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 동반성장 기틀 마련한 10년"

노 대통령, '상실한 10년론'에 대처 지시

한나라당과 일부 보수 언론이 제기하고 있는 '잃어버린 10년론'에 대해 청와대가 포문을 열었다. 그간 청와대는 단속적으로 이같은 주장은 비판해왔지만 이번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전 정부적 대처를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에 대해 조목조목 각 부처에서 정리하고 국정홍보처에서 종합해 대처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0년 간 보편적 복지와 동반성장의 기틀 일궜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가 국민의정부 정책기조를 계승한 것이 많기 때문에 함께 평가받아야 할 부분들이 많다"면서 "앞으로의 국가지표나 각종 보고서에도 지난 10년 간의 성과지표를 같이 보고하도록 하라"고 국무위원들에게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정부 첫 해인) 1998년 지표의 경우 환란으로 인해 비교하기 적절하지 않으니 1997년 지표부터 보고하도록 하고 올해 말, 내년 초 까지의 지표도 가능하면 빨리 정확히 조사해 보고하고 정리하도록 하라"고 구체적 지침을 내렸다.
  
  노 대통령의 이날 지시에 발맞춰 청와대브리핑에는 '쟁점, 멀리보면 보입니다-잃어버린 10년'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물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이 글을 작성한 청와대 정책실은 "한나라당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을 접하다보면 새삼 명확해지는 바가 있다"면서 "한나라당은 지난 10년 동안 정권을 잃으면서 기억도, 책임도 함께 잃어버렸다는 것이다"고 역공을 가했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이 여당이던 1997년과 현재의 각종 경제지표를 하나하나 꼽아가며 "올라가야 할 것은 내려가고, 내려가야 할 것은 올라갔다"고 강조한 정책실은 "한나라당이 그렇게 성토하는 양극화, 실업과 파산, 국가채무 증대, 비정규직 증가, 자살률 증대 등의 주요원인은 1997년 외환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외환위기라는 국가부도 사태를 불러온 당사자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실은 "지난 10년간 4대 부문 구조조정과 양극화 등 외환위기의 부작용 극복을 위한 동반성장 전략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년의 성과는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정치·사회 등 제반 분야를 포괄한다"고 강조한 정책실은 "성장제일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보편적 복지와 동반성장의 기틀을 일군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책실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을 넘어 지난 10년을 '태평성대'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날 노 대통령이 강하게 지시함에 따라 향후 청와대 각 수석실은 물론 정부 부처에서 이와 유사한 자료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