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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가 아닌, 세금을 피우게 됐다"

[검색어 살찌우기] '담뱃값 인상'과 '서민 증세'

담배에 세금 폭탄이 떨어졌다.

정부 발표대로 담배 한 갑이 2000원 오른 4500원에 판매될 경우, 현재 641원인 담배소비세가 1007원으로 오른다. 담배에 포함되어 있는 지방교육세, 부가가치세, 폐기물부담금 등도 일제히 인상된다. 이로 인해 확보되는 세수는 현재의 두 배 가량인 5조2000억 원. 흡연가들 사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게 아니라, 세금을 피우게 됐다'는 웃지 못 할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특히 물가인상률을 담뱃값에 반영토록 하고, 현재 부과되는 부담금과 세금 외 개별소비세를 적용할 방침이어서 앞으로 담뱃값은 매년 자동으로 올라갈 수 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이처럼 강력하고 포괄적인 금연정책"이라고 말했듯, 정부가 가격 규제를 통한 강력한 국민 건강 증진 정책을 시행하는 셈이다.

하지만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최저임금은 후진국인데 담뱃값은 선진국 수준으로… 그냥 세금 올린다고 하세요"라는 의견이 올라와 있다. 사실상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2014년 현재 최저임금은 5210원이며, 지난 6월 내년 최저임금은 558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될 담뱃값과 비교하면, 약 1000원 차이다.

▲ <담배의 사회문화사>(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 펴냄). ⓒ인물과사상
담배에 얽힌 조세 논란을 좀 더 살펴보고 싶다면,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담배의 사회문화사>(인물과사상 펴냄)와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교 교수의 <21세기 자본>(글항아리 펴냄)을 읽어 보라.

<담배의 사회문화사>는 담배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왔던 조선 광해군 때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담배 사랑을 다뤘다.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부제에도 나와 있듯이 '정부 권력과 담배 회사는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나' 하는 것이다. 강 교수는 책에서 정부가 담배를 이용해 국민에게는 세금을 걷고, 담배 회사는 니코틴을 조절해 사람들을 담배에 중독시켰다고 주장했다.

<21세기 자본>은 국내에 번역본이 소개되기 전부터 '피케티 열풍'을 일으켰다.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13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배경과 해법을 담은 책. 담뱃값, 주민세 인상과는 정반대 해법이어서 흥미진진하다"며 <21세기 자본>을 강력 추천했다.

혹시 급한 마음에 내용을 미리 알고 싶다면, 5월 30일 자 <프레시안> 서평을 참고하면 된다.(☞ 관련 기사 : "피케티라는 유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이 글에서 "경제성장에 의해 노동이 가져가는 소득보다 자산의 수입이 훨씬 많다면, 또 자산가들이 자신의 자산수입 일부를 저축해서 자산을 더 늘린다면 부의 집중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피케티의 추산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의 인구증가율은 점점 더 낮아질 것이므로 성장률과 수익률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누가 잘 사느냐, 못 사느냐는 재능이나 노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상속에 의존하게 된다"며 "21세기는 다시 '세습 자본주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한국의 피케티 비율이 의미하는 바는 우리 모두의 아이들이 전부, 곧 세월호에 갇힌 아이들 신세가 될 수 있다"며 "피케티의 주장대로 과감한 자산재분배와 소득재분배가 답"이라고 말했다.

* '검색어 살찌우기'는 CBS <시사자키> 주말판 코너를 기사 형태로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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