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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국가추념일 기쁨도 잠시…'서청 재건'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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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국가추념일 기쁨도 잠시…'서청 재건'에 경악

[언론네트워크] <제주의소리> 선정 '2014 제주 5대 키워드' ⑤ 4.3

제주 4.3 영령과 유족들에게 2014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4.3 당시 국가 권력의 잘못을 공식 사과했던 2003년만큼 특별한 한 해였다. 66년 만에 처음으로 제주4.3희생자추념식이 국가 행사로 지정돼 진행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1월 17일 제주 4.3 국가추념일 지정을 위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3월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4.3은 국가추념일로 공식 지정됐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4.3국가기념일 지정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난해 6월 국회는 '정부가 매년 4월 3일을 희생자 추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아 4.3특별법 개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국가추념일 지정은 유족·경우회, 여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대다수의 제주도민이 환영하는 소식이었다. 안전행정부가 주최하고 제주4.3평화재단이 주관하는 제66주년 4.3희생자추념식은 그렇게 축복 속에 진행됐다.

그러나 고질적인 '4.3 흔들기'가 어김없이 등장하며 국가추념일 지정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내뱉는 4.3 폄훼 발언은 유족들의 상처를 더욱 아프게 했다.

제주도민들은 국가추념일 지정 이후 첫 추념식에 한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끝내 박 대통령은 오지 않았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김재원 국회의원은 추념식 하루 전인 4월 2일 4.3희생자를 재심사할 것을 골자로 하는 4.3특별법 개정안을 추진했다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고 자진 철회하는 논란을 자초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추념식 당일인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4.3영령들에게 고개를 숙인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당일 오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희생자 심의 과정에서 문제 제기된 점에 대해 검증하겠다"고 발언해 "조삼모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보수 진영이 주장하는 희생자 재심사는 4.3희생자 가운데는 희생자로 볼 수 없고 오히려 가해자에 가까운 남로당 핵심 간부 등이 포함돼 있어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는 거꾸로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군경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치가 필요하지 않냐"는 논리와 맞닥뜨려야 했다. 나아가 이런 시도 자체가 화해와 상생을 지향하는 4.3정신을 흔들고 제주도민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박근혜 대통령 '인사 참사'의 정점을 찍었던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발언도 제주 사회를 들썩이게 했다. 그가 2012년 어느 교회 강연에서 "제주 4.3 폭동 사태라는 것이 있어서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 반란을 일으켰다"고 한 발언이 알려지면서 문 후보를 향해 4.3 유족 등 도민들이 일제히 "사퇴"를 외쳤다. '일제 식민' 관련 발언까지 더해져 국민적인 비판을 받은 문 총리후보는 결국 지명 2주 만에 스스로 후보자에서 물러나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큰 타격을 입혔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도 자신의 논문에 제주 4.3을 '공산주의 무장 봉기'로 서술한 사실이 청문회 과정에서 알려지면서, 도민들에게 사과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여기에 4.3 당시 무고한 제주도민들을 학살하고 백색 테러를 자행한 서북청년단의 이름을 내건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원회'가 지난 9월 등장하면서 유족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4.3평화공원 3단계 조성 사업 등 4.3 관련 사업에 대해 현 정부가 여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뜻깊은 시간이었던 만큼 부침이 많았던 힘든 1년이었다"며 "4.3흔들기에 굴하지 않고 유족회는 경우회와 함께 화해와 상생의 4.3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평화공원 3단계 조성 사업, 4.3희생자유족회 회관 건립 등 숙원 사업의 차질 없는 진행과 함께 내년 4.3추념식에는 반드시 대통령이 참석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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