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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염원을 다하여 찾아가고 싶었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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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염원을 다하여 찾아가고 싶었던 세계

7월 <영혼의 성소, 카일라스> 트레킹

소설가 박범신씨는 명상에세이 <카일라스 가는 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몇 년 전 나는 어떤 출판사 사장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증정받았다. <티베트의 영혼 카일라스>라는 책이었다. 푸른 표지에 실루엣처럼 어두운 색조로 박혀있는 산의 정수리가 이상하게 내 마음을 끌어당겼다. 그해 겨울에 안나푸르나 일대를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카일라스산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카일라스산은 우주의 중심이며 속세의 축이다.”
그 책의 첫 문장은 이러했다. 그리고 이어서 “카일라스산이 지구상에서 가장 신비한 곳이고 세계의 아버지 어머니인 시바신과 우마신의 거처”라는 문장이 이어졌다...
가슴에 아련히 파문이 일었다.
내가 절실한 염원을 가지고 찾아가고 싶었던 세계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는 수차례 난관 끝에 드디어 카일라스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썼습니다.

내가 본 것은 한마디로 말해 신의 얼굴이다.
거의 직벽으로 솟아오른 카일라스 정수리가 구름 위로 불끈 솟아나 나를 내려다보고 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여섯 번 이상 했지만 이처럼 잘 생기고 부드럽고 위엄이 넘치는 봉우리는 본 적이 없을 정도이다. 주봉을 중심으로 그 좌우에 쭉쭉 뻗어 올라간 수많은 봉우리들이 마치 수천의 나한상처럼 주봉을 감싸고 있고, 비단띠처럼 휘돌아져 흐르는 푸른 강 너머 바깥쪽 역시 수천의 기암절벽을 이룬 다른 산들이 정중동의 천군만마 떼처럼 금방이라도 지축을 흔들며 내달릴 기세이다...

카일라스산(Mt. Kailash)은 라싸에서 1,300km 떨어진 서부 티베트에 위치한 높이 6,714m의 성산(聖山)입니다. ‘티베트의 영혼’ ‘신의 땅’ ‘영혼의 성소’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불교, 힌두교, 자이나교와 티베트 토착종교인 뵌교 등 4대 종교의 성지이며 아시아를 적시는 인더스강, 갠지스강 등 4대 강의 발원지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산이 불교 우주관에 나오는 수미산(須彌山)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의 중심에 있는 산으로, 꼭대기에는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중턱에는 사천왕(四天王)이 살고 있으며, 북쪽은 황금, 동쪽은 은, 남쪽은 유리, 서쪽은 파리(玻璃)로 되어 있고, 해와 달이 그 주위를 돌며 사방을 비추고 있다고 합니다.

카일라스는 티베트어로 ‘강 린보체(岡仁波霽, Kang Rimpoche)’인데, ‘눈(雪)의 보석’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주변의 나지막한 산들이 삥 둘러서서 받들고 있는 형상이기에 더욱 신비하게 느껴지며, 정상은 산세가 워낙 험한데다 종교적 이유로도 등반을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혼의 성소' 카일라스산 ⓒ주구바꾸

많은 순례자들이 카일라스를 찾아 산 주위를 돌며 기도합니다. 이를 ‘코라’(순례)라 하는데, 한 번의 코라는 이 생에서의 업(業, Karma)을 소멸시킬 수 있고 108번의 코라는 해탈할 수 있다고 합니다. 코라의 길은 53km로 보통 2박 3일 정도가 걸립니다. 카일라스 코라는 산 주위를 도는 아웃 코라(Out Kora, 파콜)와 산 안쪽으로 들어가는 인 코라(Inner Kora, 낭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성산 카일라스 초입에는 또 두 개의 성스런 호수가 있는데, 마나사로바(성호, 聖湖)와 락샤스탈(귀호, 鬼湖)입니다. 마나사로바는 둥근 태양의 모습으로 빛(양)의 힘을 대표하며 락샤스탈은 초승달의 모양으로 어둠(음)의 힘을 대표합니다.

특히 마나사로바 호수는 ‘우주의 자궁’이라고 합니다. 힌두의 주신 시바신의 부인이 목욕하곤 했다는 전설도 있고 마야 부인이 여기에서 목욕한 후 부처를 잉태했다는 설도 있을 만큼 성스러운 호수입니다.

더하여 구게왕국도 둘러봅니다. 인도대륙과 중앙아시아를 티베트와 연결하는 길목에 있어서 번성했던 과거를 지닌 미스터리 왕국입니다. 구게로 가는 길목에 만나는 토림(土林)의 경관은 대단한 볼거리입니다. 히말라야 산릉을 덮은 눈머리부터 메마른 강바닥까지 가파르게 깎아내린 토림의 지세는 그 난공불락의 요새 같은 웅장함이 숨막힐 듯합니다. 콜로라도를 품은 그랜드캐니언도 여기선 스스로를 낮출 정도입니다. 구게는 카일라스에서 여행을 시작한 인더스가 히말라야와 카라코람을 나누며 인도대륙으로 흘러드는 길목에 위치한 3개의 왕국, 즉 구게, 라다크, 캐시미르의 첫 왕국으로, 이번 <카일라스 순례>의 보너스입니다.

▶카일라스 가는 길1 Ⓒ카일라스캠프

카일라스캠프(캠프장 채경석. 산악인, 트레킹전문가)는 오는 7월 <카일라스 순례>를 준비합니다. 7월 6일(월)부터 20일(월)까지 모두 15일간으로, ▶인천공항에서 중국 상해를 거쳐 ▶티베트 라싸→얌드록쵸→장체→시가체→→라체→샤카→다르첸에 이르러 카일라스를 순례하고, 이어 ▶특별히 구게왕국과 토림의 대자연을 체험합니다. 돌아오는 길은 ▶티베트 샤카→쉐가르→저구라산→장무를 거쳐 ▶네팔의 방갈로형 숙소 라스트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한 다음 카트만두공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직항합니다.
이번 일정은 티베트에서 우정공로를 따라 네팔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릅니다. 따라서 ▶라싸, 장체, 시가체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티베트 고도(古都)를 경유하므로 처음 티베트를 가는 분들도 티베트 여행의 완결편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 ▶라싸에서 고도적응을 위한 트레킹을 사전에 함으로써 고도에 쉽게 적응, 카일라스 코라를 더욱 편하게 할 수 있으며, ▶카일라스 코라는 성호(聖湖) 코라, 카일라스 아웃 코라, 카일라스 인 코라 등 3대 코라를 모두 하도록 준비했습니다. 또한 ▶카트만두에서 서울까지 직항노선을 이용함으로써 돌아오는 길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서울에서 카일라스까지 Ⓒ카일라스캠프

<카일라스 순례>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1일 : 인천→라싸]
►대한항공 편으로 북경 이동(비행시간 : 약 2시간 15분) 인천→북경 KE893 19:00/20:05
북경 도착 후 호텔로 이동하여 숙박

[제2일 : 라싸 : 트레킹 제1일 / 세라사원, 조캉사원 탐방]
►아침 일찍 국내선을 이용해서 라싸로 이동합니다. 북경→라싸 CA4125 07:40/12:15 (비행시간 : 약 4시간 35분)
►오후엔 라싸의 세라우즈산 아래 조장터를 탐방하고 세라사원과 조캉사원 순례를 하며 고도 적응 시간을 갖습니다.
※세라우즈산 아래는 천장(天葬)을 하는 사원이 있습니다.
※세라사원은 겔룩파의 6대 사원 중 하나이며 질문과 대답을 통한 특이한 수행법으로 유명합니다.
☞트레킹 목적 : 강한 호흡을 통해 익숙하지 않은 고도에 몸이 빨리 적응하도록 합니다. 또한 고도를 높였다 낮추면 수면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티베트 코스 개념도 Ⓒ카일라스캠프

[제3일 : 라싸(3,580m)→얌드록쵸(4,480m)→장체(4,040m)→시가체(3,800m) : 차량 이동 ∼9시간/300km]
►오전에 포탈라궁을 탐방합니다.
►티베트는 거대한 고원이고 고도가 높으므로 너무 욕심을 내면 안 됩니다. 카일라스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3일간을 차량으로 이동해야 하므로 시가체로 바로 가는 직선길을 택합니다. 6시간이면 시가체에 도착해 휴식할 수 있습니다.
►다시 오기 어려운 티베트라서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티베트의 보석’ 얌드록쵸(호수)를 경유할 수 있습니다. 차를 많이 타지만 호수의 푸르름과 아름다움에 매료됩니다.(차량 8~9시간 소요)
☞캄팔라 패스(4,795m)와 오늘의 가장 높은 지점인 카로-라(5,045m, ‘라’는 고개)에서 조망을 즐깁니다.
☞시가체 고도는 3,800m이나 라싸와 차이가 없어 고산 증세가 그리 심하지 않습니다.

[제4일 : 시가체(3,800m)→라체(3,950m)→샤카(4,390m) : 차량 이동 8시간/450km]
►히말라야 산자락을 타고 티베트고원으로 들어갑니다. 티베트고원은 습곡현상으로 형성된 대지여서 남쪽으로 갈수록 대지가 주름져 고개가 많습니다. 고개를 하나, 둘 오르며 다가가다 보면 어느새 히말라야 언저리에 다다릅니다.
►샤카는 히말라야를 넘어 인도대륙으로 들어가는 길과 카일라스로 갈라지는 길목입니다. 카일라스로 방향을 틀기 전 마지막 교통의 요충지여서 인도에서 올라온 많은 성지순례자들로 붐빕니다.
☞오늘의 가장 높은 지점은 갸체-라(Gyatso-La 4,980m), 두터운 땅 주름이 굴곡져 출렁이는 티베트의 멋진 대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고개를 하루에 6개나 넘어갑니다.
☞오늘부터는 숙소에서 마실 보온병 물과 화장실 물을 챙기는데 신경써야 합니다.(물은 정해진 시간에만 공급)

[제5일 : 샤카→다르첸(4,560m) : 차량 이동 8시간/477km]
►티베트엔 히말라야가 가장 큰 산맥이지만 그 외에도 고원을 동서로 가르는 산맥들이 순차적으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카일라스로 가는 길은 두 거대 산맥이 마주한 고원평야를 따라 달립니다. 왼쪽엔 히말라야, 우측엔 카일라스를 품은 강디스산맥입니다. 높은 고도라서 그런지 대산맥이 구릉처럼 평범합니다. 대지를 달리다 보면 고원 늪지와 초원이 얕은 습기로 반짝입니다. 그리고 치루, 야생당나귀, 여우, 황양, 흑두루미 등 다양한 야생동물과 만나기도 합니다. 긴 거리지만 하루가 끝날 저녁 무렵 카일라스 코라의 기점 다르첸에 닿습니다. 숙소는 어설프지만 그래도 천상의 낙원 같이 반갑기만 합니다.
☞물이 귀해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므로 화장실에 쓸 물을 미리 받아놓아야 합니다.

▶카일라스 순례도 Ⓒ카일라스캠프

[제6일 : 성호 마나사로바(4,558m) 코라 : 트레킹 제1일/코라 제1일 : 고술곰파→치우곰파(일부)/5시간 소요/12km]
►버스로 1시간 정도 달려 마나사로바 코라의 마지막 구간 숙소인 고술곰파(사원) 가까이서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마주하는 카일라스와 메노나니(7,694m)는 호수와 더불어 멋진 전경입니다. 특히 메모나니는 네팔과 국경에 걸친 고봉이 아닌 티베트대륙 내 고봉 중 3위 고봉일 뿐 아니라 카일라스와 함께 성호 지킴이기도 합니다.
►다르첸은 고도가 4,560m라 고소증으로 식욕도 없고, 두통으로 힘들어 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움직여야 합니다. 마나사로바 성호 트레킹은 카일라스 코라를 하기 전 필요한 고도적응 과정이며 몸을 풀어주는 가벼운 트레킹입니다
►오늘의 트레킹
인더스강, 얄룽창포강의 시원이 되는 성호(聖湖) 마나사로바 호수를 한 바퀴 도는 코라는 110km(혹은 108km)이며 순례의 한 구간인 고술곰파에서 치우곰파에 이르는 거리도 약 35km에 달합니다. 하지만 고도적응이 안된 우리에게 전 구간 트레킹은 무리여서 적당한 거리를 선택해 트레킹합니다. 트레킹은 완만한 구릉을 부드럽게 여러 개 넘는 가벼운 트레킹으로 성호와 귀호뿐 아니라 카일라스와 메모나니 등 멋진 고산을 호수와 함께 즐기는 트레킹입니다.
►힘들어도 차량 접근이 어려워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걸어야 합니다. 평지라 어렵지는 않지만 거리는 꽤 됩니다. 오늘의 고소적응이 카일라스 코라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마나사로바 호수는 간디의 유골이 뿌려진 성지며 치우곰파는 밀라레빠가 수련한 유서깊은 곰파입니다.
☞작년 5월부터 중국 회사가 이 지역 개발권을 소유해 일정상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제7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첫날(서쪽) : 트레킹 제2일/코라 제2일 : 다르첸→드라북 사원(4,810m)/11시간 소요/20km]
►카일라스 코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카일라스로 들어가는 인 코라(낭콜)가 있고 카일라스를 한 바퀴 도는 아웃 코라(파콜)가 있습니다. 오늘은 파콜 첫 날입니다. 파콜은 서쪽에서 시작해 동쪽으로 돌아옵니다. 순리를 따르는 라마불교는 언제나 시계방향으로 돌고 파행을 원하는 뵌교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돕니다. 난 어느 쪽을 택할까?
►파콜시 개인짐은 야크가 옮겨다 줍니다. 그러나 언제든 필요한 보온의류는 배낭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점심에 드실 컵라면을 꼭 하나 들고 가야 합니다.
►점심은 행동식으로 제공됩니다. 중간지점에 티베트 순례자를 위한 간이천막이 있고 현지 순례자들은 여기서 차도 마시고 라면도 사 먹습니다. 물이 부족하면 여기서 생수와 뜨거운 물을 살 수 있습니다.
►식사는 아주 초라합니다. 요리사가 따라 온다고 해서 나아질 게 없습니다. 그래도 성지에서 이 정도면 성찬입니다. 고도가 높아 식사를 조금밖에 못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최소의 열량으로 땀이 나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걷는 순례이기 때문입니다. 못 먹으면 못 먹은 대로, 안 먹으면 안 먹은 대로 모든 게 가능합니다. 몸이 아니라 정신으로 하는 순례이기 때문입니다. 도리어 조금이라도 과식하면 체하고 토합니다. 물을 많이 먹는 것 이외 평소보다 많이 먹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산소마저도...
►드라북에 도착하면 석양의 카일라스를 놓치지 마세요. 세상에서 가장 기운 센 바위가 카일라스입니다. 신비한 기운을 느끼는 조용한 시간입니다. 그뿐 아니라 카일라스를 가장 멋지게 카메라에 담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체력이 되시는 분은 드라북 사원을 방문해 보세요, 카일라스 코라를 처음으로 완성한 꾀창빠가 세운 동굴사원으로 특히 동굴사원의 불상을 볼 수 있다면 큰 횡재입니다.
☞숙박 : 2인실이나 때로는 3인실이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장비 : 따뜻한 오리털 파카와 귀를 덮는 모자, 그리고 따뜻한 침낭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요볼거리 : 쵸송(84싯다의 육신을 독수리에게 보시한 곳), 경번군 사원(스님들의 명상 은거처), 최우곰파 등

▶카일라스 가는 길2 Ⓒ카일라스캠프

[제8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둘째날(북쪽) : 트레킹 제3일/코라 제3일 : 드라북 사원(4,810m)→톨마-라(고개, 5,600m)→쥬틀북 사원(5,210m) / 11시간 소요/20km]
►첫 구간 : 드라북 사원(4,810M)→톨마-라(고개, 5,600m) : 5~6시간 소요 (완만한 계곡길을 지나 두 개의 고개를 넘어가는 긴 오르막 길)
►둘째 구간 : 톨마-라→간이천막 : 3시간(가파른 너덜지대의 내리막 길)
►셋째 구간 : 간이천막→쥬틀북 사원 : 3시간(길고 지루한 계곡 평지길)
►오늘은 파콜 중 가장 높은 지점을 통과합니다. 고도가 높은 만큼 코라 일정 중 가장 힘든 날이기도 합니다.
►톨마-라(5,600m)는 카일라스 등뼈를 잇는 능선이어서 산의 한 면에서 다른 면으로 넘어가려면 이 고개를 지나야만 합니다. 그래서인가 톨마-라는 일명 ‘업장고개’로 불립니다. 새로 태어나려는, 지난 과거를 정리하려는 마음의 경계여서 순례자들은 여기서 피 한 방울, 머리카락 한 올로 자신이 사망했음을 알립니다. 자신이 죽었음을 스스로 깨닫는 고개, 고개를 내려가면 모든 존재가 새로 태어납니다.
►톨마-라를 넘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어서 천천히 조절하며 걷는 게 중요합니다. 빨리 걷는 것도, 너무 자주 쉬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톨마-라에서 간식을 먹고 너덜지대를 내려가면 간이천막이 나옵니다. 여기서 라면과 뜨거운 물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잠시 휴식 후 다시 걸어야 하는 길은 멀고 지루합니다. 지친 상태이므로 쥬틀북까지 가는 길이 녹녹치 않습니다.
►지친 사람에겐 너무 힘들고 긴 구간이어서 말 타기를 권합니다(거리 12km, 3~5시간, 500원 정도). 말도 충분하지 않으므로 지친 분부터 배려해야 합니다.
☞주요볼거리 : 띡빠 깔락(업경대 5,390m, 자신의 일부를 남기는 이 세상의 마지막 자리), 톨마-라(5,660m,업장고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고개), 가우리 쿤드(자비호수, 몸에 묻은 찌꺼기를 씻어내는 호수), 타라보살 궁전(상상의 궁전)

▶카일라스 가는 길3 Ⓒ카일라스캠프

[제9일 : 카일라스 아웃 코라 셋째날(동쪽) : 트레킹 제4일/코라 제4일]
►코라 구간 : 쥬틀북 사원(5,210m)→마니퇴(5,700m)→주차장(다르첸 차량 이동)/2~3시간 소요/8km
►차량 이동 : 다르첸→자다현(구게왕국)/차량 5시간 소요/230km
►고승 밀라레빠가 수행했다는 쥬틀북 사원을 들릅니다. 그는 티베트불교의 한 축을 이루는 캬규파 성자로 카일라스에서 수련하여 깨달음을 얻었으니 카일라스 어딜 가나 그와 관계있는 인연들이 가득합니다.
►사원을 지나면 긴 계곡을 따라 평지길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고개를 오르면 눈앞엔 귀호(鬼湖)가 반짝이고 그 뒤로 히말라야가 꿈틀거립니다. 마지막 날이고 내리막이라서 발걸음도 가볍고 신납니다. 그렇게 3시간 걸으면 버스가 기다리는 종착지에 닿습니다.
►오후엔 짐을 정리한 후 구게왕국으로 달려갑니다. 구게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와 다른 색다른 풍광으로 놀랍기만 합니다. 거치름과 메마름이 불편한 게 아니라 대지의 독특한 주름과 타는 간절함으로 다가오는 멋진 풍경입니다. 하늘에서부터 땅까지 곧게 치장한 듯한 토림(土林)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그렇게 메마른 길을 5시간 달려 구게왕국의 입구인 자다현에 닿습니다.

▶카일라스 가는 길4 Ⓒ카일라스캠프

[제10일 : 구게왕국 답사 후 토림 트레킹 : 트레킹 제5일]
►트레킹 : 토림의 황무지를 걷는 트레킹/2~3시간
►차량 이동 : 자다현→구게왕국 : 차량으로 30분 소요/18km
►자다현(4,400m)→토림→다르첸(4,560m)/차량 이동 약 5시간 소요/230km
►구게왕국은 9세기 티베트의 강성왕국이었던 토번(吐蕃)이 내분에 휩싸이자 왕자 중 한 명이 나와 세운 지방왕국입니다. 너무 외진 오지라 티베트의 중앙이 많은 변화를 겪는 동안에도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유지하며 고요하게 유지된 왕국입니다. 라다크, 캐시미르와 함께 인도대륙과 중앙아시아를 티베트로 연결하는 실크로드상의 3대축이어서 라다크의 공격으로 일순간에 사라지기 전까지 오랫동안 번창했습니다.
►자다현을 현지말로는 될링(tholing)이라고도 합니다.
►9세기 토번왕국의 마지막 왕 랑다마(郞達瑪)가 랑모의 화살에 암살된 뒤 내분에 휩싸입니다. 정권투쟁에서 밀린 지더니마(吉德尼瑪) 왕자는 라싸를 빠져나와 아리(阿里) 지역으로 도피해 구게왕국을 건설합니다. 그는 후에 아리 지역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아들들에게 나눠 주었는데, 라다크(Ladahk)왕국과 서부티베트의 푸랑(普蘭)왕국, 구게(古格)왕국입니다. 후에 세 왕국은 분열되어 구게는 라다크에 멸망하고 라다크는 캐시미르왕국에 멸망합니다. 자다현에 닿으면 구게왕국 성터로 달려가 옛 왕국의 잊혀진 영화의 뒤안길을 더듬어봅니다.
►토림 트레킹은 토림협곡에서 마음가는 대로 대지의 메마름을 느끼며 걷는 트레킹입니다. 문명이 반건조지대에서 발생하고 성장한 이유를 자문해보기도 합니다.

▶카일라스 가는 길5 Ⓒ카일라스캠프

[제11일 : 카일라스 인 코라 : 트레킹 제6일/코라 제5일]
►선택일정1 : 다르첸→셀롱곰파→금탑→걍닥곰파→다르첸/8~9시간
►선택일정2 : 다르첸→셀롱곰파→금탑→카일라스 계곡 빙하 야영지/7~8시간
(구간별 소요시간 : 다르첸~세롱곰파 : 2~3시간/세롱곰파~금탑 : 40분/금탑~걍닥곰파 : 2시간/걍닥곰파~다르첸 : 2시간)
►이제 수미산으로 다가갑니다. 티베트 사람들은 파콜(아웃 코라)을 최소 10번 하고서야 낭골(인 코라)에 접어들 만큼 낭콜을 신성하게 여깁니다. 어떤 성자는 낭콜은 파골 100번의 의미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다가간다는 건 내 스스로 준비되어야 하는가 봅니다. 이전에 지프차가 다녔을 길을 걸어 셀롱곰파까지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셀롱곰파는 ‘황금의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카일라스 주변에 있는 사원 중 가장 작은 사원입니다. 그 위로 40분만 더 다가가면 황금천을 걸어둔 금탑이 나옵니다. 자이나교 스승들이 수도하고 깨달음을 얻는 곳이어서 유명합니다. 여기서부터 카일라스에서 내리뻗은 지능을 넘어 걍닥곰파까지 이어진 코라는 낭콜의 대표적인 구간입니다. 카일라스와 대면하는 멋진 구간이죠. 능선에 오르면 앞으로는 카일라스, 뒤로는 발카평원과 략샤스탈(귀호)의 푸르름이 넋을 빼앗습니다. 파콜이 자기와의 대면이라면 낭콜은 진정 카일라스와의 대면입니다. 그래서 마지막이고, 그래서 준비된 만큼 가득 담는 코라입니다.
►마지막 경유지인 걍닥곰파는 카일라스 주변의 사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사원입니다. 건물도 독특하고 곰파의 규모도 거창할 뿐 아니라 구룬 린포체를 모시는 드믄 사원입니다. 걍닥곰파를 끝으로 카일라스 코라는 끝납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재촉할 시간이 되었죠.

[제12일 : 다르첸(4,560m)→샤카(4,390m) : 차량 이동 8시간/477km]
►다르첸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릅니다. 같은 길이지만 지루하지 않으니 그게 자연인 듯합니다. 창밖 풍경은 그 모양 그대로지만 하루종일 친근하기만 합니다. 황량한 고원평야 뒤론 멀리 설산이 있고 그 앞으론 초원이 있고 야생동물이 뛰어놉니다.
►샤카는 인도대륙과 티베트고원을 연결해놓은 티베트하이웨이와 카일라스로 향하는 도로의 교차점이어서 인도에서 성지순례 온 사람들로 언제나 만원입니다. 그들에게 왜 카일라스를 가는가 묻는다면 “너와 같은 이유”라는 답이 올 것입니다. 시바신을 섬기는 인도대륙에도 카일라스는 성지이기 전에 마음의 위안을 주는 고향이기 때문입니다.

[제13일 : 샤카→쉐가르(4,050m) : 차량 이동 7시간/378km]
►히말라야로 향하는 기점인 쉐가르에 이른 오후에 닿습니다. 쉐가르는 초모랑마(에베레스트)와 초오유(세계5위봉)로 떠나는 출발점일 뿐 아니라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의 고산준령을 벗어나 네팔로 달려나가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합니다.
►티베트는 히말라야가 가름막이고 카일라스는 히말라야 건너 고원 속에 빛나는 영채입니다. 카일라스를 보았다고 히말라야를 놓고 가긴 아쉽습니다. 초모랑마, 시샤팡마, 마칼루, 초오유, 그 외에도 말할 수 없는 숨가쁨이 밀려오는 대파노라마가 기다립니다.

[제14일 : 쉐가르→저구라산 전망대(5,000m)→라룽-라(5,200m)→장무(2,300m)→네팔
(이동구간 소요시간 : 쉐가르~저구라산 전망대~쉐가르 : 차량 3시간/쉐가르~장무 : 차량 4~5시간/코다리~라스트리조트 : 3시간)
►검문소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1시간 30분 오르면 시야가 트인 지점에 닿습니다. 초모랑마 베이스캠프 가는 길목의 고갯마루 저구라산 전망대입니다. 여기서 초모랑마를 위시하여 마칼루, 시샤팡마, 초오유 등 8,000m급 고봉을 한눈에 조망합니다. 저 너머는 네팔, 인도 대륙...세상과 세상을 나누는 장벽으로 히말라야만큼 거친 것도 없지만 인간은 히말라야를 넘어 소통하는데 주저하지 않았으니, 우리도 곧 저 산줄기를 넘을 것입니다.
►쉐가르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장무로 출발합니다. 히말라야의 마지막 고개 라룽-라(5,200m)를 넘으면 티베트에 안녕을 고합니다. 히말라야를 넘으면 고도가 급격히 내려가고 기후도 급격히 바뀝니다. 맑은 하늘은 안개로 덥히고 얼굴이 촉촉해집니다. 그러면 차에서 내려 두 팔을 활개치며 걸어봅니다. 실로 14일만의 촉촉함이죠. 멀리 물 떨어지는 폭포수가 우렁찹니다. 메마르고 황량한 티베트와 달리 물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얼굴에 부딪치는 습기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한, 다른 세상이지요. 비로소 새로운 땅에 다다른 것이죠. 그렇게 1~2km를 걷고 다시 차에 올라 장무로 달려가 국경을 통과합니다. 세관이 닫히기 전에 출국신고를 해야 하므로 서두릅니다. 장무~코다리 구간은 걸어서 국경을 넘어갑니다.
►코다리에서 네팔 입국수속을 하고 대기한 차량을 타고 라스트리조트로 달려갑니다. 티베트로 넘어가는 자의 마지막, 네팔로 들어오는 자의 첫 숙소인 라스트리조트는 강가에 자리한 분위기 좋은 방갈로형 숙소입니다.
*2011년 새로이 도로공사가 끝난, 히말라야를 넘어 네팔로 가는 도로가 아주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카일라스 가는 길6 Ⓒ카일라스캠프

[제15일 : 라스트리조트→카트만두공항 : 차량 이동 2시간 30분]
►카트만두로 접근할수록 티베트와 달리 인간이 모여 사는 땅답게 혼잡하고 매연이 많습니다. 빵빵거리는 경적과 좁은 도로는 오가는 사람들로 정신이 없습니다. 오늘은 출국하는 날, 출발시간에 맞춰 공항에 닿아 출국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르면 지난 보름간의 <카일라스 순례>도 끝이 납니다. 비행기가 땅을 차고 오르면 왼편의 창으로 히말라야를 바라봅니다. 저 어딘가에서 나를 향해 미소 지을 카일라스를 꿈꾸며 말이죠...
►KE696 13:55 / 23:30 ►비행시간 : 6시간 35분/시차 : +3시간 15분
*상기 일정은 항공 및 현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번 <카일라스 순례>는 고소 적응을 위해 라싸에서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다르첸에서 하루 동안 호숫가를 걷는 시간을 할애합니다. 또 카일라스를 한 바퀴 도는 아웃 코라, 카일라스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인 코라, 성호(聖湖) 코라를 모두 하며, 구게왕국 답사와 대자연 토림(土林) 트레킹도 추가합니다.

▶카일라스 가는 길7 Ⓒ카일라스캠프

채경석 캠프장은 어릴 때부터 산에 다녀 산 냄새가 물씬 나는 산악인입니다. 세계 곳곳 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주저 않고 가봐야 하는 타고난 방랑기로 평생 해외 트레킹을 해온 트레킹 전문가입니다. 지구 곳곳에 오지와 산은 많지만 특히 히말라야, 안데스의 파타고니아, 볼리비아 등을 헤매다 오면 감동이 오래 남아 두근거리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15년간 다녀온 곳을 모아 우리나라 최초의 트레킹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트레킹-세계의 산을 걷는다>(2008년)를 저술하였으며 땅에 스며든 기운을 맡아가며 쓴 역사소설 <칭기즈칸의 칼>(2009년), <티무르의 칼>(2010년) 등 여행과 역사에 관련된 소설을 쓰기도 했습니다.

이번 <카일라스 순례> 트레킹은 트레킹 전문인 티앤씨여행사가 준비·진행합니다. 출발일은 7월 6일(월요일), 도착일은 7월 20일(월요일)로 15일간이며, 참가비는 모든 단체 비용을 포함, 16인 이상 450만원, 10∼15인이면 480만원입니다(최소 출발인원 10명). 상세한 내용 문의와 참가신청은 티앤씨여행사/서울시 중구 무교동 32-2 남강빌딩 1102호/전화 02-774-3751/팩스 02-775-7129/이메일 admin@tnctour.co.kr/최자민 팀장에게 연락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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