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대학적십자사 총장이 27일 국정감사장에서 "북한이 에볼라 의약품 등을 지원 요청했다"고 말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 돼 적십자사가 보도 설명자료를 내는 촌극이 벌어졌다.
김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대한적십자사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에볼라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방역시스템, 의약품, 기자재 등을 요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새누리당 신경림 의원 질문에 그런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북한 측에서 전염병 예방을 위한 의약품 등을 요청했다"며 "자세한 것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김 총재의 발언은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사업의 차원에서 주목할만한 발언으로, 여러 언론이 김 총재의 발언을 보도했다.
그러나 대한적십자사가 나중에 발표한 내용은 북한의 요청 내역이 아니라 북한이 에볼라 의약품 등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보도 설명자료'였다.
대한적십자사는 이 자료에서 "북한으로부터 에볼라 예방 약품을 지원 요청 받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국감 질의 응답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총재가 국감장에서 한 발언을 곧바로 적십자사가 부인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셈이다.
"보은 인사라면 총재직 안 받았을 것"
김 총재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당시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덕택으로 적십자사 총재로 보은 인사된 것 아니냐는 지적엔 "그랬다면 절대 안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선 유세 당시 제가 한 첫 마디가 '저를 붙잡지 말라'는 말이었고 저 자신도 정치적 체질이 아니다"라며, 보은인사라고 "볼 수도 없고 그랬다(보은 인사)였다면 절대 안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이날 국감에선 김 총재가 운영하는 성주그룹 소속 직원들을 적십자사 간부회의에 배석토록 하거나 총재 비서실에 상주시키며 적십자 내부 자료를 요구·열람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김 총재가 지난 8일 취임 후 첫 간부회의에서 성주그룹 비서 2명을 배석할 것을 지시하고 세부 일정까지 공지했단 내부 제보를 받았다"며 "이는 단순 업무파악을 넘어 자기 사람 심기 의혹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에는 지난 23일 국감 출석을 앞두고 국제회의를 핑계로 중국으로 출국해 일명 '국감 뺑소니 논란'이 일었던 것과 관련, "심려와 불편을 끼친 데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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