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열린 한나라당 상임고문단과의 오찬 회동에서 이같이 말했다. 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전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당선된 안상수 원내대표, 이한구 정책위 의장의 경우와 비교해 험난했던 경선과정에 대한 속내를 털어 놓은 것.
이명박 "김 추기경, 내 인내심에 놀랐다더라"
이 후보는 "최근 만난 김수환 추기경은 기자들이 나간 뒤 내 손을 잡고 '그렇게 참을성이 있는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면서 "인내하는 마음으로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이어 이 후보는 "경선과정에 박근혜 전 대표가 보여 준 아름다운 모습은 한국 정치의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의 큰 신뢰를 받는 계기가 됐다"면서 "그 시점부터 이 캠프, 박 캠프, 우리 팀, 저쪽 팀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보다 빠른 속도로 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심 없이 하나가 돼 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는 게 당에 대한 보답이자 국민에 대한 보답이다. 제 모든 것을 던져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참석자들도 한 목소리로 '화합'을 강조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번 경선 때 있었던 모든 상처를 고문님들의 손으로 붕대도 감고, 쓰다듬어 주시고, 약도 발라 달라. 고문님들이 실질적으로 당을 도울 수 있는 체계도 만들어 많은 지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박근혜 전 대표가 백의종군을 약속한 것은 너무도 큰 안도와 자신감을 줬다. '당이 깨질 것',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을 불식시켰다"면서 "다시 신발끈을 졸라매고 돌격하자는 결의를 다지자"고 강조했다.
박관용 전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장은 "정권교체를 위해 무엇보다 선행해야 할 것은 당의 화합과 안정"이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朴측 불참…이명박 "마음에 부담이 된다"
이 후보와 고문단이 한 목소리로 '당의 화합'을 강조한 셈이지만 정작 박근혜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인사들은 불참해 '반쪽짜리 행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고문단은 모두 30명이지만 실제 참석인원은 21명이었다. 특히 박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현경대, 김용환, 김용갑, 최병렬 고문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이명박 후보는 "오늘 오기로 했던 몇 분이 안 보여서 조금 마음에 부담이 된다. 아마 다음 모임 쯤 되면 스스럼없이 나오셔서 함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서운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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