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대한적십자사(한적) 대상 국정감사에서, 중국 출장 중이라는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한 김성주 총재 대신 나온 김종섭 부총재가 연이은 말실수 끝에 강제 퇴장당하는 일이 일어났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의원들도 혀를 찼다.
김 부총재는 23일 오후 한적 국정감사에 출석해, 복지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김 총재가) 출장을 다녀온 뒤 26~27일에 출석하라는 데 대해 어떤 답을 갖고 있나"라고 물은 데 대해 "27일도 '적십자의 날'이라 행사가 있기 때문에 오전에 (행사를) 끝내고 오후 3시부터 (국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 총재의 불출석에 불쾌해 하고 있던 여야 의원들에게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김 의원은 기가 차다는 듯 "적십자사가 할 일 다 하고 난 다음에 국회가 그 일정에 맞추란 얘기냐"며 "대통령도 국회(가 정한) 시정연설 스케줄에 맞춰 오는데, 총재가 대통령보나 높나"라고 질책했다.
새정치연합 양승조 의원은 "세상에 기관장이 국감에 안 나오고 다른 일정(기념식)을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했고, 새누리당에서도 김제식 의원이 "한적의 변명을 여기서 들을 필요는 없다"며 "국감은 다른 날짜에 잡아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김 부총재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김 부총재는 '적십자의 날 행사' 발언에 대해 "참고로 해주십사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후에 새정치연합 이목희 의원과 새누리당 김제식 의원이 "(중국 출장은) 부총재가 대신 가면 되지 않느냐. 북한(조선적십자회)도 부위원장이 갔지 않느냐"는 취지로 따진 데 대해 답하면서 "마침 북한(조선적십자회) 총재, 아시아 총재(ICRC 동아시아지역대표단장)와 김 총재가 개인적인 친분도 있고 해서 좀더 일을 빠르고 원만하게 하기 위해"라고 말해 다시 거센 반발을 받았다.
이 의원은 "그걸 말이라고 하느냐"고 쏘아붙였고, 같은 당 최동익 의원 역시 "친분이라니, 놀러가느냐 거길?"이라고 호통을 쳤다.
김 총재의 불출석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모두 비판하면서 논란이 커지자,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김 부총재에 대해 "여기 방청권 얻어 들어온 게 아닌 만큼 퇴장해 달라"고 퇴장을 명했다. 국감은 이날 오후 3시 30분경 중단됐다. 복지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김 총재에 대해 오는 27일 2시까지 출석하라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의결했다. 김 총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복지위는 같은날 오후 6시 명령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김 총재는 앞서 중국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보냈었으나, 전날 오후 김 위원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27일 오후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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