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맞아 사이버 사찰 피해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이버 감시국가 독립선언문'을 발표하고, 서울에서 사이버 감시국가 독립 만세 행진을 벌였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 소속 회원 50여 명은 1일 오후 3시 서울 조계사 앞에서 "인터넷 이용자가 독립된 주권자임을 선언하노라"로 시작되는 사이버 감시국가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종로경찰서로 행진해 종로경찰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국가기관의 '사이버 사찰' 논란은 지난해 종로경찰서와 검찰이 세월호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을 압수수색하고, 카카오톡에 있던 2368명의 개인정보를 본인 동의 없이 수집하면서 벌어졌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기미독립선언문을 사이버 사찰 문제에 빗대어 바꾼 '사이버 감시국가 독립선언문'을 통해 "정부와 검찰은 대통령과 공인의 명예훼손을 걱정해 사이버 공간에 대한 침탈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청와대 앞 집회에서 대통령의 책임을 물었다는 이유로, 혹은 그 집회 참가자와 같은 대화방에 있었다는 이유로 2368명의 정보와 대화가 사찰 대상이 됐다"며 "우리 국가는 이미 사이버 감시국가이며, 우리가 추구하는 사이버 사찰 금지의 길은 세계 네티즌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찰 피해자인 정진우 전 노동당 부대표는 "검찰, 경찰, 법원, 정부가 내 카카오톡을 압수수색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줬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사이버 사찰 금지법을 제정하는 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진우 씨와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었다가 사찰 명단에 오른 이요상 씨는 "정진우 씨를 알지도 못했는데,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었다는 이유로 내 이름이 압수수색 명단에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놀랐다"며 "국가기관이 나를 감시했다는 생각에 잠도 못 이루고 불안에 떨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단체 회원들은 조계사에서 서울 종로경찰서까지 인도로 행진했다. 이 단체는 애초 조계사에서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까지 집회 신고를 했으나, 종로경찰서가 "해당 도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주요 도로"라는 이유로 차도 행진을 금하자, 종로경찰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사이버사찰긴급행동은 "96년 전 독립 만세 운동을 탄압했던 것처럼 사이버 감시 국가로부터 독립 만세 외침을 탄압하는 종로경찰서를 규탄한다"며 종로경찰서 앞에서 사이버 독립 만세 삼창을 했다.
집회 과정에서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현수막을 가리면서 한때 일부 집회 참가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으나, 집회는 별다른 충돌 없이 오후 4시 30분께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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