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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 이동관, 세월호 책임 망각한 '유체이탈' 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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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 이동관, 세월호 책임 망각한 '유체이탈' 화법

'이명박근혜' 정부 규제 완화가 참사의 원인인데...

이명박 정부 시절 '핵관(핵심관계자)'으로 불렸던 이명박 전 대통령 최측근, 이동관 전 홍보수석이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안전 불감증'을 맹비난했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을 지내고 있는 이 전 수석은 28일 <TV조선>에 출연해 "(박근혜 정부가) 통일을 주도했고, 안보도 잘 했고, 경제 상황도 조금 있으면 바닥을 칠 것으로 보였다. 잘하면 세계 7대 강국에 들어간다는 낙관적 전망이 있었다"고 운을 뗀 후 "지금 보면 (현 정부에서) 학생들이 모의 해병대 캠프에 갔다가 죽었다. 올해 경주 리조트 참사가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 한 사람이 '이 일은 내 일이다'라고 안전 문제에 있어서 속된 말로 '죽기 살기로 하자'는 게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수석은 이어 "기초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만들었지만, 그게 다 '건성건성' 전시 행정이었다고 비쳐지고, 외신들로부터도 ‘한국 수준이 이 정도’라고 조롱을 당하고 있다"고 박근혜 정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 전 수석은 결국 이 사태가 '리더의 덕목'과 관련된 문제라는 진행자의 지적에 "(중요한 것은) 소통과 공감 역량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동관 전 홍보수석 ⓒ프레시안 자료사진
이 전 수석은 이어 "사람이 판단을 잘못 할 수는 있지만,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들의 눈높이로 접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IMF 구제금융 사태 때도 (관료들은) 불가항력이라고 했는데, 이 사람들(관료들)에게 제일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았다면, 라면을 먹는다든가, 청와대가 '우리 담당이 아니다'라고 하든가, 이런 행태가 나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중국 쓰촨(사천)성 대지진 당시 원자바오 총리가 10년 된 점퍼를 입고 나와 구조 현장에서 신뢰를 줬다는 일화를 상기시킨 후 "그것이 소통이다"라며 "(세월호 피해자들이 모여 있는 현장에서) 마이크 잡고 자기 면피하는 얘기를 번지르르하게 하는 것이 소통이 아니고, 진정성 있게 민초에 다가가는 것이 소통"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의 발언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체육관에 방문해 사과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수석은 해경 등 정부의 초동 대처에 대해 "왜 헬기는 가서 구조를 하지 못했나. 그 옆에 해경, 해군이 출동했는데 아무도 유리를 깨고 구조할 생각을 못 했나"라며 "우리 대한민국에서 민간의 힘이 커졌다. 천안함 때 보면, 결정적 증거를 찾아낸 것은 민간 쌍끌이 어선이었다. 어뢰 추진체, 그것도 못 찾았으면 지금도 (천안함 사건은) 미궁에 빠져 있었을 것"이라고 민간 잠수부 등을 배제하고 있는 현 정부에 쓴소리를 했다.

이 전 수석은 "연안여객선의 운영 실태와 관련해, 돌이켜보면 굉장히 많은 문제가 누적이 돼 있었다. 그것을 알아도 '제대로 고쳐야 한다. 내 일이다'라고 하면서 일한 사람이 없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의 '소통'을 문제삼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지만, 이 전 수석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이명박 정부 책임론'을 비껴간 또 다른 '유체이탈 화법'이어서 빈축을 산다.

전문가들이 세월호 참사의 중요한 원인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이어져 온 '규제 완화'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 정부는 연안 여객선 등의 선령 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시켰다. 침몰한 세월호는 이명박 정부의 선령 제한 완화 이후 도입된 낡은 배였다.

이 전 수석은 "청와대가 '우리 담당이 아니다'라고 하든가, 이런 행태가 나올 수가 없다"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발언을 비판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NSC 사무처를 폐지하고 재난관리 컨트롤 타워 기능을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로 이관한 장본인이다.

재난관리 컨트롤 타워 기능을 청와대에서 정부 부처로 이관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가 내놓은 논평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명박근혜' 정부의 공동 책임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가 반성과 자숙은커녕 모든 책임을 현 정부 탓으로 돌린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짤막한 애도의 논평 한마디도 내놓고 있지 않다. 특히 '소통 부재'로 어느 정권보다 더 비판을 많이 받았던 이명박 정부가 박근혜 정부의 '소통 문제'를 지적한 부분도 자기 모순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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