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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탈의 장면까지 '도촬'"…유성기업 '몰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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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탈의 장면까지 '도촬'"…유성기업 '몰카' 논란

금속노조 "노조 감시용, 노이로제 걸릴 지경"…사측 "문제 될 게 없다"

창조컨설팅을 통한 '노조 파괴' 논란을 일으킨 유성기업이 사업장 내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을 '도촬(도둑 촬영)'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녹화된 촬영분에는 조합원들이 작업복으로 갈아입기 위해 옷을 벗고 있는 모습도 일부 포함돼 있어, 노조는 사측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28일 <프레시안>은 충북 영동의 유성기업 공장을 방문해 카메라가 설치된 곳들을 직접 확인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가 현장 방문에 앞서 카메라를 발견했다고 밝힌 곳은 관리부·생산부·주조부 사무실과 본관 정문에 설치된 비상구 표지판으로, 총 4곳이다.

이 가운데 주조부 사무실과 본관 비상구 표지판에 설치된 카메라는 지회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보존해 아직 그 자리에 남아 있다. 둘 중 주조부 사무실 카메라는 전기 콘센트를 고정하는 나사가 있어야 할 위치에 설치돼 있었으며, 나머지 하나는 비상구 표지판 뒷면에 설치돼 있었다.

▲ 유성기업 영동공장 생산부 사무실에 있는 전기 콘센트 안에서 발견된 몰래 카메라. ⓒ프레시안(최하얀)

관리부와 생산부 사무실에선 카메라가 설치됐던 곳으로 보이는 작은 구멍 두 곳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리부에서도 콘센트 나사 자리가 뚫려 있었고, 생산부 사무실엔 천장에 구멍이 있었다. 지회는 "사측이 우리가 카메라를 발견한 후 떼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몰래 카메라 설치는 지회가 우연한 기회에 제2 노조인 유성노조가 소유하고 있던 동영상들을 입수하면서 발견됐다. 현재 공개적으로 설치돼 있는 카메라들로는 도저히 찍을 수 없는 각도의 장면들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생산부 사무실을 안내한 곽영준 조합원은 사무실 오른쪽에 설치된 공개 카메라를 가리키며 "저 카메라로는 맞은편 탈의실이 찍힐 수가 없다"며 "그런데 조합원들이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있던 장면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곽 조합원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라며 "현장에 금속노조를 감시하겠다고 카메라 70개가 설치됐다는 소문도 돈다. 벽에 구멍 하나만 보여도 들여다보게 되고, 화장실에도 카메라가 있지 않을까 늘 불안하다"고 말했다.

유성기업 측은 카메라 설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곽 모 주조부 부장은 이날 <프레시안>과 만나 "(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고 인정했으며, 권 모 이사는 "관리자 사무실에 설치한 카메라로 문제 될 게 없다. 작업 현장에는 (카메라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회는 "부당한 임금 삭감이나 부당노동행위에 우리가 관리자들이 머무는 사무실에 항의하러 오면 그를 녹화하기 위한 카메라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성기업 영동공장 정문 비상구 표지판 뒷면. 가운데 동그란 구멍 속 카메라가 보인다. ⓒ프레시안(최하얀)

지회는 사측을 이날 오후 경찰과 충북지방노동청에 동시 고소했다. 경찰에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함께 개인 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노동청엔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유성기업에선 지난 2011년 공격적인 직장 폐쇄가 단행되고 복수 노조가 설립된 이후,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에 대한 차별·탄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이정훈 지회장이 '창조컨설팅을 통해 노조 파괴를 자행한 유시영 사장을 구속하라'며 지난해 10월 충북 옥천나들목 인근 광고탑에 올라 농성을 벌이다, 259일 만인 28일에 건강 악화를 이유로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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