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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근본 없는 이정현 VIP만 믿고 설쳐"

<중앙>,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가려졌던 내용 추가 공개

정윤회 씨가 청와대 안팎 인사 10명(이른바 '십상시')과 함께 정기 회동을 하며 주요 공직자의 인사 문제 등에 개입하고 있단 내용의 '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 동향' 문건 (이하 정윤회 문건)은 회동 동석자의 제보로 작성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김기춘 비서실장 교체설의 진앙을 찾기 위해 감찰을 진행하던 중 해당 내용의 첩보를 입수했고, 회동 내부 제보자가 이를 뒷받침할 근거 자료 또한 제출했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관련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며 정윤회 씨가 김 비서실장 외에도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당시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덕중 당시 국세청장의 인사에도 개입했었단 내용이 문건에 담겼었단 사실도 새롭게 확인되고 있다.

<세계일보>가 지난달 28일 '정윤회 문건'을 보고했을 때엔 검은색 마크로 가려졌었던 내용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문건에는 정 씨가 이 전 홍보수석에 대해선 '근본이 없다', 김 전 국세청장에 대해선 '비리를 찾아 빨리 잘라야 한다'는 등의 충격적인 표현들도 사용한 것으로 적혀 있다.

"회동 동석자 제보로 만들어진 문건"

<세계일보>는 8일 자 신문에서 정윤회 문건 내용의 출처는 회동 동석자라고 전하며 보고서의 작성 과정도 상세히 보도했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해 초 공직기강비서관실은 김 비서실장 교체설의 진앙을 찾기 위해 감찰을 벌이며 회동 참석자 한 명을 만나 회동 사실과 그 성격을 확인하고 내부 고발자로부터 모임을 입증할 자료를 입수했다.

애초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회동에서 이루어진 대화 중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배제하고 '시중여론'(추정)이란 제목이 붙은 최초 보고서를 작성·보고했다고 한다.

최초 보고서에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권력 서열을 언급하고 박 대통령의 혈육과 관련한 발언도 적지 않았으며, 십상시 멤버 중 일부 인사의 구체적 비위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초 보고서는 향후 감찰을 위한 내부 자료로만 쓰이고 '공식 문건'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이후 몇 차례 검증과 수정을 거쳐 보고서를 만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1차 재가공된 비공식 문서에는 생성일과 문서 생산자가 명시되지 않았으며, '청 비서실장 교체설 언론보도 관련 특이동향'(추정)이란 제목이 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와대 인사 6명, 외부 인사 4명으로 구성된 십상시 멤버의 실명 또한 적시됐다고 한다.

이 문서는 이후 <세계일보>가 보도한 '靑 비서관실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 동향'이란 문서로 최종 수정됐다.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조응천 당시 공직기관비서관에게 보고했고, 조 비서관이 홍경식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 홍 수석은 "김기춘 실장에게 보고해도 좋다"고 메시지를 줬다. 이는 청와대에서의 통상적인 감찰 보고 라인이다.

그러나 문건 내용을 보고 받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박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비서실장은 앞서 한 여당 의원과 한 통화에서 사건 정황을 설명하며 "찌라시 수준의 정보를 공식 문건에 담아 보고하는 걸 보고 어떻게 더 일을 시킬 수 있었겠느냐"며 "내 선에서 묵살하고 문건 작성자들을 그만두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건 가려진 부분 추가 공개…"이정현 근본도 없이 VIP만 믿고 설친다"

차츰 추가 공개되고 있는 정윤회 문건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문건 가려졌던 부분에는 김 비서실장뿐 아니라 이 전 홍보수석과 김 전 국세청장을 두고 정 씨와 십상시가 나눈 대화도 제법 상세하게 적혀 있다.

<세계일보>가 8일 추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문건에는 "이정현은 근본도 없는 놈이 VIP 1명만 믿고 설치고 있다. VIP 눈 밖에 나기만 하면 한 칼에 날릴 수 있다. 안 비서관(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되는 안봉근 제2 부속 비서관)이 적당한 건수를 잡고 있다가 때가 되어 내가 이야기하면 VIP께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정 씨의 지시가 담겨 있다.

앞서 이 전 수석은 청와대 홍보수석 일을 하다 지난 6.4 지방선거 이튿날 돌연 사표를 제출해 "경질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당시 여권에서는 "이미 올해 1월 초부터 청와대에서 (경질을 위한) 내부적 수순을 밟았다는 얘기가 많았다"는 말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들은 "문건에는 정 씨가 송년 모임 자리에 있던 이정현 홍보수석의 측근(음종환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 수석은 제 역할을 못한다. 비리를 찾아 빨리 잘라야 한다'고 교체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전했다.

김 전 국세청장에 대해선 업무 능력 문제가 거론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국세청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된 직후인 지난 7월 돌연 교체됐다.

'내가 정윤회 비서실장을 잘 아는데 요즘 정윤회를 만나려면 7억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며 친분 과시'라고 적힌 부분의 발언 주체는 지난해 숨진 송재관 전 육영재단 어린이회관 관장의 처조카 김 모 씨라는 이야기도 거듭 전해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8일자 신문에서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려 이 같이 알리며 세계일보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가 "김 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검토하는 이유"라고 보도했다. 송 전 장관은 고(故) 육영수 여사의 이종사촌 동생으로 박 대통령과 박지만 EG 회장에겐 외당숙이다.

이에 대해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청와대 인사들은 "대통령 주변에 외당숙의 처조카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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