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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선관위 결정에 동의 못해도 존중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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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선관위 결정에 동의 못해도 존중은 한다"

"정치적 발언은 계속"…당분간 수위조절 '숨 고르기'?

참여정부평가포럼 특강 내용에 대한 지난 7일 중앙선관위의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 판단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세계에서 유래 없는 위선적 제도"고 반발하고 나선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청와대가 숨고르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11일 선관위 결정에 대해 "당연히 존중하지만 내용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존중' 입장을 최초로 공식 언급했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이와 함께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이 계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기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정책적, 정치적 발언은 계속한다"고 단언했다.
  
  "위선이란 표현이 헌법 도전으로 왜곡"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선거법 규정의 모호성에 의한 위헌성, 선거법 구조가 가진 위선이란 표현이 마치 헌법에 대한 도전인 것 처럼 상당히 왜곡돼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언론에게 책임을 돌렸다.
  
  천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헌법 정신 자체를 부정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고 선거법이나 공무원법 등이 헌법의 취지에 맞게 고쳐질 부분은 고쳐져야 한다는 그런 취지"라며 "다만 그 내용에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통해 판단을 구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이미 거론됐던 헌법소원, 권한쟁의 등을 포함해서 아직도 확정된 것은 없고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이 사안의 성격에 맞는 적절한 법적 대응의 방법을 모색해나갈 계획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 판단의 내용에 대한 동의와, 판단의 형식과 권한에 대한 존중은 별개의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이같은 태도는 지난 7일 선관위 발표 직후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당시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결정이 매우 유감스럽고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탄핵 당시에도 받아들이긴 힘들지만 선관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표현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천 대변인은 "말씀드린 그대로 해석해달라"고만 답했었다.
  
  "선관위와 현행 선거법을 존중한다"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원광대 특강과 같은 내용을 얘기 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천 대변인은 "그 전날 (선관위로부터) 제기됐던 문제의 내용상 문제점에 대해 대통령이 의견을 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정치적 권한이 침해됐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천 대변인은 "선관위의 (정치중립) 준수 요청이라는 것이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다"며 "한나라당이 다시 (고발을) 하려는 것도 선관위 요청의 근거를 가지고 더 나아가려는 것 아니겠냐"고 답했다.
  
  천 대변인은 '선관위 판단에 대한 형식적 존중이 어떤 식으로 표현될 수 있나'는 질문에 "앞으로 정치적, 정책적 발언을 하는 계기에 어떻게 하실 것이냐는 질문으로 받아들이면 그 부분이 어려운 대목"이라며 "(헌법 소원 등의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도적 기간에 선관위의 협조 요청을 존중하려 하지만 그 기준이 매우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고 기준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저희들의 현실"이라고 길게 답했다.
  
  천 대변인은 '결국 정치적, 법적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이 계속된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어떤 선까지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지 명료한 기준을 잡기 어렵다는 것"이라면서도 "존중하려는 의도는 분명히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현행) 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이 명료한데도 계속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정치적, 정책적 발언을 계속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여론 감안해 투 트랙 전략 사용?
  
  천 대변인은 "이런 문제(선거법, 정치중립)를 제기하려면 탄핵 때 제기했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이 있었다"며 "탄핵 재판 때도 가장 중요한 쟁점은 선거법과 공무원법의 충돌이었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다만 저희가 법 개정 활동으로 이끌고 가지 않는 것은 선거법이 정파간 합의를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국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해소해줘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라며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공을 국회로 넘겼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바로 전날 6.10항쟁 기념식 연설에서 "선거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었다. 또한 노 대통령 역시 지난 원광대 특강에서 "(헌법의) 5년 단임제 조항은 쪽 팔리는 것"이라며 현행 헌법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결국 청와대의 이같은 숨고르기는 말 그대로 '일보 후퇴'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천 대변인은 '논란이 될 만한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될지' 여부에 대해 "답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결국 역풍이 '너무 거셀 경우'는 대통령 발언의 수위가 낮아지고 청와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안이면 수위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헌법소원, 권한쟁의심판 등 법적 수단이 병행되는 투 트랙 전략이 구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 내부에서 가지고 있는 대통령 발언의 허용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저희가 정하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라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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