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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ㆍ정동영, '경제관' 첫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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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ㆍ정동영, '경제관' 첫 충돌

금산분리ㆍ노동ㆍ 교육 정책 등 180도 달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처음으로 조우한 자리에서 두 사람의 경제 정책 차별성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두 사람은 1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경 지식포럼에 참석해 나란히 기조 연설에 나섰다. 그들의 차이는 '세계일류국가의 꿈과 한국 경제', '차별 없는 성장, 평화의 아시아 시대를 향하여'라는 연설제목에서부터 드러났다.

이 후보는 "성장의 혜택이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양극화 해소의 해법으로 금산분리 완화 등을 통한 고도성장을 제시했다.

반면 정 후보는 "저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면서 중소기업 육성, 남북 경협 등을 통한 차별 없는 성장을 강조해 후보 수락 이래의 '대 이명박 차별화 전략'을 이어갔다.

李, "집권하면 금산분리 완화, 불법 파업 엄정 대처"

먼저 연설에 나선 이 후보는 "낮은 경제성장률, 투자 부진, 성장동력의 불확실성, 일자리의 불안정성, 양극화의 심화, 고령화의 급진전 등 문제는 쌓이고 있는데 해결책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로 도약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박세일 전 한나라당 의원이 참여하고 있는 선진화국민회의 등 이른바 신우파 진영의 문제의식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이 후보는 "1987년이 민주화에서 이정표를 만들었듯이 2008년 우리는 새로운 정부와 함께 선진화의 새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며 "'2008년 신발전체제'를 통한 세계일류국가의 비전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양극화를 수반하는 성장이 아니라, 양극화를 해소하는 성장이 되어야 한다"면서도 "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한 고도성장을 할 가능성은 아직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쟁력 제고를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생산성 맞춤형 복지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의 3가지를 실천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교육의 수월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하향평준화 정책으로는 더 이상 인재 양성도 교육 선진화도 어렵다"면서도 교육양극화라는 비판을 의식해 "잘 아시다시피 세계 유수의 사립학교들은 고액의 등록금을 받는 대신 정원의 일정비율을 저소득층의 우수한 학생을 장학생으로 선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이 후보는 "이명박 금융정책에서 정부는 더 이상 민간금융시장의 간섭자가 아니다"면서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비추어 너무나 경직적인 금산분리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집권 시 금산분리 완화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밖에 그는 "친시장 친경제 지도자가 나와 파란불이 켜져야 투자자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면서 "(집권 시)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기조 연설 이후 '중산층을 위한 정책이 있냐'는 방청객의 질문에 이 후보는 "저성장과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중산층 밑으로 떨어지는 결과 가져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 후보는 '교육의 수월성 강조가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지 않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평준화 하면서도 우수한 사람이 우수한 교육 받을 수 있는 나라 만들겠다는 것이다"며 "수능시험 과목이 너무 많다. 최소한 역사와 국어는 배워야겠지만 음악하는 학생에게 무슨 수학공부냐. 음악만 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鄭, "정글자본주의, 금산분리 NO…당나라 이후 운하 판 적 있나"

이 후보에 이어 곧바로 단상에 오른 정 후보는 역시 "우리 사회는 새로운 대전환의 문턱에 서 있다"고 같은 진단을 내렸지만 해법은 달랐다.

그는 "여러분은 어떤 세계화를 원하십니까? 피도 눈물도 없는 시장만능주의를 원하십니까?"라고 방청객들에게 물은 후 "저는 약육강식의 정글 자본주의를 거부한다"고 자답했다.

정 후보는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차별 없는 성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를 위한 전략으로 △중소기업 강국 △신성장 동력 육성 △대륙경제시대 △내수 시장 활성화 △유연안정성 성장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전략을 설명하면서 정 후보는 이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시키고자 애썼다. 정 후보는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공정경쟁의 질서를 지켜내는 것이 정통 시장경제"라며 "금산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산분리 원칙의 완화는 특정 재벌을 편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불과 10년 전에 재벌이 종금사를 소유, 사금고화함으로써 외환위기의 발단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신성장동력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저는 운하를 파는 대신 항공우주산업 강국을 만들겠다"면서 "운하는 수나라, 당나라 이후 새로 판 적이 없는 시대착오적이고 환경파괴적인 토목프로젝트"라고 이 후보에게 맹공을 가했다.

이밖에 정 후보는 "노동의 유연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되고,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으로 재교육과 직업훈련의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동일노동 동일처우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은 개선되어야 한다"며 거의 전 영역에서 이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과감한 좌향좌 행보의 이유는 차별화?

정 후보는 연설 후 교육정책을 묻는 방청객 질문에 대해서도 "중고등학생들을 죽음의 트라이앵글인 수능, 논술, 내신에서 해방시키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 후보의 이름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제 교육정책은 한 야당후보가 갖고 있는 교육 양극화와 차별화된 정책이다. 야당 후보의 교육정책은 고교 입시의 부활이고, 고교 평준화의 해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실용파로 분류됐던 정 후보의 이날 주장들은 구 여권이나 현 정부의 그것 보다 훨씬 급진적인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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