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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암호명 같은 이름들을 두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지리한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혜석 신당 의원이 25일 국회에서 BBK 주가조작에 이용된 MAF펀드 홍보 브로셔를 공개했다.
'대표이사 회장 이명박'과 '대표이사 사장 김경준' 공동 명의로 LK-e 뱅크 투자자자들에게 MAF 펀드의 고수익률을 선전하며 가입을 권유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이 브로셔를 두고 신당 측은 '이 후보가 BBK 운영에 직접 깊숙이 관여했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김경준의 사기극"이라며 "브로셔는 김경준이 임의로 만든 것"이라고 주장하며 맞섰다.
왜 'MAF 펀드'인가
김경준 씨 귀국이 임박한 가운데 최근 공방의 핵심은 BBK가 운영했던 MAF 펀드다.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의 도구였던 MAF펀드에 이 후보가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면, 그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된다.
신당 측 저격수들이 MAF 펀드에 집중포화를 퍼붓는 이유도 이같은 이유다. 먼저 박영선 의원은 이 후보 측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근거로 "이 후보 측이 LK-e 뱅크가 자본금 150억 원을 MAF펀드에 투자했기 때문에 이 후보가 MAF펀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김경준 두 사람의 사진이 나란히 실린 홍보브로셔라는 '물증'을 들고 나온 서혜석 의원은 "MAF 펀드의 실제 소유주는 이 후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정봉주 의원은 "LK-e뱅크가 BBK를 100% 소유하고 있다는 피할 수 없는 확증을 갖고 있고, 주말에 이 문건을 공개할 것"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투자는 인정, 관건은 지배권 행사여부
이 후보의 자금이 MAF 펀드로 유입된 것은 한나라당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단순 투자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이 후보의 지배권 행사 여부다.
이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MAF펀드에 자금운용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김 씨가 이 후보를 설득해 LK-e뱅크의 자본금을 MAF펀드에 가입시킨 것"이라며 "중국 펀드에 가입을 했다고 해서 중국 펀드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고 일축했다.
이 후보의 MAF펀드 투자는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전환사채 형식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전환사채의 근거도 없고 김 씨의 사기행각에 이 후보는 동업관계를 2001년 4월에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 "'제 2의 김대업'이 만든 자료는 신빙성 없다"
신당 측은 이 후보 진영의 이같은 논리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서혜석 의원이 공개한 브로셔 외에 신당이 무기로 삼고 있는 또 하나의 자료는 김경준 씨가 다스(이 후보의 친형인 상은 씨와 처남 김재정 씨의 회사)와 소송을 벌이던 중 미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편지다.
이 편지에서 김 씨는 MAF 펀드에 대해 '이 후보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BBK)가 관리하는 펀드'라고 명시하며 "MAF 펀드의 자금 운용 내역이 이 후보에게 보고되고, 투자와 운영에 대해 본인(이 후보)도 이를 숙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권만 10여 차례 조작한 사기꾼이자 제2의 '김대업'인 김경준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나라당도 약간은 당황하는 눈치다. 나경원 대변인의 경우 이날 브리핑에서 MAF브로셔에 대해 "(한나라당 후보) 경선과정에서 이미 김경준이 조작한 홍보물인 것으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선 때 나온 홍보물은 MAF 펀드 브로셔가 아닌 LK-e뱅크와 관련된 브로셔가 아니냐'는 기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아마 김경준이 임의로 만든 것일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나 대변인이 언급한 홍보물은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측이 공개한 '이명박 후보의 BBK가 함께 적시된 LK-e뱅크의 명함과 회사 브로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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