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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한국 재벌, 미국 공화당의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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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한국 재벌, 미국 공화당의 억지

[주간 프레시안 뷰] 지구 온난화가 자연 현상?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만든 '지구온난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라는 영상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영상에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인간의 활동 때문에 기후변화가 초래되었다는 것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는 일종의 자연현상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는 등 근거가 불분명한 실정’이라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미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여러 차례 보고서를 통해서 '기후변화는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을 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IPCC는 "전례 없는 기후변화가 관측되었고 그 주원인은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자료들이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경제연구원이 뜬금없이 이런 영상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강화 움직임을 막으려는 목적일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은 '탄소규제의 필요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영상을 제작했다고 지난 1월 22일 밝혔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들이 설립한 민간연구소입니다. 그래서 재벌기업들을 포함한 대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왔습니다. 아무리 그렇지만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는 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행태입니다.

▲ 한국경제연구원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영상 갈무리.

한국경제연구원뿐만 아니라 지금도 이런 주장을 펴는 세력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 내부의 일부 세력들도 그렇습니다. 이들 역시 한국경제연구원 같은 얘기를 아직도 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배출 세계 2위 국가인 미국에서 화석연료와 관련된 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입니다. 이들의 탐욕 때문에 인류가 '생존의 위기'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양식이 있는 세력 또는 사람이라면, 이런 주장을 펴지는 않습니다. 이미 기후변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는 논쟁의 대상이 아닙니다.

최근에 나온 의미 있는 발언을 한번 살펴볼까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매우 적극적인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페루 리마에서 제20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가 열리고 있을 때, 교황은 "전 지구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을 시간이 점차 소진돼 가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합쳐야만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교황은 최근 필리핀을 방문해서도 ‘기후변화는 인간이 만들어낸 현상’이라며, 올해 6·7월 경 기후변화에 관한 회칙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칙은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교회에 보내는 교서입니다.

그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후변화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12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1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회칙을 발표하려는 것입니다.

여기에 대해 미국 공화당 쪽에서는 벌써 반발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만큼 교황의 회칙이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기후변화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교황의 이런 메시지는 그나마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기온 상승과 바다 해수면 상승, 가뭄 등 피할 수 없는 결과들을 맞이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기후변화는 가장 무서운 대량살상무기"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면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경제연구원은 순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산업을 대변하고, 대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겠다는 자신들의 의도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아예 말을 하지 않는 정치, 말로 시늉만 내는 정치가 더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대기업들이 짓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부터 중단시켜야 합니다. 석탄화력발전소를 많이 짓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가는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와 기득권 정치는 '민자발전'이라는 이름으로 대기업들의 이익을 보장해 왔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면, 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자동차 중심의 교통체계를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도 곳곳에서는 새로운 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세금이 여기에 낭비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방임하면서, '기후변화'를 운운하는 것은 기만적입니다.

앤서니 기든스는 기후변화가 가져올 엄청난 재앙을 생각할 때에 오늘날의 정치는 기후변화를 핵심의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그런 정치가 필요합니다.

'주간 프레시안 뷰'(이하 '뷰)가 새단장을 합니다.

'뷰'는 그동안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과 프레시앙(유료 회원)에게 우선 제공됐으나, 오는 2월 5일부터는 독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관점이 있는 칼럼'으로 전환합니다.

분야 별 필진은 '정치'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임경구 프레시안 기자, '경제' 정태인 칼폴라니 연구소 창립 준비위원(前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국제' 박인규 프레시안 발행인(프레시안 협동조합 이사장), '생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세월호'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대학원 교수입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2월 5일부터 바뀌는 '뷰', 많이 기대해 주세요. ('주간 프레시안 뷰' 페이지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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