수들의 성장이 이뤄진다면, 올 시즌은 몰라도 다음 시즌 이후를 기약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LG가 오랜 암흑기를 끝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데 기여한 사령탑이다.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LG의 10년 연속 PS 탈락 사슬을 끊고 2013 포스트시즌까지 이끌었다. 당시 PS 진출은 승부조작 사태 등으로 최악의 상황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KIA에서도 온갖 악재 속에 감독직을 맡아서, 비교적 빠른 시간에 팀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뭔가 주눅들고 부담감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하던 KIA 선수들은 올해 들어 그라운드에서 표정부터 달라졌다. 투구할 때도 훨씬 자신감이 넘치고 타격과 수비에서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이런 심리적인 변화가 올해 KIA의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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